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가뭄·미국 공급 차질로 커피 선물가격 급등

커피 선물가격이 2주 연속 가파른 랠리를 이어가며 19일(현지시간) 뉴욕 ICE에서 아라비카 9월물은 전장 대비 12.60센트(+3.67%) 뛰어 2.25개월 만의 고점을, 런던 ICE 로부스타 9월물은 255달러(+6.14%) 급등해 2개월 만의 최고치를 각각 새로 썼다.

2025년 8월 19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브라질 생산 차질과 미국 내 공급 감소 가능성을 동시에 반영하며 매수세를 확대했다. 특히 시장 참가자들은 ‘가뭄’, ‘관세’, ‘재고 감소’라는 세 가지 요인을 핵심 촉매로 지목하고 있다.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주산지 미나스제라이스(Minas Gerais)는 8월 16일로 끝난 한 주 동안 강수량이 전무했다는 민간 기상업체 소마 메테오롤로지아(Somar Meteorologia)의 보고가 나온 뒤, 작황에 대한 불안감이 급격히 고조됐다. 브라질은 전 세계 커피 공급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절대적 생산국이어서, 건조한 날씨만으로도 국제 시세가 민감하게 반응하기 쉽다.


미국 시장의 ‘예상치 못한 병목’도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 수입업자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부과한 브라질산 원두 50% 관세를 부담하기 어려워 신규 계약을 취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내 원두의 약 3분의 1이 브라질산이므로, 관세는 물류 흐름 전체를 흔들 수 있는 구조적 변수다.

앞서 8월 6일 브라질 통상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7월 브라질 미가공 커피 수출은 전년 대비 20.4% 감소한 16만1,000톤에 그쳤다. 민간 수출업체 협회 세카페(CECAFE)도 같은 달 녹색커피(그린빈) 수출이 28% 줄어든 240만 포대(60㎏ 기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세카페는 “아라비카 수출이 21% 줄고 로부스타는 49% 급감했다”라며, 1~7월 누적 수출도 22.2만 포대에 그쳐 전년보다 21% 감소했다고 전했다.

“관세와 물류비 상승으로 미국 바이어들이 계약을 포기하고 있다. 당장 4분기부터 북미 시장 재고가 빠듯해질 수 있다.” — 브라질 상파울루 소재 한 대형 로스터 발언

선물시장에서도 재고 감소는 이미 수치로 확인된다. ICE가 모니터링하는 아라비카 재고는 8월 15일 72만6,661포대까지 내려가 1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뒤, 19일 현재 소폭 반등했음에도 73만6,573포대에 불과하다. 로부스타 역시 6,749계약으로 3주 최저 수준이다.

반면, 현지 수확 진행률은 빠르다는 점이 가격 하단을 제한하고 있다. 브라질 최대 협동조합 코옥수페(Cooxupé)는 회원 농가 기준 8월 15일 현재 수확률 86.1%를 보고했다. 시장조사업체 사프라스앤메르카두(Safras & Mercado)도 8월 6일 기준 2025/26년 작황 수확률이 94%로 지난해 동기(92%)보다 앞서 있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로부스타 99%, 아라비카 91%가 완료됐다.


글로벌 교역·생산 동향

국제커피기구(ICO)는 8월 6일 발표에서 6월 세계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7.3% 늘어난 1,169만 포대라고 밝혔다. 그러나 2024/25 회계연도(10~6월) 누적 수출은 0.2% 감소한 1억414만 포대에 그쳤다.

베트남도 기후난으로 공급에 변동성이 커졌다. 2023/24년 베트남 커피 생산량은 147만2,000톤(전년 대비 20% 감소)으로 4년 만에 최저를 찍었다. 베트남 통계청(GSO)은 2024년 수출이 17.1% 줄어든 135만톤이라고 전했지만, 2025년 1~7월 수출은 6.9% 늘어난 105만톤으로 잠정 집계됐다.

미국 농무부 해외농업국(USDA FAS)은 6월 25일 보고서에서 2025/26년 세계 생산량이 1억7,868만 포대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라비카는 1.7% 감소하지만 로부스타가 7.9% 급증해 전체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같은 기간 재고는 4.9% 늘어 2,281만9,000포대가 될 것으로 관측됐지만, 스위스 트레이더 볼카페(Volcafe)는 오히려 아라비카 공급 적자 850만 포대를 예상, 5년 연속 ‘디피시트’ 지속을 경고했다.


용어·지표 해설

아라비카(Arabica)로부스타(Robusta)는 전 세계 커피 품종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양대 계열이다. 아라비카는 고지대에서 재배되며 향미가 섬세하지만 병충해와 기후변화에 취약하다. 로부스타는 저지대·고온다습 환경에서 자라 카페인이 높고 쓴맛이 강하며, 인스턴트용·에스프레소 블렌딩에 폭넓게 쓰인다.

ICE 재고는 뉴욕·런던 상품거래소가 인증한 창고에 보관 중인 원두 물량을 뜻한다. 선물 만기 인도 가능 물량이 기준이므로 실물 부족 신호로 해석된다.

포대(bag)는 국제 통용 단위로 60㎏이며, 1만 포대는 약 600톤에 해당한다.


시장 전망과 기자 해설

현재 가뭄·관세·재고 감소라는 삼각 파동은 단기적으로 커피 가격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수요는 계절적 성수기를 앞두고 있어, 브라질산 대체 물량 확보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연말 이전 추가 랠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반면 중장기적으로는 브라질·베트남 수확이 예년 수준을 상회하고, FAS 전망대로 로부스타 증산이 실현될 경우 가격은 완만한 조정을 받을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ICE 재고 추이브라질 북동부·베트남 중부 강수 패턴을 주시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향후 미국 대선 정국에서 무역정책이 변동될 여지도 있어, 관세 리스크 관리 역시 필수적이다.

결론적으로, 단기 강세·중기 변동성 확대라는 구조적 특징을 고려해, 헤지 전략이나 스프레드 거래를 통한 리스크 분산이 합리적 대응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