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선물 가격이 2개월 만의 고점에서 급락하며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18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9월물 아라비카 커피(KCU25)는 전일 대비 0.35센트(−0.10%) 내린 파운드당 350.35센트에,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9월물 로부스타 커피(RMU25)는 29달러(−0.69%) 하락한 톤당 4,176달러에 각각 거래됐다.
2025년 8월 18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카를루스 파바루 농업장관이 “브라질산 커피는 미국이 예고한 ‘50% 관세’ 품목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고 발언한 것이 시장 심리를 흔들었다. 장 초반 매수세로 2개월 내 최고가를 기록하던 커피 가격은 해당 발언 직후 매도세가 유입되며 하락 전환했다.
현재 미국 관세정책의 윤곽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브라질산 수입품 전반에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 방침을 시사했으나, 커피를 공식적으로 면제할지 여부는 밝히지 않은 상태다. 관세가 실제 적용될 경우 미국 시장으로 유입되는 브라질 커피 물량이 줄어들고, 브라질 국내 재고가 증가해 단기적으로 가격을 압박할 수 있다.
❚ 브라질·베트남 현지 기상 상황과 수출 추이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산지인 미나스제라이스 주는 8월 10~16일 한 주 동안 강수량이 ‘0’을 기록했다. 현지 기상 분석업체 소마 메테오롤로지아(Somar Meteorologia)는 “건조한 날씨가 이어질 경우 생육 후반부에 스트레스가 누적돼 생산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브라질 무역부가 8월 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7월 원두(비가공) 커피 수출량은 전년 동월 대비 20.4% 감소한 16만1,000톤을 기록했다. 민간 수출업자 단체 세카페(Cecafe) 역시 7월 브라질산 그린 커피(생두) 수출이 28% 급감했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아라비카가 21%, 로부스타가 49% 감소했다.
반면 ICE(Intercontinental Exchange) 창고 재고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며 가격 지지 요인이 되고 있다. 아라비카 재고는 8월 15일 72만6,661포대(60㎏ 기준)로 1년 3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한 뒤 16일 73만1,739포대로 소폭 반등했다. 로부스타 재고 또한 7월 28일 2년 만의 고점 7,029로트에서 8월 15일 6,907로트로 줄었다.
❚ 수확·생산 전망: 상·하방 변수 혼재
브라질의 2025/26년산 커피 수확은 사실상 막바지다. 현지 컨설팅사 사프라스앤메르카두(Safras & Mercado)는 “전체 수확률이 94%에 도달했다”고 8월 8일 밝혔다. 품목별로는 로부스타가 99%, 아라비카가 91% 완료됐다. 브라질 최대 커피 협동조합 코옥수페(Cooxupé)는 8월 8일 기준 조합원 수확률이 80.4%라고 별도 발표했다.
국제커피기구(ICO)는 8월 6일 “6월 전 세계 커피 수출량이 전년 동월보다 7.3% 증가해 1,169만 포대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다만 2024/25 회계연도(10월~6월) 누적 수출은 0.2% 감소한 1억414만 포대에 그쳤다.
베트남은 극심한 가뭄 탓에 2023/24년 생산량이 147만2,000톤으로 20% 급감하며 4년 만의 최저치를 찍었다. 올해(2024년) 1~7월 수출량도 17.1% 줄어 135만톤에 머물렀다. 반면 베트남 통계청은 “2025년 1~7월 누적 수출이 6.9% 증가한 105만톤”이라고 발표해 시장의 혼선을 키웠다.
❚ 장·단기 수급 전망
미국 농무부 해외농업국(USDA FAS)은 6월 25일 2025/26년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이 1억7,868만 포대(전년 대비 2.5% 증가)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이라 내다봤다. 세부적으로 아라비카는 1.7% 감소한 9,702만 포대, 로부스타는 7.9% 증가한 8,165만 포대로 예상했다. 브라질 생산량은 6,500만 포대(0.5% 증가), 베트남은 3,100만 포대(6.9% 증가)로 각각 추계됐다.
그러나 스위스 상사 볼카페(Volcafe)는 “2025/26년도 아라비카 시장이 850만 포대 적자를 보이며 5년 연속 공급 부족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는 2024/25년 적자폭(550만 포대)을 훨씬 웃도는 규모다.
❚ 용어 설명
아라비카(Arabica)·로부스타(Robusta) – 전 세계 커피 품종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두 가지 주류 품종이다. 아라비카는 고지대에서 재배되며 산미와 향이 뛰어난 반면, 로부스타는 저지대·고온다습 환경에서 자라 카페인이 높고 쌉싸름한 맛이 강하다.
ICE 재고 – 뉴욕 및 런던 ICE 거래소 인증 창고에 보관된 인도 가능 커피 재고를 말하며, 선물시장 인도 물량의 기준점이 되기 때문에 가격 지표로 활용된다.
Safras & Mercado·Cecafe – 전자는 브라질 농산물 리서치 전문업체, 후자는 브라질 커피 수출업자 협회다. 이들이 발표하는 수확·수출 속보는 글로벌 커피 가격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 기타 정보 및 면책 고지
본 기사 작성 시점에 기자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언급된 어떠한 상품에도 직접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본문에 포함된 정보는 투자 자문 목적이 아닌 일반적 참고 자료다.
한편 바차트(Barchart)는 같은 날 ‘대두 가격 급등 요인’, ‘2025 미 중서부 작황 점검 투어’, ‘옥수수 투자 포인트’ 등에 관한 추가 리포트를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