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커피 가격이 최근 급등세를 멈추고 조정을 맞았다. 12월물 아라비카 커피 선물(KCZ25)은 28일(현지시간) 뉴욕 ICE선물거래소에서 전일 대비 -2.20센트(-0.56%) 하락한 파운드당 2.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런던 ICE에서 거래되는 11월물 로부스타 커피(RMX25)도 -1달러(-0.02%) 밀리며 톤당 2,45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2025년 10월 28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지난주 8.5개월 만의 최근월물 최고가를 기록했던 커피 선물은 2주 만의 최저 수준으로 뒷걸음질쳤다. 주요 산지인 브라질에 이번 주 비 예보가 나오면서, 꽃이 피는 시기에 접어든 커피나무가 겪던 가뭄 피해가 다소 완화될 것이란 기대가 가격을 압박했다.
기상 데이터 업체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Somar Meteorologia)는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산지 미나스제라이스(Minas Gerais) 주가 10월 24일 종료 주간에 평년의 1%에 불과한 0.3mm의 강수량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번 주 내린 비가 문제의 ‘강수 공백’을 얼마나 메울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브라질·미국 간 50% 관세 완화 기대
가격 약세의 또 다른 배경으로는 미국이 브라질산 커피에 부과해 온 50% 관세를 곧 해제할 것이란 관측이 거론된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ASEAN) 정상회의 계기 회동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놀라울 만큼 좋은”
대화를 나눴다”며, 며칠 내 미·브라질 무역 분쟁의 ‘결정적 해결책’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관세가 사라질 경우 미국 시장으로 유입되는 브라질산 아라비카 물량이 급증해 ICE 선물가격 하단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게 트레이더들의 시각이다. 실제로 관세 부과 이후 미국 내 생두 재고가 급감해, ICE 공인 아라비카 재고는 지난 24일 1.5년 만의 최저치인 44만7,773포대까지 줄었다가 28일 44만9,615포대로 소폭 반등했다.
로부스타 시장: 베트남 증산 전망이 추가 압력
런던 로부스타 선물은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았으나, 베트남커피카카오협회(Vicofa)가 2025/26년 베트남 커피 생산량이 10%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한 점이 하방 압력을 가중했다. 베트남 국가통계청도 10월 13일 발표에서 2025년 1~9월 커피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9% 늘어난 123만 톤이라고 밝혔다. 베트남은 전 세계 로부스타 최대 생산·수출국이다.
한편 국제커피기구(ICO)는 10월 6일 ‘2024/25 커피연도(10월~이듬해 8월)’ 기준 전 세계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0.2% 증가한 1억2,792만 포대였다고 발표했다. 수출 여력이 충분하다는 의미로, 가격에는 약세 요인이다.
가뭄·라니냐 우려는 중기적 지지 요인
단기 약세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2026/27년 수확기에 대한 구조적 위험을 주시하고 있다. 블룸버그 브라질 기상 분석에 따르면 미나스제라이스를 비롯한 주요 산지는 지난 한 달 평균 강수량이 평년의 70%에 불과한 ‘심각한 가뭄’ 상태다.
미국 기상청(NOAA)은 9월 16일 남반구에서 라니냐(La Niña) 확률을 71%로 상향했다. 라니냐는 브라질 남동부에 더 건조한 날씨를 유발할 수 있어 개화·착과기에 치명적이다. 브라질은 세계 최대 아라비카 생산국인 만큼, 2026/27 시즌 공급 차질 가능성은 가격의 중장기 버팀목으로 거론된다.
공급 전망: USDA·브라질 농업당국 시나리오
브라질 국영 농업공사 코나브(Conab)는 9월 4일 2025년 브라질 아라비카 생산 전망을 3,520만 포대로, 기존보다 4.9% 하향 조정했다. 총 커피 생산 전망도 5,520만 포대로 0.9% 줄였다.
반면 미국 농무부 해외농업서비스(FAS)는 6월 25일 2025/26 글로벌 생산량이 1억7,868만 포대(전년 +2.5%)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아라비카는 -1.7% 감소하지만 로부스타는 +7.9% 증가해 8,165만 포대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다. FAS는 브라질 생산을 6,500만 포대(+0.5%), 베트남 생산을 3,100만 포대(+6.9%)로 전망했다.
재고 측면에서도 FAS는 2025/26 시즌 말 재고가 2,281만9,000포대로 전년 대비 4.9%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단기적으로 공급 우위 구도가 유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커피 종류 용어 설명
아라비카(Arabica)와 로부스타(Robusta)는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60%와 40%를 각각 차지한다. 아라비카는 고지대에서 재배돼 향이 풍부하고 산미가 강하며, 국제시장 기준가격(KC)에 연동된다. 로부스타는 저지대에서도 잘 자라고 카페인 함량이 높아 인스턴트커피·에스프레소 블렌드에 주로 사용된다. 런던 ICE(코드 RM)에 상장돼 있으며, 아라비카 대비 가격이 저렴하다는 특징이 있다.
시장 영향 및 전망
이번 주 비 소식으로 브라질 가뭄 리스크가 부분 완화될 가능성이 커졌으나, 50% 관세 철폐 가능성, 베트남 증산 전망 등 공급 완화 요인이 계속 부각되면서 단기적으로는 약세 압력이 우세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라니냐로 인한 잠재적 생산 차질, 재고 감소세 등 상·하방 리스크 요인이 공존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가격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헷지 전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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