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로이터—미국 2위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이하 BoA)가 딘 아타나시아(59)와 짐 디메어(56)를 공동 사장(co-president)으로 임명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결정은 브라이언 모이니핸(65) 최고경영자(CEO)의 잠재적 후계 구도를 본격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2025년 9월 12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모이니핸 CEO는 전 직원에게 보낸 서한에서 “딘과 짐은 나와 함께 장기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며 새로운 역할을 공식화했다. 그는 동시에 앨러스터 보스윅 최고재무책임자(CFO)를 Executive Vice President(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모이니핸은 서한에서 “나는 이번 10년이 끝날 때까지 회사를 이끌 의지가 확고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2010년 취임한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후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BoA의 체질 개선을 주도해 왔다.
★ 용어 풀이1
co-president는 두 명 이상의 사장이 동일 직급에서 각기 사업 부문을 총괄하는 지위를 말한다. 북미 대형 은행들은 승계 경쟁을 투명하게 하기 위해 해당 직책을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
승계 레이스 본격화
웰스파고의 은행 담당 애널리스트 마이크 메이요는 “이제 보스윅까지 포함해 차기 CEO를 둘러싼 ‘3파전’이 펼쳐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이니핸이 5년간 더 재임 의사를 밝혔지만, 주가 및 성과 개선 압박도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BoA 주가는 올해 들어 15% 상승해, JP모건체이스의 28% 상승률 및 S&P 은행지수 20% 상승률을 하회하고 있다.
주요 사업 재배치
모이니핸 CEO는 “딘과 짐이 최고 우선순위를 향한 역량, 집중력, 전문성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며 두 공동 사장이 모든 사업 라인을 포괄적으로 관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각 사업부 책임자는 이들에게 직접 보고한다.
아타나시아는 이미 소매·선호 고객(preferred banking)·비즈니스 뱅킹·글로벌 상업은행 등 8대 핵심 사업 중 4개를 담당해 왔다. BoA 전체 매출의 약 42%를 차지하는 소비자금융 부문이 그의 주 무대다.
반면 디메어가 이끄는 마켓 사업부는 14분기 연속 매출 증가 기록을 이어갈 전망이다. 2분기 해당 부문 매출은 15% 증가하며 컨센서스를 웃돌아 BoA의 순이익 달성에 기여했다.
장기 과제와 시장 기대
메이요 애널리스트는 “BoA는 기업·투자은행(CIB), 프라이빗뱅크, 메릴린치(자산관리) 등에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주들은 성과 가시화를 원한다”며, 공동 사장 체제가 성과 개선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BoA뿐 아니라 월가 투자자들은 최대 은행인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의 은퇴 시점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이먼은 19년 넘게 회사를 이끌어 온 장수 CEO다.
업계 관전 포인트
대형 은행들이 ‘장수 CEO → 공동 사장 → 최종 승계’라는 3단계 구조를 상시 가동하는 이유는 리더십 공백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업계에서는 BoA의 이번 인사가 당분간 연착륙형 승계 모델의 표본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CEO를 더 오래 연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적과 주가가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 — 마이크 메이요 웰스파고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