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상장 주식 포트폴리오(총 3,030억 달러 규모) 가운데 31.3%가 불과 세 개의 인공지능(AI) 관련 종목에 집중돼 있다. 해당 종목은 아마존(Amazon), 코카콜라(Coca-Cola), 애플(Apple)이다.
2025년 9월 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버핏은 1965년부터 지금까지 장기 가치투자 원칙을 고수하며 연평균 19.9%라는 S&P 500 지수의 두 배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해 왔다. 그는 올해 말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지만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할 예정이어서, 그의 보수적이면서도 실용적인 투자 철학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1. 아마존 – 포트폴리오 비중 0.8%
버크셔가 2019년 처음 편입한 아마존(NASDAQ: AMZN)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및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이다. 버핏은 기회 포착이 늦었다고 공개적으로 아쉬움을 표명했으나, 현재 보유 지분 가치는 23억 달러에 달한다. 아마존은 이미 1,000개 이상의 AI 애플리케이션을 보유하고 있으며, 쇼핑 어시스턴트 ‘루퍼스(Rufus)’와 불량 제품 자동 식별 시스템 ‘프로젝트 프라이빗 인베스티게이터’ 등을 통해 고객 경험을 개선하고 있다.
CEO 앤디 재시는 2025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AWS의 AI 관련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AWS는 엔비디아 칩 기반 AI 전용 데이터센터, 자체 개발 대규모 언어모델(LLM) ‘노바(Nova)’ 등으로 기업 고객에게 AI 개발 풀스택을 제공한다. 여기서 LLM(Large Language Model)이란 대용량 데이터 학습을 통해 자연어를 이해·생성하는 AI 모델로, 챗GPT와 같은 서비스의 핵심 기술이다.
2. 코카콜라 – 포트폴리오 비중 9.1%
음료 산업과 최첨단 기술의 만남은 다소 이례적으로 보이지만, 코카콜라(NYSE: KO)는 AI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 물류, 마케팅까지 혁신하고 있다. 2024년 회사는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와 2029년까지 11억 달러 규모의 협약을 체결해 Copilot 가상비서, Azure OpenAI 서비스(챗GPT 최신 모델 접근) 등을 도입했다.
2025년 4월에는 어도비와 손잡고 ‘피지온(Fizzion)’이라는 AI 기반 디자인 툴을 공동 개발했다. 코카콜라는 200여 개 브랜드를 운영하는 만큼 방대한 마케팅 자산을 갖고 있는데, 피지온은 디자이너의 작업 과정을 학습해 캠페인 제작 시간을 대폭 단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버핏은 1988~1994년 사이 13억 달러를 투입해 4억 주를 사들인 뒤 지금까지 한 주도 팔지 않았다. 현재 지분 가치는 275억 달러로 불어났고, 2025년 기준 기대 배당금만 8억1,600만 달러에 이른다.
3. 애플 – 포트폴리오 비중 21.4%
애플(NASDAQ: AAPL)은 2016년부터 2023년까지 버크셔가 약 380억 달러를 투입해 매수한 핵심 종목이다. 2024년 초 지분 가치는 1,700억 달러로, 버크셔 전체 포트폴리오의 절반을 차지했다. 이후 비중 조정 차원에서 절반가량 매도했지만, 여전히 최대 보유 종목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애플은 전 세계에 23억 5,000만 대 이상의 활성 기기를 보유하고 있어 AI 대중화의 최대 ‘터치포인트’로 평가된다. 아이폰·아이패드·맥 전용 AI 칩을 기반으로 ‘애플 인텔리전스’를 선보이며, 이메일·메시지 요약, 자동 답장, 이미지 생성, 알림 우선순위 설정 등 다양한 기능을 단계적으로 탑재하고 있다. 이는 하드웨어 업그레이드 수요를 자극해 장기적 매출 성장에 기여할 전망이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장기 투자 철학
버핏은 화려한 테마주를 쫓기보다 지속 가능한 현금 흐름과 우수한 경영진을 갖춘 기업을 선호한다. 그러나 위 세 기업은 본업에 AI를 접목해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하고 있어, 그의 엄격한 투자 기준을 충족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59년간 500달러를 버크셔에 투자했다면 2,240만 달러가 됐을 것이라는 일화는 그의 전략이 얼마나 강력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반면 같은 기간 S&P 500 지수에 투자했다면 17만1,453달러로, 격차가 확연하다. 이는 복리 효과와 리스크 관리가 결합된 장기 투자 전략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용어 설명 및 투자 시사점
• 클라우드 컴퓨팅 – 인터넷을 통해 서버·스토리지·데이터베이스 등 IT 인프라를 빌려 쓰는 서비스 모델이다. 초기 투자비를 줄이고 확장성을 확보할 수 있어, AI 시대 기업 IT 전략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 LLM(대규모 언어모델) – 수십억 단어 규모의 데이터를 학습해 인간과 유사한 언어 생성·이해 능력을 갖춘 AI 모델을 가리킨다. 챗GPT, 노바 등이 대표적이다.
• 배당금 – 기업이 이익의 일부를 주주에게 현금이나 주식으로 배분하는 것으로, 장기 투자 수익의 안정성을 높여준다.
세 종목 모두 AI 활용도를 높여 기존 사업모델을 강화하고 있으며, 버크셔 포트폴리오 가치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AI가 전통적 사업에도 실질적 경쟁우위를 제공한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