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선물 시장 동향]
뉴욕 ICE 선물시장에서 12월물 아라비카(KCZ25) 가격은 전일 대비 ‑0.80센트(-0.21%) 하락한 반면, 런던 ICE 11월물 로부스타(RMX25)는 +36달러(+0.80%) 상승해 1주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5년 9월 1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산지에 대한 강우 예보가 투자 심리를 흔들면서 두 품종 간 엇갈린 흐름이 나타났다. 앞서 핵심 개화기를 앞둔 브라질 주요 산지에 비가 내리지 않았다는 소식이 가격에 상승 압력을 넣었으나, 민간 기상업체 Climatempo가 “다음 주 미나스제라이스 지역 강수량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하자 매수세가 위축됐다.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산지인 미나스제라이스는 9월 6일까지 1주일 동안 강수 ‘0’을 기록했다고 브라질 기상 서비스 Somar Meteorologia가 8일 밝혔다. 커피나무는 건기 후 첫 강우와 함께 꽃을 피우는데, 이때 수분이 부족하면 착과가 불량해져 향후 수확량이 감소할 수 있다. 그렇기에 시장은 첫 비 여부를 민감하게 주시한다.
◆ ICE 재고 감소가 가격 지지
ICE가 모니터링하는 인증 아라비카 재고는 9월 10일 679,548포대로 1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로부스타 재고 역시 6,563로트로 2주 저점까지 내려가 공급 타이트 현상이 부각됐다.
지난주 브라질 농업통계청 코나브(Conab)는 2025년 아라비카 생산 전망치를 3,700만 포대에서 3,520만 포대로 -4.9% 하향 조정했다. 전체 커피 생산 전망도 5,570만 포대에서 5,520만 포대로 줄였다. 이러한 하향 조정은 향후 글로벌 공급 우려를 키우며 가격을 떠받쳤다.
◆ 수출 감소·관세 변수
“7월 전 세계 커피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6% 감소했다.” ― 국제커피기구(ICO)
ICO 집계에 따르면 2024/25 재고연도(10월~7월) 누적 수출은 1억1,561만5,000포대로 전년 대비 ‑0.3% 감소했다. 특히 미국이 브라질 원두에 50% 관세를 부과하자 일부 미국 바이어가 신규 계약을 취소, 자국 내 재고가 빠듯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브라질에서는 커피 수확 압력이 매도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형 협동조합 코옥수페(Cooxupé)는 9월 5일 기준 조합원 수확률이 97%라고 밝혔다. 컨설팅 업체 사프라스&메르카두(Safras & Mercado)도 8월 20일 기준 2025/26년 브라질 전체 수확이 99% 완료됐다고 발표했다.
◆ 베트남·세계 생산 전망
베트남은 2023/24년도 산지 가뭄으로 생산이 전년 대비 -20% 감소한 147만2,000톤으로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베트남 통계청은 2025년 1~8월 커피 수출이 114만1,000톤으로 +7.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농무부 해외농업국(FAS)은 6월 25일 보고서에서 2025/26년 세계 커피 생산이 역대 최고인 1억7,868만 포대(+2.5% y/y)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스위스 트레이더 볼카페(Volcafe)는 2025/26년 아라비카 공급 부족 규모를 850만 포대로 전망, 5년 연속 수급 적자를 경고했다.
◆ 용어 설명
아라비카는 고지대에서 재배되며 풍부한 향미가 특징인 고급 품종이다. 세계 커피 소비의 약 60%를 차지한다. 반면 로부스타는 저지대에서 재배되며 카페인 함량이 높고 쓴맛이 강해 주로 인스턴트나 블렌딩용으로 쓰인다.
ICE(Intercontinental Exchange)는 뉴욕·런던에 기반한 국제 상품 선물거래소로, 해당 시장에 등록된 재고량은 실물 인도 가능 물량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포대(bag)는 60kg 표준 포대를 뜻하며, lot은 로부스타 계약 단위(10톤)의 수량 단위다.
◆ 전문가 관전 포인트
단기적으로 브라질 강우가 얼마나 빠르게 평년 수준을 회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첫 비가 늦어지면 2026/27 수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반대로 예보대로 충분한 강수가 내려준다면 투기적 포지션이 급격히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브라질 무역 갈등에서 파생된 고관세 이슈도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대체 조달처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로스팅 업체들은 콜롬비아·중남미산 원두로 눈길을 돌리고 있으나, 물류비·품질 관리 측면에서 추가 비용 부담이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ICE 재고가 역사적 저점권까지 내려간 가운데, 날씨나 무역 변수에 따른 작은 충격도 가격을 확대 재생산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기업들은 헤지 전략을 강화하고, 투자자는 포지션 규모·만기 관리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