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앤제리스(Ben & Jerry’s)의 공동창업자 제리 그린필드(Jerry Greenfield)가 회사 운영의 독립성이 훼손됐다는 이유로 사임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그는 모기업인 유니레버(Unilever)가 브랜드의 목소리를 [0m“침묵시켰다”고 밝히며, “더는 양심상 회사에 머무를 수 없다”고 말했다.
2025년 9월 17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그린필드는 사내 서신에서 1990년대 합병 당시 마련된 사회적 미션 보호 조항이 사실상 무력화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독립성은 우리가 유니레버와 체결한 독특한 합병 계약 덕분에 유지돼 왔다”며 “그러나 그 토대가 사라졌다”고 강조했다.
“벤앤제리스의 사회적 목소리는 회사의 핵심 정체성이다. 그 정체성을 지킬 수 없다면 더는 브랜드를 대표할 명분이 없다.” – 제리 그린필드 사임 서한 중
합병 계약의 핵심 ‘사회적 접근권’ 조항 해설
벤앤제리스는 2000년 유니레버에 인수될 때 경영·제품·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독자적 의사결정권을 명문화했다. 해당 계약은 글로벌 소비재 대기업이 소셜벤처의 ‘가치 지향적 경영’을 보존할 수 있는 모델로 자주 인용돼 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 기후변화 대응, 인권 이슈 등을 둘러싼 브랜드의 공식 입장 발표가 잇달아 지연·삭제되면서 내부 반발이 커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계약 문구만으로는 대기업의 브랜드 관리·위기 관리 프로세스를 제한할 수 없었다”고 평가한다. 실제로 글로벌 법무팀과 PR팀이 위험 요소를 이유로 문구를 손보는 과정에서 벤앤제리스 고유의 급진적 메시지가 약화됐다는 설명이다.
그린필드의 사임… 기업지배구조·ESG 논쟁 촉발
현재 사임은 이사회 및 주주 구조 변화를 압박하는 촉매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유니레버는 지난해부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약과 실적 사이의 균형을 요구받아 왔으며, 기관투자자들 역시 “브랜드의 사회적 신뢰를 훼손할 경우 매출·평판 리스크가 동시에 확대된다”고 경고해 왔다.
일각에서는 그린필드의 전격 퇴진이 ‘소셜 브랜드’와 ‘대기업 거버넌스’ 간 충돌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 사건이라고 평가한다. 이는 스타트업·벤처 생태계에서 잇단 ‘미션 락(목표 상실)’ 논란과 맥을 같이한다. 특히, 기업 인수·합병(M&A) 시 사회적 미션을 유지하기 위한 법적 안전장치가 얼마나 현실적으로 작동하는지에 의문을 제기한다.
“브랜드 독립성 사라졌다”… 내부 직원·소비자 반응
벤앤제리스 내부 노조는 성명을 통해 “창업자가 떠날 만큼 심각한 상황이면 이사회는 즉각 독립성 회복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SaveBenAndJerrys’ 해시태그가 등장해, 기업 거버넌스 투명성을 요구하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반면 유니레버 관계자는 파이낸셜타임스에 “브랜드의 사회적 가치는 존중되며, 합병 계약 또한 여전히 유효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이행 방안이나 일정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벤앤제리스와 유니레버: 25년 동행의 명암
벤앤제리스는 1978년 미국 버몬트주 벌링턴에서 그린필드와 벤 코언(Ben Cohen)이 창업한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다. 유니레버 인수 후 연 평균 10% 내외의 성장세를 유지하며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됐지만, 각종 사회정의 캠페인을 전개해 온 독립 이미지 덕분에 소비자 충성도가 특히 높다.
유니레버는 도브(Dove), 립톤(Lipton), 헬만스(Helmann’s) 등 400개 이상의 브랜드를 보유한 다국적 소비재 그룹이다. 그룹 차원에서 지속가능경영 전략 ‘Unilever Compass’를 강조하지만, 개별 브랜드의 과감한 정치·사회적 목소리를 어디까지 허용할지에 대해서는 수년간 내부 논쟁이 이어져 왔다.
전문가 시각: 거버넌스 재설계와 투자자 시그널
영국 런던정치경제대(LSE) 기업지배구조 연구소의 수잔 클라크 교수는 “창업자 이탈은 단순 인사 변동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 기반 브랜드 인수 모델 전반에 경고를 주는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유니레버가 독립성 회복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할 경우 ESG 투자지수 편입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시카고 소재 애널리스트 제프리 존슨은 “그린필드의 사임은 단기적으로 유니레버 주가에 가시적 충격을 주지 않을 수 있지만, 장기 고객 이탈·브랜드 가치 하락 위험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Z세대 소비자는 진정성(Authenticity)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기 때문에, 메시지의 일관성을 잃으면 회복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향후 시나리오
① 유니레버가 독립 자문위원회 권한 강화, ② 벤앤제리스 이사회 직속 ‘사회적 미션 위원회’ 신설, ③ 외부 거버넌스 감사 등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실제 실행에는 법적·재무적 검토가 필요하며, 소비자·투자자 압력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그린필드 본인은 “사임 후에도 사회적 정의 운동과 기후 행동 캠페인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공동창업자 벤 코언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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