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물 ICE 아라비카 커피 선물(KCZ25)은 0.80센트(-0.21%) 내린 파운드당 380.70센트에, 11월물 ICE 로부스타 커피 선물(RMX25)은 44달러(+0.98%) 오른 톤당 4,515달러에 각각 거래를 마감했다.
두 품목이 엇갈린 흐름을 보인 이유는 브라질 커피 산지의 강우 전망과 재고, 통화, 수급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2025년 9월 11일, 바차트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재배 지역인 미나스제라이스 주가 9월 6일 기준 일주일 동안 비가 전혀 내리지 않았다.
“개화기 직전 충분한 습기가 공급되지 않을 경우 향후 수확량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시세를 지지했다.
그러나 민간 기상업체 클리마템포가 “다음 주 미나스제라이스에 비가 집중될 것”이라고 예보하면서 장중 매수세가 약해졌다.
브라질 헤알화(USDBRL) 상승도 변수다. 헤알화는 이날 달러 대비 1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헤알화 강세는 브라질 농가의 수출 의지를 약화시켜 국제 커피 가격에 통상적인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① 재고 감소 — 공급 불안 심화
국제선물거래소(ICE) 관리창고의 아라비카 재고는 66만9,991포대(60㎏ 기준)로 1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로부스타 재고 역시 6,563계약(약 39,400톤)으로 2주 만에 또다시 감소했다.
② 브라질 작황 전망 하향
브라질 농업공급회사 코나브(Conab)는 2025년 아라비카 생산전망을 3,700만 포대에서 4.9% 하향한 3,520만 포대로 수정했다. 총 커피 생산 전망도 5,570만 포대에서 5,520만 포대로 낮췄다.
③ 글로벌 교역 둔화
국제커피기구(ICO)에 따르면 7월 세계 커피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6% 줄어든 1,160만 포대였다. 2024/25 회계연도(10월~7월) 누적 수출도 0.3% 감소했다.
④ 美 50% 관세 — 미국 내 공급 압박
미국이 브라질산 커피에 50% 관세를 부과하자 미국 바이어들은 신규 계약을 취소하고 있다. 미국의 생두 수입량 3분의 1이 브라질산이라는 점에서, 현지 로스터 업체들은 공급 부족에 직면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⑤ 수확 마무리 — 단기적 매물 출회
브라질 최대 생산·수출 협동조합 코옥스페(Cooxupé)는 회원 농가 수확률이 9월 5일 현재 97%라고 밝혔다. 시황 분석업체 사프라스&메르카두는 8월 20일 기준 브라질 전체 수확 진행률이 99%라고 밝혔다. 수확 완료는 단기적 공급 증가 요인으로 작용했으나, 장기적으론 재고가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더 크게 부각됐다.
⑥ 베트남 — 4년 만에 최소 생산
가뭄 탓에 베트남 2023/24년 생산량은 전년비 20% 감소한 147만2,000톤으로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4년 1~8월 수출도 17.1% 감소했다. 베트남커피코코아협회(VICOFA)는 2024/25년 생산전망을 2,800만 포대에서 2,650만 포대로 하향했다.
⑦ 장기 수급 전망
미 농무부 해외농업서비스국(FAS)은 2025/26 글로벌 생산을 1억7,868만 포대(전년비 +2.5%)로 전망했다. 품종별로는 아라비카가 1.7% 감소, 로부스타가 7.9%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스위스 무역사 볼카페(Volcafe)는 2025/26 아라비카 공급 부족이 850만 포대에 달해 5년 연속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추산했다.
용어 설명*
아라비카(Arabica)는 향미가 뛰어나 고급 커피에 주로 쓰이며 주로 브라질·콜롬비아에서 재배된다. 로부스타(Robusta)는 카페인 함량이 높고 병충해에 강해 베트남·인도네시아에서 주로 재배된다. ‘포대(bag)’는 커피 산업에서 사용되는 60㎏ 또는 132파운드 표준 포대를 의미한다.
시장 전망·시사점
1) 아라비카-로부스타 스프레드 축소 가능성: 로부스타 상대 강세가 이어질 경우 블렌딩 비율이 조정될 수 있다.
2) 환율 리스크 확대: 브라질 헤알화 변동성이 수출·가격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3) 기상 리스크 점증: 9~10월 개화기 강우량이 향후 2026년 수확량을 좌우할 결정적 변수로 부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