브라질 사탕수수 수확량 급감 전망에 국제 설탕 선물가격 2개월 최고치 경신

뉴욕 ICE 원당 10월물(종목 코드: SBV25)은 12일(현지 시각) 전일 대비 2.73% 급등파운드당 0.45센트 상승한 채 마감했다. 같은 날 런던 ICE 백설탕 10월물(SWV25) 역시 2.38% 오른 톤당 11.3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2025년 8월 13일, 나스닥닷컴이 인용한 Barchart의 분석에 따르면, 뉴욕 원당 가격은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7월 중순 기록했던 이전 최고가를 돌파, 2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가격 급등의 1차 요인은 브라질의 공급 축소 가능성이다. 원자재 리서치 업체 코브리그 애널리틱스는 지난 8일 “브라질 사탕수수 농가의 수확량 감소 조짐이 뚜렷해 2025/26년 사탕수수 생산량이 6억 톤을 밑돌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브라질 국영 농업통계기관 코나브(Conab)가 제시한 6억 6,340만 톤 전망치보다 크게 낮은 수치다.

최근 가뭄·폭염으로 인한 수확량 저하는 공급 부족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시장에 빠르게 확산됐다.

투기적 포지션도 가격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8월 5일자 커미트먼트 오브 트레이더스(COT) 보고서에 따르면, 펀드들의 순매도 포지션은 15만 1,004계약으로 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숏(매도) 포지션이 과도하게 누적된 상태에서 공급 불안 뉴스가 나오자 공황적 쇼트 커버링(매수 환매)이 촉발된 셈이다.

반면 불과 일주일 전인 7월 31일에는 분위기가 정반대였다. 브라질 사탕산업협회(UNICA)가 “7월 상반월 중남부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340만 톤”이라고 발표하자, 뉴욕·런던 설탕 가격은 한때 5주 최저치까지 밀렸다. 같은 보고서에서 사탕수수 압착량 중 설탕용 비중이 54%로 상승했다는 사실도 약세 재료로 작용했었다.

인도 소식은 향후 가격 흐름을 가늠할 또 다른 변수다. 블룸버그는 “인도 정부가 10월부터 시작되는 차기 시즌에 설탕 수출을 재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 기상청(IMD)에 따르면, 올해 누적 몬순 강수량은 8월 4일 기준 500.8㎜로 평년 대비 4% 많다. 이에 따라 ISMA(인도 설탕제조협회)는 2025/26 시즌 200만 톤의 수출 허가를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다.

생산 전망도 우호적이다. 인도 협동조합 설탕공장연맹은 6월 2일 보고서에서 “2025/26 생산량이 3,500만 톤으로 전년 대비 19% 급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2024/25 시즌 5년 만의 최저치(2,620만 톤)에서 대폭 회복되는 규모다.

다만 글로벌 잉여 공급 우려는 여전히 상존한다. 국제 상사 차르니코우는 6월 30일 “2025/26 시즌 세계 설탕시장이 750만 톤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며 8년 만의 최대 공급 과잉을 전망했다. 미 농무부(USDA)도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년 세계 생산량은 사상 최대 1억 8,931만 8,000톤, 재고 또한 7.5% 증가한 4,118만 8,000톤”으로 예측했다.

브라질 상황을 다시 살펴보면, UNICA는 8월 7일 “2025/26 누적 중남부 생산량이 1,565만 5,000톤으로 전년 대비 9.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코나브도 7월 보고서를 통해 “2024/25 브라질 생산량이 가뭄·폭염 여파로 4,411만 8,000톤(전년 대비 3.4%↓)”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태국 역시 변수다. 태국 사탕수수위원회(O​CSB)는 5월 2일 “2024/25 설탕 생산량이 1,000만 톤으로 1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태국은 세계 3위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으로, 공급 확대는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2024/25 세계 설탕 공급 부족 규모를 547만 톤으로 상향 조정”하며 9년 만의 최대 적자를 예상했다. 이는 전 시즌 131만 톤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되는 수치다.

USDA 외국농업국(FAS)은 브라질 2025/26 생산량 4,470만 톤(+2.3%), 인도 3,530만 톤(+25%), 태국 1,030만 톤(+2%)을 각각 예상했다. 소비도 1억 7,792만 1,000톤으로 사상 최고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 해설: 원당 #11, 백설탕 #5란?
NY ICE에서 거래되는 원당 11번(원당)은 가공 전 원료용 설탕을 뜻하며, 런던 ICE 5번(백설탕)은 정제 설탕 선물이다. 투자자들은 두 상품 간 스프레드를 통해 정제 마진을 가늠하기도 한다.

기자 견해 및 전망*
브라질·인도 생산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펀더멘털(실물공급)과 투기적 포지션이 충돌하는 전형적 혼조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당분간 브라질 기상 데이터와 인도의 수출 정책이 단기 방향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이며, 과도한 숏 포지션이 남아 있는 한 급격한 반등(쇼트 스퀴즈) 리스크도 배제할 수 없다. 장기적으로는 USDA가 제시한 풍부한 재고 전망이 상단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한다.

*본 분석은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하며, 투자 권유가 아니다.

면책조항 번역
기사 작성 시점 기준, 필자인 리치 애스플런드는 해당 증권에 직·간접적인 금융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투자 자문이 아니다. 자세한 내용은 Barchart 공시 정책을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