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강수량 부족에 커피 선물가격 상승세

커피 선물시장이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9월물 ICE 뉴욕 아라비카 커피 선물(KCU25)은 전장 대비 +3.80센트(+1.34%) 상승했고, 런던 ICE 9월물 로부스타 커피(RMU25)도 +73달러(+2.19%) 오르며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2025년 8월 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주요 커피 산지의 평균 이하 강우(평년 대비 31%)가 매수세를 자극했고, 이에 따라 단기 숏포지션(선물 매도포지션) 청산이 속도를 냈다. 민간 기상기관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Somar Meteorologia)는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산지인 미나스제라이스주가 7월 26일부터 8월 2일까지 단 2.7mm의 비만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아라비카 커피 선물 차트
브라질 통화가치도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 달러 대비 헤알화 환율이 3주 만에 최고치로 오르면서, 수출업자들이 가격 메리트를 얻기 어려워 해외 선적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런던 ICE 로부스타 시장에서는 투기세력의 순매도(overweighted short) 규모가 두드러진다. 7월 29일 기준 펀드 순매도 잔액은 5,854계약으로 2년 만의 최대치다. 시장 전문가들은 “숏이 과도하게 쌓여 있어 추가 쇼트커버링이 일어날 경우 가격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모은다.


브라질 수확 진행 상황 및 무역 이슈

현재 진행 중인 브라질 2025/26 시즌 커피 수확은 가격 상단을 제한한다. 브라질 최대 커피 협동조합 쿠슈페(Cooxupé)는 7월 25일 기준 조합원 수확률이 67%에 달한다고 밝혔다. 독립 조사기관 사프라스앤메르카도(Safras & Mercado)도 같은 날 “브라질 전체 수확은 84% 진행됐으며 로부스타는 96%, 아라비카는 76% 완료”라고 전했다.

거래 현장에서는 미국의 브라질산 커피 관세 면제 여부도 주목받는다. 전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브라질산 커피를 대(對)미국 관세에서 제외할 가능성을 거론하자, 커피 가격은 단기적으로 3주 저점까지 밀리기도 했다. 브라질 커피수출협회 세카페(CECAFE)와 미국 내셔널커피협회(NCA)는 미 상무부와 면제 협상을 지속 중이며, 윌버 로스당시 상무장관은 “미국 내 생산이 없는 품목은 관세 적용 예외 검토가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세계 재고 및 생산 전망

ICE 아라비카 공인 재고는 8월 1일 761,453포대(60kg 기준)로 5개월 반 만의 최저치를 기록,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ICE 로부스타 재고는 7,029계약으로 1년 내 최고 수준까지 늘어 가격을 압박한다.

공급 측면에서 가장 강력한 하방 요인은 USDA(미 농무부) 6월 반기 보고서다. 보고서는 2025/26 시즌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이 전년 대비 2.5% 증가한 1억 7,868만 8,000포대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 예측했다. 아라비카 생산은 소폭 감소(-1.7%)하나, 로부스타는 7.9% 증가해 8,165만 8,000포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브라질은 “세계 최대 아라비카 공급국”으로서 6,500만 포대(+0.5% YoY) 생산이, 베트남은 “세계 최대 로부스타 생산국”으로서 3,100만 포대(+6.9% YoY)의 4년 만 최고 생산이 예상된다. 다만, 베트남 2023/24 시즌은 극심한 가뭄으로 생산이 147만 2,000톤(-20% YoY)으로 축소됐고, 2024년 수출도 135만 톤(-17.1% YoY)으로 급감했다.


용어 해설

아라비카(Arabica)와 로부스타(Robusta)는 전 세계 커피 품종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두 축이다. 아라비카는 고해발·저온 지역에서 재배돼 산미가 뚜렷하며, 전통적으로 프리미엄 가격이 형성된다. 로부스타는 고온·저지대에서 자라 카페인 함량이 높고 쌉싸래한 풍미가 특징이다. 인스턴트커피나 에스프레소 블렌드에 주로 사용된다.

ICE(Intercontinental Exchange)는 뉴욕·런던 등에 선물시장을 운영하는 글로벌 거래소다. 커피·코코아·설탕·면화 등 소프트(Soft) 상품 선물이 집중 거래되며, 국제 기준가격 형성에 절대적 영향력을 갖는다.

또한 쇼트포지션(Short Position)은 자산을 빌려 매도한 뒤, 향후 가격 하락 시점에 되사서 갚아 차익을 얻는 전략이다. 반대로 가격이 오르면 되사야 할 비용이 늘어나 ‘쇼트커버링(Short Covering)’이 발생하고, 이는 상승폭을 증폭시키는 촉매가 될 수 있다.


시장 전망 및 전문가 시각

스위스 커피 트레이더 볼카페(Volcafe)는 2025/26년 아라비카 공급 부족 규모를 850만 포대로 추정해 전년(550만 포대) 대비 적자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5년 연속 수급 적자라는 점에서 가격 지지선이 견고해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반면, 글로벌 펀드·상업 헤지(생산자) 양측 모두 재고·생산 증가를 근거로 “상승은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특히 베트남·브라질의 환율·기상 변수, 미국 관세 정책 등 복합 요인이 맞물려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참가자들은 △헤알화 강세 지속 여부 △베트남 가뭄 재발 가능성 △ICE 재고 흐름 △미국 관세 정책 결론 등 4대 요인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 변수의 방향성에 따라 9월물 아라비카 가격은 파운드(lb)당 160~190센트, 로부스타는 톤당 3,200~3,600달러 구간에서 등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시장은 악재·호재 뉴스가 맞물려 ‘균형 추세’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헤알화 환율이나 기상 악재처럼 즉각적인 변동 요인이 터질 경우, 숏커버링이 폭발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 브라질 상파울루 소재 대형 트레이더 관계자

투자 관점에서 전문가들은 “기술적 지지·저항 구간을 면밀히 확인하며 분할 접근”을 권고한다. 특히 ‘펀더멘털 개선’ 신호가 포착되기 전까지는 과도한 레버리지(차입) 매수를 자제하고, 환헤지 및 옵션전략 등 방어 수단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