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설탕 선물 시세] 10월물 뉴욕 ICE 원당 11호(SBV25)는 8일(현지 시각) 전장 대비 0.24센트(＋1.50%) 오른 파운드(lb)당 16.28센트에, 10월물 런던 ICE 백설탕 5호(SWV25)는 8.80달러(＋1.90%) 상승한 톤(t)당 472.50달러에 각각 마감했다.
2025년 8월 8일, 나스닥닷컴이 전한 바에 따르면, 브라질 사탕수수 작황 둔화가 투자 심리를 자극하며 이날 설탕 선물 가격을 끌어올렸다.
시장조사업체 코브릭 애널리틱스(Covrig Analytics)는 브라질 주요 재배 농가로부터 “사탕수수 단위 면적당 수확량(수확지수)이 예년 대비 낮다”는 보고가 속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체는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2025/26연도 브라질 사탕수수 생산량이 6억 t(600 MMT)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는 브라질 정부 산하 농업공급회사 코납(Conab)이 지난달 제시한 6억 6,340만 t(663.4 MMT) 전망치보다 크게 낮은 수치다.
브라질 레알화(USDBRL) 강세 역시 시세를 지지했다. 레알화는 8일 미달러화 대비 한 달 만의 최고치를 찍었는데, 통상 브라질 통화 가치가 오르면 현지 설탕 수출업체들이 달러 기반 국제 시장에서 판매에 소극적이 돼 공급 압력이 줄어든다.
반면 최근 하락 요인도 상존한다. 5일 전만 해도 설탕값은 브라질 생산 증가 신호에 5주 최저치로 밀렸다. 브라질 사탕수수산업협회 유니카(Unica)가 발표한 7월 상반월(1~15일) 센터사우스(Center-South) 지역 원당 생산은 340만 t로 전년 동기 대비 15% 급증했다. 설탕용 사탕수수 분쇄 비중도 작년 50%에서 54%로 확대됐다.
인도(세계 2위 생산국) 변수도 있다. 블룸버그는 “풍부한 몬순(우기) 강우로 작황이 좋아지면 인도가 10월 시작되는 다음 시즌부터 설탕 수출을 재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인도 기상청(IMD)에 따르면 8월 4일 기준 누적 몬순 강수량은 500.8㎜로 평년 대비 4% 많다. 인도‧바이오에너지 제조업 연합(ISMA) 역시 “2025/26연도에 200만 t 수출 허가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인도 협동조합 설탕공장연맹은 6월 2일 보고서에서 “2025/26연도 인도 생산량이 3,500만 t으로 전년 대비 19%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참고로 2024/25연도 인도 생산량은 가뭄 여파로 5년 만의 최저치인 2,620만 t(－17.5% y/y)로 추정된다.
공급 과잉 우려가 낳은 지난 4개월간 약세도 여전히 시장을 짓누른다. 뉴욕 원당 가격은 지난달 4년 3개월 만의 저점을, 런던 백설탕 가격은 4년 저점을 각각 새로 썼다. 영국 트레이더 츠아니코(Czarnikow)는 6월 30일 보고서에서 2025/26연도 전 세계 설탕 잉여가 750만 t으로 8년 만에 최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농무부(USDA)는 5월 22일 반기(半年) 보고서에서 2025/26연도 전 세계 생산을 1억 8,931만 8,000 t(＋4.7% y/y)으로, 기말 재고를 4,118만 8,000 t(＋7.5% y/y)으로 각각 추정했다.
그럼에도 가격 급락 → 수요 반등 구조가 일부 가시화되고 있다. 중국의 6월 설탕 수입은 42만 t로 전년 대비 1,435% 폭증했다. 또한 코카콜라가 미국 판매용 콜라 음료의 감미료를 고과당 옥수수 시럽에서 사탕수수 설탕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해 국내 설탕 소비가 현행 1,100만 t에서 1,150만 t(＋4.4%)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브라질 쪽 공급 차질도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유니카는 7월 중순까지 2025/26연도 누적 센터사우스 생산이 1,565만 t으로 전년 대비 9.2% 감소했다고 밝혔다. 앞서 코납은 2024/25연도 브라질 생산량이 4,411만 t으로 전년보다 3.4% 줄었다고 발표했는데, 가뭄과 고온이 결정적 이유로 지목됐다.
태국(세계 3위 생산국) 동향도 주목된다. 태국 사탕수수위원회는 5월 2일 “2024/25연도 태국 생산이 1,000만 t으로 14% 늘었다”고 발표했다. 태국은 설탕 생산 3위이자 수출 2위 국가다.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2024/25연도 전 세계 설탕 공급 부족이 547만 t으로 9년 만의 최대”라고 전망하면서도, 동일 시즌 생산 전망치는 1억 7,480만 t으로 하향 조정했다.
USDA 산하 해외농업국(FAS)은 2025/26연도 국가별 생산 전망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브라질 4,470만 t(＋2.3%), 인도 3,530만 t(＋25%), 태국 1,030만 t(＋2%).
❚ 알아두면 좋은 용어
• 원당 11호(#11) : 뉴욕 ICE에 상장된 덜 정제된 원당(원당=Raw Sugar) 선물상품.
• 백설탕 5호(#5) : 런던 ICE에 상장된 정제 설탕 선물상품.
• 유니카(Unica) : 브라질 사탕수수 산업협회, 전국 800여 개 설탕·에탄올 공장을 회원사로 둔다.
• 코납(Conab) : 브라질 농업공급회사, 정부 산하 공신력 있는 농산물 통계기관.
• ISO : 국제설탕기구(International Sugar Organization), 비정부 국제기구로 설탕 수급 데이터를 제공.
• 몬순 : 여름철 남아시아·동남아시아에 찾아오는 계절풍으로 농작물 생산량을 크게 좌우함.
이처럼 설탕 시장은 “브라질 생산 차질 + 레알 강세”와 “인도·태국 공급 확대”라는 상반된 재료가 공존한다. 단기 가격은 기상 상황·환율·정부 정책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