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주요 이슈] 영국 정부가 재정적자 축소를 위해 베팅·게임 산업에 대한 세금 인상을 검토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급격한 세율 인상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2025년 9월 12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바클레이즈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발간한 리서치 노트에서 ‘5%p 세율 인상’ 시 정부가 최대 7억 파운드(약 1조1,800억원)의 추가 세수를 거둘 수 있지만 이는 2029~2030 회계연도까지 요구되는 265억 파운드 재정 조정 규모의 2~3%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현재 영국의 베팅·게임 세목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소매·온라인 베팅 모두에 적용되는 일반 베팅세(General Betting Duty) 15%, 온라인 카지노·슬롯 등에 붙는 원격 게임세(Remote Gaming Duty) 21%, 매장형 게임기에 부과되는 머신 게임세(Machine Gaming Duty) 25%, 그리고 고객 손실액에 3%가 매겨지는 금융 스프레드 베팅세가 그것이다.
“시장에서는 세율 추가 인상 위험을 선반영하며 주가가 조정을 받았다”
고 바클레이즈는 짚었다. 실제로 엔테인(Entain) 주가는 8월 초 대비 12%, 플러터(Flutter) 주가는 5% 하락해 주요 지수를 하회했다.
세금 인상 가능성을 제한하는 3가지 요인
첫째, 정부는 이미 ‘원격 베팅·게임 단일세’(Remote Betting & Gaming Duty) 신설을 제안하고 있어 중복 조정 부담이 존재한다. 둘째, 세율을 과도하게 올릴 경우 오프라인 매장 폐쇄 → 일자리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셋째, 과세 환경이 지나치게 가혹해지면 이용자들이 오프쇼어(역외)·불법 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 세수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럼에도 온라인 게임세(21%)는 이미 이탈리아·뉴저지 등 주요 시장 평균(약 25%)보다 낮아 ‘5%p 인상’ 시나리오는 여전히 현실적 카드로 평가된다. 바클레이즈는 이러한 인상안이 2026년 엔테인 주당순이익(EPS)을 7%가량, 플러터 EPS를 4%가량 깎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스프레드 베팅 업계에 미칠 파장
IG그룹 등 금융 스프레드 베팅 업체들은 현행 3% 손실세율이 변동될지 불확실하지만, 세율이 오를 경우 ▲법인 소재지를 역외로 이전 ▲스프레드(수수료) 조정 ▲마케팅 예산 축소 등 여러 대응책을 검토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합리적 수준의 세율 변화라면 충분히 흡수할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용어 해설
스프레드 베팅(Spread Betting)은 특정 자산 가격 변동폭에 베팅해 차익을 노리는 파생상품 거래 방식으로, 실제 자산 보유 없이도 높은 레버리지를 활용할 수 있다. 영국에서는 고객 손실에 대해 과세하는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기자 관점에서 볼 때, 영국 재무부가 재정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정치적 저항이 상대적으로 적은 온라인 부문을 우선 겨냥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물리적으로 세수 기여도가 제한적이라는 점과, 시장 위축·일자리 감소 우려가 맞물리면 전면적 세율 인상보다 ‘선별 조정+규제 일원화’로 무게 중심이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업계는 효율성 제고·역외 이탈 방지라는 이중 과제를 해결해야 하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세제 리스크가 이미 일정 부분 주가에 반영됐는지 여부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