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방산 부문에서 근무하는 약 3,200명의 조합원이 목요일 새 단체협약안에 대한 비준 표결에 돌입했다. 이번 표결은 F-15 전투기 생산과 기타 프로그램에 차질을 빚게 한 3개월을 넘긴 파업을 끝낼 수 있을지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해당 파업은 1996년 이후 첫 작업중단으로 기록돼 이례성이 크다.
2025년 11월 13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조합원들이 투표 중인 새 계약안은 5년간 임금 24% 인상과 선지급 보너스 6,000달러(종전 제안의 3,000달러에서 상향)를 포함한다. 다만 보잉이 과거 제시했던 향후 지급 4,000달러 지급안은 이번 제안에서 삭제됐다. 협상 구조는 단기 유동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정된 셈이다.
이번 파업의 주체는 국제기계항공우주노조(IAMAW) 837지구로, 구성원 대다수는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지역 근무자다. 조합원들은 8월 4일 파업에 돌입했으며, 이는 사측 제안이 현장 우려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노동조합의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노조는 앞선 제안을 연이어 부결해 왔고, 그 과정에서 방산 생산 라인의 일정 지연이 누적됐다.
계약안 주요 내용과 쟁점
새 제안의 핵심은 임금 24% 누적 인상(5년)과 6,000달러 일시금이다. 초기 보너스를 확대하는 대신, 후불형 4,000달러 지급 옵션은 제외됐다. 임금 경로의 가시성을 높이면서도 총보상 구조의 시점을 조정한 것으로, 현금 유입의 시기를 둘러싼 이해가 쟁점이 될 수 있다. 노조가 반대해온 항목들이 어느 정도 수정됐으나, 근속·직무·숙련별 임금 격차나 복지·연금 체계 등 다른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노동조합은 앞서 “제안이 현장의 우려를 충분히 해결하지 못했다”고 밝혀 기존 안을 부결해 왔다.
이번에는 선지급 보너스 규모를 확대해 단기 현금 보상을 강화했으나, 총보상의 생애주기 측면에서 후불 지급 삭제가 조합원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투명하다. 그럼에도 생산 차질 최소화에 대한 현장·경영진의 공감대가 일정 부분 형성돼 있어, 비준 가능성은 이전 제안 대비 높아졌다는 관측이 있다.
생산 차질과 프로그램 영향
보잉의 켈리 오트버그 최고경영자(CEO)는 9월 11일 모건스탠리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이번 파업의 파급효과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파업은 당사의 전투기 생산에 영향을 미쳤다. F-15, F-18 개조(mods)와 일부 탄약(무장) 관련 업무도 타격을 받았다.”
보잉은 파업 기간 일부 제품 라인에 IAM 비조합 근로자를 투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투기와 무장체계는 안전·품질·공정 숙련의 연속성이 중요한 분야여서, 핵심 숙련 인력의 부재는 생산성·납기·검사 주기의 연쇄적 지연으로 이어지기 쉽다. 방산 고객 특성상 납품 일정의 신뢰성은 향후 수주 경쟁력과 직결되는 만큼, 조속한 정상화 필요성이 커졌다.
방산 사업의 매출 비중과 기업 재무 맥락
보잉 방산 부문은 2025년 1~9월 655억 달러 매출 가운데 약 30%를 차지했다. 이는 상용기 부문 이슈와 별개로, 방산의 현금흐름 안정성과 포트폴리오 다변화 역할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관련해 CNBC는 앞서 보잉이 2025년 3분기에 777X 일정 지연으로 49억 달러의 비용을 계상했다고 전했다. 상용기 측 비용 압박이 존재하는 만큼, 방산의 차질 최소화는 그룹 차원의 재무 안정성에도 의미가 있다.
노동비용 관점에서는, 24% 임금 인상은 다년 계약 전체 기간에 걸친 누적 수치로서, 연평균 환산 시 인상률은 더 낮아진다. 그럼에도 숙련 기능공이 집중된 라인 특성상 임금 테이블의 변화는 직무 급간·교대조·초과근무 수당 구조에 파급될 수 있어, 원가·납기·품질 균형을 위한 정밀한 생산계획 재설계가 요구된다.
표결 일정과 복귀 시나리오
노조 측은 이번 표결이 통과될 경우, 조합원이 이르면 일요일 현장에 복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라인 재가동과 검사·인수 절차 재개를 뜻하며, 파업 기간 축적된 작업 지연(backlog) 해소 계획이 즉시 가동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부결 시에는 협상이 재개되겠지만, 연말로 갈수록 납품 캘린더와 고객 마일스톤 충족 부담이 커져 양측의 협상 레버리지에 변동이 생길 수 있다.
한편, 이번 방산 표결은 정확히 1년 전과 유사한 구도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3만2,000명이 넘는 상용기 조립 라인의 노조원들이 협상 결렬로 7주간 일터를 떠났고, 이후 새 계약 비준으로 복귀했다. 연속된 대규모 노동 분쟁은 인력 유지와 안전·품질 문화를 최우선 가치로 재정렬하는 흐름을 강화하고 있다.
용어 설명: 현장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배경
IAMAW(International Association of Machinists and Aerospace Workers)는 북미권의 대표적 제조·항공우주 노동조합으로, 보잉의 여러 사업장에서 임금·복지·안전 관련 단체협약을 체결한다. District 837은 세인트루이스 지역을 중심으로 한 지구 조직으로, 전투기·무장체계 생산 라인에서 숙련 기능 인력을 다수 포괄한다. 기사에서 언급된 F-18 mods는 F-18 개량·개조(modifications) 작업을 뜻하며, 전장 소프트웨어·항전·기골 업그레이드 등 복합 공정이 포함된다.
보잉(BA)은 상용기·방산·서비스로 사업이 구분되며, 방산은 비교적 수주 기반의 안정적 매출이 특징이다. 그러나 노동력 가용성과 공정 숙련은 방산 수익성에 직접적인 변수가 되므로, 대규모 파업은 단기 실적뿐 아니라 중장기 프로그램 신뢰도에도 부담 요인이 된다.
리스크와 관전 포인트
첫째, 비준 여부에 따라 생산 정상화 속도가 갈린다. 비준 시 일요일 복귀가 현실화되면, 단기 납기와 시험·검수 일정의 정상화에 속도가 붙는다. 둘째, 보상 구조의 변화가 현장 숙련 인력 유지와 신규 채용에 미치는 영향이 관건이다. 셋째, 방산의 30% 매출 비중과 상용기 측 비용 이슈를 고려하면, 방산 라인의 안정 가동은 그룹 재무에 완충재로 기능한다.
넷째, 보잉이 파업 기간 투입한 비조합 인력의 역할 정리와 품질·안전 체계의 일관성 회복이 중요하다. 규제·감사 환경에서 작업자 인증과 공정 추적성은 필수 요건이므로, 복귀 이후 초기 몇 주간은 공정 검증과 재교정 단계가 병행될 수 있다.
결론
이번 표결은 단순한 임금 인상 여부를 넘어, 보잉 방산 사업의 운영 복원력과 노사 신뢰 회복의 시험대다. 5년간 24% 인상과 6,000달러 선지급 보너스라는 재설계된 보상 패키지가 현장 우려를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면, F-15 및 F-18 개조, 일부 탄약 관련 업무의 정상화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반면 부결 시에는 협상 공백의 비용이 커져, 프로그램 일정과 고객 신뢰 관리에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해질 것이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세인트루이스 라인의 재가동과 품질 체계의 일관성 확보가 향후 분기의 성과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