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증시의 3분기 실적 시즌이 경기순환 업종(cyclicals)과 인공지능(AI) 테마에 대한 투자자들의 재신뢰를 바탕으로 힘차게 개막했다. 영국계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이번 시즌을 “2023년 초 이후 경기순환 업종이 가장 강세를 보인 분기”로 평가하며, 향후 실적 상향 가능성까지 제시했다.
2025년 10월 3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전체 유럽 상장기업의 절반 이상이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유럽이 2%, 미국이 14%를 기록했다. 양 지역 모두 장기 평균을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였다는 점에서 시장의 위험 선호 심리가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클레이스 리포트는 특히 경기순환 업종과 은행, 대형 기술주가 유럽 지수 수익률을 견인했다고 지적한다. 반면 필수소비재(Staples)와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는 방어주(defensives)의 하락을 주도했다.
“EU 경기순환주·은행·빅테크가 모두 강력한 실적 서프라이즈를 냈으며, 주가 반응도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 마게시 쿠마르 찬드라세카란 바클레이스 수석 전략가
AI와 관세 부담 완화가 심리 개선에 기여
유럽 기업 경영진은 수요 환경에 대해 한층 낙관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대부분은 관세(tariff) 부담을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했고, AI 도입에 따른 생산성 향상에 큰 기대를 걸었다. 전략가들은 “기업 콘퍼런스콜 1을 분석한 결과, AI가 효율성과 수요에 동시에 순풍을 제공할 것이라는 진단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에너지·내구소비재·산업재 업체에서 이러한 논의가 특히 활발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한편 외환(FX) 역풍이 매출 성장률을 일부 제약했음에도, 유럽 기업들의 실적 서프라이즈 폭은 과거 평균을 웃돌았다. 주가 반응은 미국 시장보다 균형 잡혔다는 평가다. 미국에서는 실적 예상치에 미달한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더 큰 주가 하락을 겪었지만, 유럽에서는 실적 미스(miss)에 대한 벌점이 완화됐다는 의미다.
향후 전망: 경기순환 업종 추가 업사이드
바클레이스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회복과 유로화 약세 완화가 겹치면서 유럽 실적 추정치(Earnings Revisions)가 서서히 상향되는 흐름에 주목했다. 광산·소재, 기술, 은행, 럭셔리 업종의 이익 전망이 가장 빠르게 상향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기업들이 가이던스를 더욱 공격적으로 상향 조정한 반면, 유럽 기업들의 온건하지만 확고한 낙관론 역시 3분기 호조가 4·5분기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전략가들은 “AI 채택 확대와 경기순환 회복세가 동시 작용할 경우, 유럽 증시는 상대적 매력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가 설명하는 핵심 용어
주당순이익(EPS)은 기업의 순이익을 주식수로 나눈 값으로, 기업 수익성을 가늠하는 대표 지표다. EPS 증가율이 높다는 것은 같은 주식수로 더 많은 이익을 창출했음을 의미한다.
경기순환 업종(Cyclicals)은 경기 확장기에 수익이 증가하고 침체기에 감소하는 특성을 보이는 산업군을 말한다. 자동차·건설·소비재·은행 등이 대표적이다.
어닝 서프라이즈(earning surprise)는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어닝 미스(earning miss)는 예상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의미한다. 서프라이즈가 클수록 투자 심리 개선 효과가 크며, 미스가 발생할 경우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이번 리포트에서 강조된 AI 생산성 향상은 인공지능 기술을 통한 업무 자동화·데이터 분석·공정 최적화 등을 뜻한다. 이는 비용 절감뿐 아니라 새로운 수익원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어 증시의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
종합해 보면, 유럽 3분기 실적은 방어주 약세에도 불구하고 경기순환주·대형 기술주·은행의 강력한 활약으로 전반적인 개선세를 보였다. 달러 강세로 인한 환율 부담, 경기 둔화 우려 등 불확실성이 잔존하지만, AI·경기순환 회복이라는 쌍둥이 모멘텀이 유럽 증시에 지속적인 상승 여력을 제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