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미국 지표에도 증시 낙관 … 연준 금리 인하 ‘로켓 연료’ 기대 고조

로키 스위프트(Rocky Swift)가 전하는 글로벌·유럽 시장 전망

미국발 ‘나쁜 뉴스가 오히려 좋은 소식’이라는 진풍경이 이어지고 있다. 경제 지표가 부진할수록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하가 촉발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기 때문이다.

2025년 8월 5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CME 페드워치(FedWatch) 툴이 집계한 9월 기준금리 인하 확률은 94%로 급등했다. 이는 불과 일주일 전 63%에서 크게 뛴 수치다. 시장은 연말까지 최소 두 차례, 총 0.5%p의 추가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확률 급등의 도화선은 지난주 발표된 미국 7월 비농업부문 고용(Non-farm Payrolls) 부진이었다. 고용 쇼크로 뉴욕 증시는 출렁였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통계 책임자를 경질하며 ‘메신저를 쏘는’ 강수를 뒀다.

연준의 독립성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아드리아나 쿠글러(Adriana Kugler) 연준 이사가 조기 사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공석을 채울 인사를 지명할 수 있게 됐다. 정치적 충성심이 중앙은행 의사 결정에 스며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대목이다.


아시아-태평양 증시 동향

뉴욕발 훈풍 속에 아시아 증시는 대체로 강세를 보였다. MSCI 일본 제외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0.4% 상승했으며, 한국 코스피는 1% 급등해 두드러졌다. 베트남 VN지수 또한 사상 최고치 부근을 맴돌았다.

일본과 중국의 서비스업 활력도 눈길을 끌었다. 일본 S&P 글로벌 서비스 PMI는 7월 53.6으로 2월 이후 최고치였고, 중국 7월 서비스업 PMI 역시 1년여 만에 가장 빠른 확장세를 기록했다.


유럽 지표·실적 캘린더

오늘 유럽에선 프랑스 6월 산업생산과 7월 PMI (제조·서비스 혼합 경기 선행지표)가 발표된다. 기업 실적은 디아지오·BP·도이체포스트·텔레콤 이탈리아 등이 대기 중이다.

미국에서는 캐터필러·화이자·Yum! Brands·매리어트인터내셔널·폭스 코프가 실적을 내놓는다. 2분기 미국 어닝 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월트 디즈니와 캐터필러 등 ‘대형주 잔여 카드’에 관심이 모인다.


선물시장 시황

유럽·미국 주가지수 선물은 ‘상승 스타트’를 예고했다. 범유럽 Euro Stoxx 50 선물이 0.13% 올랐고, S&P 500 E-mini 선물도 0.14% 상승했다.


전문가 해설: ‘나쁜 뉴스가 좋은 뉴스’의 기제

“경기 둔화 → 연준 완화정책 → 유동성 증가 → 주가 상승”

라는 공식이 재확인된 셈이다. 투자자들은 이미 ‘로켓 연료’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강력한 유동성 공급을 요구하고 있다.

금리선물 시장이 예측하는 바와 달리 연준은 여전히 “데이터에 기반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그러나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정치적 압박은 커질 전망이다.

특히 CME 페드워치 도구는 연방기금선물을 실시간 분석해 ‘FOMC 금리 결정 확률’을 산출한다. 지표 해석·기준일·데이터베이스가 공개돼 있어 연준 시뮬레이터라 불리기도 한다.


용어·배경 설명

• 비농업부문 고용(NFP) : 농업을 제외한 민간·정부 일자리 변화를 월간으로 집계한 미국 최중요 경기 지표다. 고용 창출이 둔화하면 소비 위축→성장 둔화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 PMI(Purchasing Managers Index) : 공급관리협회(ISM)·S&P 글로벌 등이 조사하며, 생산·수주·고용 등의 기업 설문을 계량화한 경기 선행지표다. 50 초과면 확장, 50 미만이면 위축을 의미한다.

•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 미국 중앙은행으로, 통화정책·금리·대차대조표를 통해 물가 안정과 완전고용을 목표로 한다. 독립성 훼손 논란이 반복될 때마다 금융시장은 크게 동요해 왔다.


기자 시각 및 전망

연준이 9월 회의에서 25bp 인하에 그칠지, 아니면 50bp ‘빅컷’ 카드를 꺼내들지는 결국 ‘데이터’가 결정할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거친 언행과 인사 교체는 중앙은행 의사 결정에 정치적 노이즈를 증폭시키고 있다.

아시아·유럽이 엇갈린 시차 속에서도 서비스업 PMI가 견조함을 보인 점은 글로벌 경기 ‘연착륙’ 시나리오에 힘을 실어준다. 그럼에도 관세·통상 갈등이 재점화될 경우 시장은 다시 변동성의 소용돌이에 빠질 수 있다.

총선·대선 등 정치 이벤트, 유가·원자재 가격, 지정학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하반기에는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리스크 관리가 필수적이다.

결국 투자자들에게 던져진 화두는 두 가지다. 첫째, “연준이 언제까지 시장의 기대에 부응할 것인가”, 둘째, “‘나쁜 뉴스’가 연준을 강제할 만큼 충분히 나쁜 것인가”이다. 답은 향후 수개월간 나올 지표와 정치적 파장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