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에너지 업계 대형 M&A 움직임
상파울루발 – 브라질 대표 연료 소매업체 비브라 에너제티카(Vibra Energia)가 코산(Cosan) 그룹의 윤활유 부문 자회사인 무브(Moove) 지분 인수를 위한 협상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 7월 17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유럽계 사모펀드 CVC 캐피털 파트너스(CVC Capital Partners)가 보유한 무브 지분 매각 의사를 밝힌 것이 협상의 도화선이 됐다. 업계 소식통을 인용한 브라질 온라인 매체 브라질저널은 비브라가 소수지분 인수를 넘어 무브 전체 지분(100%)을 사들이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브라는 단순한 포트폴리오 보완을 넘어 글로벌 윤활유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무브 인수 의지를 갖고 있다.”①
라는 시장 관계자의 전언이 소개됐다.
협상 교착의 배경: ‘오메투 회장의 결단’
그러나 협상은 일시 정체 상태에 빠졌다. 보도에 따르면 코산 그룹의 창업주이자 의장인 루벤스 오메투(Rubens Ometto)가 자신이 보유한 지분 매각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오메투 회장은 코산이 설립한 ‘무브’가 향후 완제품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기대를 여전히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브는 브라질 셸(Shell) 윤활유 공식 제조·유통사로 출발했으며, 현재 남미·유럽·미국에 생산 거점을 두고 글로벌 100여 개국에 제품을 공급한다. 브라질 내수용 자동차·산업용 윤활유뿐 아니라 항공·해양 특수윤활유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왔다.
미국 IPO 철회 전력… CVC의 ‘엑시트’ 전략
앞서 코산은 2024년 무브의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추진했으나, 시장 변동성을 이유로 기업공개(IPO) 계획을 전격 철회한 바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CVC가 투자회수(엑시트) 시점을 놓친 뒤, 직접 지분 매각을 추진하게 된 것으로 해석한다.
사모펀드 구조상 투자기간이 제한돼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CVC는 장기 불확실성 대신 전략적 매각을 택했으며, 비브라는 기존 연료 판매망과 시너지를 노릴 수 있다는 판단 아래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브라’와 ‘코산’은 어떤 기업인가?
비브라 에너제티카②는 브라질 전역 8,400개 이상 주유소를 거느린 국내 1위 연료 소매업체다. 석유·가스뿐 아니라 재생에너지, 전력 소매까지 영역을 넓히며 탈탄소 전환 시대에 대응하고 있다.
코산③은 사탕수수 기반 에탄올과 바이오에너지, 물류·인프라, 천연가스 유통 등을 다루는 브라질 대형 복합기업이다. 특히 사탕수수 부산물(바가스)을 활용한 바이오연료 생산으로 알려져 있으며, 남미 전역에서 광범위한 물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무브는 코산의 비(非)농업 부문 핵심 현금 창출원으로 꼽힌다.
전문가 시각·시장 파급 효과
금융권 M&A 자문인들은 만약 비브라가 무브 지분 전량을 확보할 경우, 브라질 내 윤활유 시장 점유율이 40%대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정한다. 또 도매·소매 유통망 통합을 통해 원가 절감과 공급망 안정성 확보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반면 공정거래 감독기관(CADE)의 승인 과정이 변수로 지목된다. 윤활유 및 연료 소매 시장의 과점 심화 여부를 두고 규제 당국이 추가 자료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전문 용어 해설
윤활유(Lubricant)는 엔진·기계 금속 부품 간 마찰을 줄이고 열을 분산시키는 액체 또는 그리스 형태의 오일을 의미한다. 자동차·항공기·산업 공정에 필수적인 소모품으로, 원유 정제 부산물 또는 합성 기유에 첨가제를 배합해 생산한다.
사모펀드(Private Equity)는 비상장 또는 구조조정이 필요한 기업에 투자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뒤 기업공개(IPO)·매각 등을 통해 수익을 실현하는 투자 기구를 말한다. 직·간접적으로 지배구조 개편 및 경영 개선에 관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향후 일정과 관전 포인트
현재 비브라·코산·CVC·무브 측은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업무 시간 외”라는 이유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8~9월 중 추가 협상 진전 여부가 공개될 경우, 코산·비브라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로이터는 “협상 결과가 윤활유 산업 구조 및 브라질 에너지 시장 경쟁 구도에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① 발언 출처: 브라질저널이 익명으로 인용한 시장 관계자.
② 비브라는 구 Petrobras Distribuidora에서 분사한 기업으로, 2021년 사명을 변경했다.
③ 코산은 1936년 설립, 2005년부터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상파울루증권거래소(B3)에 동시 상장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