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극장가, 초대형 스크린과 리클라이너 투자로 ‘극장 매직’ 재점화

리클라이너 좌석벽면을 가득 채우는 초대형 스크린, 그리고 우레 같은 음향은 팬데믹 이후 극장으로부터 멀어졌던 관객을 다시 불러오고 있다. 피닉스 시어터스(Phoenix Theatres)는 5백만 달러를 투입해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그레이트 노던몰(Great Northern Mall) 내 10개 상영관을 ‘완벽한 몰입형 영화 공간’으로 재단장했다.

2025년 9월 17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재개장 이후 이 극장에서는 ‘슈퍼맨’과 ‘쥬라기 월드: 리버스(Rebirth)’와 같은 블록버스터 프리미엄 상영이 연일 매진됐다. 코리 제이컵슨(Cory Jacobson) 피닉스 시어터스 회장은 “좌석과 화질, 음질이 집에서 경험할 수 있는 수준보다 월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미 주요 극장 체인들의 공격적인 설비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AMC 엔터테인먼트, 리갈 시네마, 시네마크 등은 지난 1년간 상영관 업그레이드에 15억 달러 이상을 쏟아부었다고 극장 업계 단체 시네마 유나이티드(Cinema United)는 밝혔다. 투자 항목은 스크린 확대,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IMAX·스크린X와 같은 고급 영상·음향 포맷, 그리고 전동 리클라이너·발받침 등 ‘럭셔리 좌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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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라지 포맷(PLF) 확산

시장조사업체 컴스코어(Comscore)가 전용 데이터로 집계한 결과, IMAX·돌비 시네마·스크린X 등 PLF 상영관은 2025년 들어 미국·캐나다 전체 티켓 판매의 14.9%를 차지해 2019년 9.8%에서 크게 늘어났다. 티켓 가격은 일반 상영보다 평균 5달러 비싸지만, 관객들은 “그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티켓 인텔리전스 업체 엔트텔리전스(EntTelligence)에 따르면, 극장들은 이러한 프리미엄 요금으로 팬데믹 이후 23% 감소한 관객 수익을 일부 상쇄하고 있다. 텍사스 캐피털 시큐리티스(Eric Wold) 애널리스트 에릭 월드(Eric Wold)는 “박스오피스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는 동력은 관객 수 증가보다는 높은 티켓 가격과 PLF”라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스오피스 총수입은 여전히 팬데믹 이전에 못 미친다. 이에 따라 극장주들은 ‘투자 지속’으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시네마 유나이티드의 마이클 오리어리(Michael O’Leary) 대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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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스크린에서 영화를 보는 경험은 다른 어느 곳에서도 재현할 수 없다

”며 재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세계적 확대 추세

시네마 유나이티드에 따르면, 2023년 이후 전 세계에 PLF 스크린 200여 개가 추가 설치돼 총 6,000개에 육박한다. 이런 추세 속에서 뉴욕주 그리스(Greece)에 위치한 애플 시네마스(Apple Cinemas)는 스크린X 포맷(270도 화각이 측면 벽면까지 펼쳐지는 기술)을 도입했다. 관객 매그놀리아 뉴(Magnolia Neu)는 “대형 포맷이 아니었다면 영화관에 돈을 내고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5년 여름 박스오피스 성적도 관심사다. ‘Lilo & Stitch’ 실사판, ‘미션 임파서블’ 신작 등이 힘을 보태 메모리얼 데이 주말 흥행 기록을 경신했지만, 여름 전체 수입은 36억7,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0.1% 하락했다고 컴스코어는 밝혔다.

컴스코어 수석 미디어 애널리스트 폴 더가라베디언(Paul Dergarabedian)은 “2020년 3월 셧다운 이후 극장이 놀라운 회복세를 보이지 않았다면, 프리미엄 포맷 논의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현 상황을 평가했다.


용어 설명

1 IMAX·돌비 시네마·스크린X : 기존 스크린 대비 화질·음향·시야각을 극대화한 초대형 포맷으로, 일반 상영관보다 높은 몰입감을 제공한다.
2 리클라이너 좌석 : 등받이와 발받침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전동식 고급 좌석으로, 항공기 비즈니스석과 유사한 안락함을 제공한다.

결론적으로, 극장 업계는 설비 고급화가격 프리미엄 전략으로 ‘극장의 미래’를 모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스트리밍 서비스와 차별화된 현장 경험이 관객 유입의 핵심”이라는 데 의견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