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아메리카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메르카도리브레(MercadoLibre)가 2025년 2분기 실적에서 시장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무료 배송 정책 확대가 매출 성장을 견인했지만, 수익성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결과다.
2025년 8월 4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메르카도리브레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5억2,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LSEG(구 리피니티브) 애널리스트 컨센서스 5억9,600만 달러를 밑도는 수치다.
메르카도리브레는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이커머스 플랫폼과 핀테크 자회사 메르카도 파고(Mercado Pago)를 통해 약 20개 라틴아메리카 국가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2분기 순매출은 68억 달러로 전년 대비 34% 증가해 시장 예상치(67억 달러)를 소폭 웃돌았다. 특히 총거래액(GMV)은 환율 변동을 제외한 기준으로 37% 늘어나며 견조한 거래 성장세를 확인했다.
무료 배송 정책이 양날의 검으로 작용
브라질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자, 메르카도리브레는 6월 초 무료 배송 적용 기준을 낮췄다. 앞서 5월에는 판매자 배송비 부담도 인하했다. 이러한 공격적 가격 전략은 즉시 효과를 발휘해 브라질과 멕시코에서 판매된 상품 수가 31% 급증, 2021년 중반 이후 가장 빠른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마틴 데 로스 산토스(Martin de los Santos)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우리는 성장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며 “무료 배송 및 마케팅 투자로 구조적 마진 압박이 발생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수익성 경로에는 여전히 낙관적”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 기간 EBIT(이자·세전이익)은 사상 최대인 8억2,500만 달러에 달했으나 시장 예상치 8억6,900만 달러에는 못 미쳤다. EBIT 마진은 12.2%로 전년 동기 14.3%에서 하락했다.
“무료 배송 투자와 관련 마케팅 비용, 그리고 1P(퍼스트파티) 사업 확대가 마진에 주된 압력으로 작용했다” — 마틴 데 로스 산토스 CFO
핀테크 부문, 건전성 개선으로 신뢰 제고
메르카도리브레의 핀테크 부문인 메르카도 파고는 2분기 신용 포트폴리오를 91% 늘린 93억 달러까지 확대했다. 특히 15~90일 연체율이 6.7%로 1.5%포인트 하락해, 7년 전 통계 공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공격적 성장 전략 속에서도 위험 관리가 효과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용어 해설 및 맥락
EBIT은 기업 영업활동의 수익성을 평가하는 대표 지표로, 이자와 법인세 비용을 차감하기 전 이익을 의미한다. GMV(총거래액)는 플랫폼에서 이뤄진 모든 거래의 총액을 가리키며, 실질적인 매출 지표는 아니지만 유저 활동 수준을 파악하는 데 중요하다. 1P 비즈니스는 플랫폼이 재고를 직접 보유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형태로, 매출 인식은 빠르지만 재고 리스크와 물류비용 부담이 커진다.
전문가 시각
필자는 메르카도리브레가 ‘성장 우선 전략’을 지키면서도 금융 부문의 리스크를 통제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단기적으로 마진 희석 우려가 존재하지만, 무료 배송 정책은 동사의 ‘록인 효과’를 강화하여 브라질·멕시코 양대 시장에서 장기적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핀테크 연계 생태계가 소비자·판매자 모두에게 높은 전환 비용을 부여한다는 점은, 향후 아마존·쇼피 등 경쟁사 대비 차별화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시장에 미치는 파장
실적 발표 직후, 일부 애널리스트는 향후 몇 분기 동안 “마진 정상화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으나, 동사의 가입자 확대 속도를 고려할 때 주가 변동성은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도 제시됐다. 교차판매와 핀테크 결제 연결고리가 강화되면, 평균 주문 단가 상승과 수익 다변화 효과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결론적으로, 메르카도리브레는 2분기 수익성 측면에서 시장 전망을 하회했으나, 매출 성장과 핀테크 부문의 건전성 개선으로 장기 성장 스토리를 유지했다. 향후 무료 배송 정책의 비용 구조 최적화와 1P·3P 비즈니스 믹스 조정이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