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가뭄 우려로 커피 선물가 상승 마감

커피 선물 가격이 브라질 산지의 극심한 가뭄 우려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2024년 12월물 ICE 아라비카 커피(KCZ24)는 전일 대비 +4.20센트(+1.71%) 오른 파운드당 249.20센트에, 2025년 1월물 ICE 로부스타 커피(RMF25)는 +54달러(+1.25%) 상승한 톤당 4,358달러에 각각 장을 마쳤다.

2025년 9월 10일(현지시간), Barchart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브라질 최대 커피 재배 지역인 미나스제라이스州가 기록적인 건조 기후를 겪으면서 향후 작황이 심각하게 위축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민간 기상조사기관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Somar Meteorologia)는 지난주(8월 31일~9월 6일) 미나스제라이스에 내린 강수량이 27.4mm에 불과해 역사적 평균치의 64% 수준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1981년 이후 최저 강수 기록으로 평가된다. 커피 나무는 개화기(9~10월) 동안 충분한 수분을 필요로 하는데, 이 시기에 비가 부족하면 2025/26년산 아라비카 수확량이 크게 감소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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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베트남 동시 가뭄…아라비카·로부스타 모두 압박

로부스타 커피 역시 수급 불안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베트남 농업농촌개발부는 3월 26일 “2023/24 회계연도 커피 생산량이 전년 대비 20% 감소한 147만2,000톤으로, 최근 4년 새 최저치”라고 발표했다. ※회계연도 기준은 10월~9월이다. 미 농무부 해외농업국(USDA FAS)도 5월 31일 보고서에서 “2024/25년 베트남 로부스타 생산량을 2,790만 포대(60㎏ 기준)로 소폭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베트남 세관총국(GDVC)에 따르면, 9월 커피 수출은 전월 대비 32.6% 줄어든 5만1,369톤을 기록했으며, 1~9월 누적 수출도 전년 동기 대비 11.7% 감소한 110만톤에 그쳤다. 시장에서는 “동남아시아 핵심 산지 공급 감소가 글로벌 로부스타 선물 가격을 추가로 지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브라질 정부·국제기구 통계도 공급 차질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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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국영농업공사 코나브(Conab)는 9월 19일 2024년 브라질산 커피 생산 전망치를 5,480만 포대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5월 전망치(5,880만 포대)보다 400만 포대 감소한 수치다.

“미나스제라이스의 예년을 밑도는 강수량이 아라비카 품종의 생육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 코나브 보고서

한편 ICE 선물거래소의 등록 재고는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아라비카 재고는 2023년 11월 24년 만의 최저치(224,066포대)에서 다소 회복해 9월 10일 86만3,440포대로 1년 반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반면, 로부스타 재고는 7월의 1년 9개월 만의 고점(6,521랏) 이후 꾸준히 감소해 9월 10일 3,904랏으로 6개월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출 확대로 가격 상승 둔화 가능성도

국제커피기구(ICO)는 10월 7일 “8월 세계 커피 수출 물량이 전년 동월 대비 6.5% 증가한 1,092만 포대를 기록했고, 2023/24 회계연도(10월~8월) 누계 수출도 9.9% 늘어난 1억2,567만 포대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브라질 커피수출협회(Cecafe)가 10월 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9월 브라질산 생두 수출은 410만 포대로 전년 동월 대비 34% 급증했으며, 2023/24 전체 수출도 33% 증가한 4,730만 포대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ICO는 또 5월 3일 “2023/24년 세계 커피 생산량이 5.8% 증가한 1억7,800만 포대에 달해, 소비량(1억7,700만 포대)을 100만 포대 초과했다”고 발표했다. 대두·옥수수 등과 달리 커피는 ‘비연속적(격년) 생산 주기’의 영향을 받는데, 올해가 이례적으로 생산량이 많은 ‘오프 비에니얼(off-biennial)’ 사이클인 것이 공급 증가의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USDA 중기 전망…“재고 증가 불가피”

미국 농무부(USDA) 해외농업국이 6월 20일 발표한 중기 전망치에 따르면, 2024/25년 세계 커피 생산량은 4.2% 늘어난 1억7,623만5,000포대로 예상된다. 아라비카가 9,985만5,000포대(+4.4%), 로부스타가 7,638만포대(+3.9%)로 추계됐다. 같은 기간 마감 재고(ending stocks)는 2,578만포대로 전년 대비 7.7% 늘어날 전망이다.

USDA는 특히 브라질의 2024/25년산 아라비카 생산량을 4,820만 포대(+7.3%)로, 콜롬비아를 1,240만 포대(+1.6%)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이 같은 데이터는 중장기적으로 공급 과잉 및 가격 조정 가능성을 시사한다.


알아두면 좋은 커피 용어

아라비카(Arabica)는 고지대에서 재배되며 향미가 섬세해 프리미엄 커피에 주로 사용된다. 로부스타(Robusta)는 저지대·고온다습 지역에서 재배돼 카페인 함량이 높고 쓴맛이 강하다. 세계 시장 점유율은 아라비카가 약 60%, 로부스타가 40% 내외다.

랏(lot)’은 ICE 거래소에서 재고를 측정할 때 쓰는 단위로, 로부스타의 경우 10톤(10,000㎏)에 해당한다. ‘포대(bag)’는 60㎏ 가마를 의미한다.


시장 전망

단기적으로는 브라질·베트남의 기상 리스크가 공급 축소 요인으로 작용해 가격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 중장기적으로는 브라질의 재배 면적 확장과 ICO·USDA가 제시한 수요 대비 공급 과잉 전망이 재고 부담을 키워 가격 상승폭을 제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10~11월 꽃눈 분화기 강수량이 향후 2년치 시장 균형을 가를 핵심 변수”라며 “기상 모델과 농업 통계의 동시 모니터링이 필수”라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