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경미한 서리 영향에 커피 선물가 급등

9월물 아라비카 커피 선물(KCU25) 가격이 전일 대비 +1.38% 상승한 +4.35센트를 기록했고, 9월물 ICE 로부스타 커피(RMU25)+6.36%, +237달러 급등하며 동시에 강세를 나타냈다.

2025년 8월 13일(현지시간),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중남부에 위치한 세라도 미네이루(Cerrado Mineiro) 지역에 이번 주 초 발생한 경미한 서리가 커피 시장에 즉각적인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 초기 평가 결과 피해 규모는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으나, 투자자들은 잠재적 공급 차질 가능성에 선물 매수세를 확대했다.

커피 가격 상승 배경은 이번 서리뿐만이 아니다. 브라질 통상부는 지난주 7월 비가공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20.4% 감소한 16만1,000톤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브라질 커피 수출업자협회(Cecafe)가 이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7월 그린커피(원두)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8% 감소한 240만 포대(60㎏ 기준)에 그쳤다.

“아라비카 수출은 21% 줄었고, 로부스타 수출은 무려 49% 급감했다”

는 것이 협회 측 설명이다. 같은 기간 총 커피 수출량은 28% 감소한 270만 포대로 집계됐고, 1~7월 누적 수출도 22% 줄어든 2,220만 포대로 확인됐다.

한편, 9월물 로부스타 가격은 5월부터 7월까지 이어진 급락 이후 쇼트커버링이 본격화하며 2개월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재고 요인도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 ICE(인터컨티넨탈 익스체인지) 모니터링 기준 아라비카 커피 재고는 73만7,526포대로 14.75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로부스타 재고도 6,976로트로 2주 만에 다시 감소했다. 이는 7월 28일 기록한 1년 최고치(7,029로트) 대비 눈에 띄는 축소다.

시장 참여자들이 미국의 대(對)브라질 50% 관세 적용 여부를 주시하는 점도 변동성을 키운다.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해당 관세에서 커피를 제외할지 아직 명확히 밝히지 않아, 브라질산 커피의 대미 수출 차질 가능성이 끊임없이 거론되고 있다.

반면 브라질에는 평년보다 많은 강수가 내려 가뭄 우려를 완화하고 있다. 민간 기상사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8월 9일 기준 미나스제라이스 주에 4.8mm(평년 대비 109%)의 비가 내렸다고 밝혔다. 풍부한 강수는 작황 안정에 긍정적이어서 가격에는 부정적 요소로 작용한다.

수확 진척도 공급 확대 압력을 가중한다. 브라질 컨설팅 업체 사프라스&메르카두2025/26년산 커피 수확이 8월 6일 기준 94% 완료됐다고 전했다. 품목별로는 로부스타 99%, 아라비카 91%가 각각 마무리됐다. 브라질 최대 커피 협동조합인 코옥수페(Cooxupe) 역시 8월 8일 기준 조합원 수확률이 80.4%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국제커피기구(ICO)는 지난주 6월 세계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7.3% 증가한 1,169만 포대라고 밝혔으나, 회계연도(10월~6월) 누적 수출은 0.2% 감소한 1억414만 포대로 여전히 부진했다.

지난 3개월간 커피는 ‘공급 과잉’ 전망으로 약세를 보였다. 실제로 아라비카 가격은 8개월 만의 최저치까지, 로부스타 가격은 1.25년 만의 저점까지 밀렸다. 미국 농무부 해외농업국(USDA FAS)은 6월 25일 보고서에서 브라질 2025/26년 커피 생산량이 6,500만 포대(+0.5% 전년비), 베트남 생산량은 3,100만 포대(+6.9%)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라질 수출 감소가 단기적으로는 가격 지지 요인이다. Cecafe에 따르면 6월 브라질 그린커피 수출은 전년 대비 31% 감소한 230만 포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아라비카는 27% 줄어든 180만 포대, 로부스타는 42% 급감한 47만6,334포대였다.

베트남의 경우 심각한 가뭄으로 2023/24년 생산량이 전년 대비 20% 감소한 147만2,000톤에 머물렀다. 같은 시기 2024년 수출량도 17.1% 줄어든 135만 톤으로 집계됐다. 베트남커피카카오협회(Vicofa)는 3월 12일 2024/25년 생산 전망치를 2,800만 포대에서 2,650만 포대로 하향했고, 베트남 통계청은 2025년 1~7월 수출이 6.9% 증가해 105만 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USDA FAS의 반기 보고서(6월 25일 발표)는 다소 비관적이다. 전 세계 2025/26년 커피 생산은 2.5% 증가한 1억7,868만 포대로 사상 최대가 예상되며, 아라비카는 1.7% 감소, 로부스타는 7.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말재고는 4.9% 늘어난 2,282만 포대로 예측됐다.

스위스 트레이딩사 볼카페(Volcafe)2025/26년 아라비카 시장이 850만 포대 부족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는 5년 연속 공급 부족이 이어진다는 뜻이다.


■ 용어 설명

아라비카(Arabica)로부스타(Robusta)는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99% 이상을 차지하는 두 주요 품종이다. 아라비카는 부드럽고 향이 복합적이며 가격이 높지만, 병충해와 기후 변화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반면 로부스타는 카페인이 많고 쓴맛이 강하며 고온·병충해에 강해 생산비가 낮다.

ICE 재고는 Intercontinental Exchange가 관리·감독하는 인증 보세창고 재고를 뜻한다. 선물 인수·인도 가능 물량을 직접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가격 방향성에 결정적 단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