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클레이스 “파월 잭슨홀 발언이 연준 연말 정책 방향 가를 것”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이 제롬 파월 의장이 이달 말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내놓을 메시지에 크게 좌우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스(Barclays)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잭슨홀 경제 심포지엄이 그 어느 때보다 결정적”이라고 평가하며, 금리·증시·환율 등 핵심 자산 가격이 행사 직후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2025년 8월 1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심포지엄은 8월 21일 개막하며, 이 자리에서 파월 의장이 밝힐 연설문이 연준의 연말 정책 경로를 사실상 예고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바클레이스는 최근 발표된 부진한 고용지표관세 인상에 따른 물가 압력을 복합적으로 고려할 때, 중앙은행의 고민이 한층 깊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이달 초 발표된 미국 비농업 부문 신규고용은 예상치를 밑돌았으며, 이에 따라 채권시장에서는 9월 FOMC 회의에서 25bp(0.25%포인트) 수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빠르게 반영해 왔다.

다만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연준 목표치 2%를 상회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파월 의장이 ‘물가 위험이 성장 둔화 우려보다 크다’는 시각을 제시할 경우 주식시장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금리 인하 가능성이 덜 확실하다는 신호, 또는 인플레이션 위험이 여전히 성장 리스크를 압도한다는 메시지가 나오면 주식시장이 즉각적인 조정을 받을 수 있다.” ― 스테파노 파스칼레, 바클레이스 전략가


바클레이스가 2017년 이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S&P 500, 나스닥 종합지수, 러셀 2000 등 3대 지수는 잭슨홀 직후 1년 변동성 조정 기준으로 과거 대비 더 큰 폭의 가격 변동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 2000은 반응도가 가장 크게 뛰었다.

주식 외에도 금 가격미국 달러 역시 심포지엄 뉴스플로에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그러나 바클레이스는 “ETF 옵션이 기대만큼 효과적인 헤지 수단이 아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흥국(EEM), 유럽주식(FEZ·EFA), 미국 에너지(XLE), 리츠(IYR) 관련 옵션은 역사적 변동성 대비 가장 저렴한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어, 오히려 적절한 방어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용어 해설]
1 잭슨홀 경제 심포지엄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하는 연례 학술회의로, 1982년부터 와이오밍주 휴양지 잭슨홀에서 열리고 있다. 주요 중앙은행 의장과 재무장관, 학계·시장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 경제·통화정책 현안을 논의하며, 이 자리에서 나온 발언이 세계 금융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곤 한다.
2 bp(베이시스 포인트)는 0.01%포인트를 의미하며, 기준금리 변동 폭을 정밀하게 표현할 때 사용된다.
3 ETF 옵션은 특정 상장지수펀드의 가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으로, 시장 변동성을 헤지하거나 레버리지 투자를 할 때 활용된다.


[기자 해설 및 전망]
현재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이라는 낙관적 베팅이 증시 랠리를 떠받치고 있지만, 파월 의장의 한 마디가 상황을 180도 뒤집을 수 있다. 과거 2019년·2021년 사례에서도 잭슨홀 연설이 시장 센티먼트의 방향타 역할을 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달러 인덱스, 장기물 국채, 골드 등 대체·안전자산을 통해 포트폴리오 위험을 분산할 필요가 있다. 또한 옵션 프리미엄이 낮은 종목·섹터에 대한 전략적 저가 매수 및 헤지를 고려할 시점이다.

결론적으로, 8월 21일 개막하는 잭슨홀 경제 심포지엄2025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시장을 가늠할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파월 의장의 메시지와 9월 FOMC 결과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느냐에 따라, 연말까지의 자산배분·리스크 관리 전략은 전면 수정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