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클레이스, 도르마카바 목표주가 880프랑 제시…미국 성장·수익성 개선 기대

[기술‧산업] 스위스 출입통제 솔루션 대기업 도르마카바(Dormakaba Holding AG)가 영국계 투자은행 바클레이스(Barclays)로부터 신규 커버리지를 받으며 ‘비중 확대(Overweight)’ 투자의견과 함께 주당 880스위스프랑(이하 CHF)의 목표주가를 부여받았다. 이는 9월 9일 종가(715프랑)를 기준으로 23.1%의 상승 여력을 의미한다.

2025년 9월 1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바클레이스는 도르마카바를 전형적인 ‘셀프 헬프(Self-help) 스토리’로 규정했다. 이는 내부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을 통해 스스로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기업을 지칭하는 투자 업계 용어다. 바클레이스는 “대규모 자체 개선 프로그램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속도로 마진을 확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르마카바는 전 세계 1,000억달러(약 139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출입통제(Access Solutions) 시장에서 상위 3대 사업자 중 하나다. 매출의 약 90%를 상업용‧공공기관 고객으로부터 벌어들이며, 핵심 사업부인 ‘액세스 솔루션’이 전체 매출의 60% 가량을 차지한다. 해당 부문 매출 가운데 절반은 미국·캐나다·독일·스위스 등 4개국에서 발생하며, 이 중에서도 미국 시장이 최우선 전략 지역으로 꼽힌다.

주목

1. 미국에서 10억프랑 매출 목표…지역 전략 재정비

바클레이스 보고서에 따르면 도르마카바 경영진은 2027/28 회계연도까지 미국 매출을 7억22백만프랑에서 10억프랑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로드맵을 내놨다. 이는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 대형 프로젝트 수주, 기술 역량 강화를 통한 결과로, 보고서는 “대규모 기술‧서비스 역량이 필요한 분야에서 도르마카바 제품군의 폭(Depth)과 넓이(Breadth)가 돋보인다”라고 평가했다.

2024 회계연도 실적을 보면, 도르마카바는 매출 28억4,000만프랑, 조정 EBITDA 4억17백만프랑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1억52백만프랑, 희석주당순이익(EPS)은 35.94프랑이었다.


2. 2027년까지 마진 300bp↑…‘셀프 헬프’ 시너지 가속

바클레이스 전망치에 따르면 도르마카바의 매출은 2025년 28억7,000만프랑, 2027년 30억4,000만프랑으로 완만히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조정 EBITDA는 2027년 5억43백만프랑까지 확대돼, EBITDA 마진이 2024년 14.7%에서 2027년 17.9%로 3.2%p(=320bp)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조정 세전 마진도 11%에서 13.7%로 뛰어오를 전망이다.

같은 기간 자유현금흐름(FCF)은 1억97백만프랑(2024)에서 2억83백만프랑(2027)으로 증가한다. 순이익은 2027년 1억79백만프랑, 조정 EPS는 42.51프랑으로 예상됐다.

주목

3. 경쟁사 대비 ‘SG&A’ 비용 높은 구조…220백만프랑 구조적 절감 추진

SG&A(판매‧일반‧관리비) 비중이 경쟁사(아사아블로이·알레지온)보다 400~600bp 높다는 점이 도르마카바의 약점으로 지적된다. 회사는 2027/28 회계연도까지 구매체계 최적화·자동화 확대·제품군 슬림화를 통해 2억20백만프랑 이상의 구조적 비용 절감을 목표로 한다. 이는 조정 EBIT 마진을 추가로 250bp 끌어올릴 수 있는 재원이 될 것으로 바클레이스는 전망했다.

도르마카바가 동종업체와 비교해 마진이 열위일 구조적 이유는 없다” – 바클레이스 보고서


4. 여유로운 재무구조…M&A ‘실탄’ 확보

도르마카바의 2024년 순부채는 시가총액 대비 23.6%, 순부채/EBITDA 비율은 약 1배에 불과하다. 활용되지 않은 레버리지(Leverage) 여력이 상당해, 특히 미국 시장에서 기술·서비스 보강형 인수를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참고로 미국 출입통제 시장 점유율 상위 3개 업체가 전체 시장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소규모·틈새 기업(니치 플레이어) M&A 기회가 많다는 평가다.

최근 10년간 도르마카바는 연평균 매출 성장률 중 M&A 기여도가 2% 미만에 그쳤다. 동종업체 평균 2~4% 대비 낮은 수준이지만, 풍부한 현금흐름과 낮은 부채비율을 감안하면 향후 ‘볼트온(작지만 시너지가 큰) 인수’를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5. 밸류에이션: 동종 대비 10~15% 할인…‘퀄리티 산업주’ 프리미엄 적용

현재 도르마카바 주가는 2026년 실적 기준 P/E 19.5배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는 아사아블로이·알레지온 등 동종 해외 경쟁사 대비 10~15% 할인된 밸류에이션이다. 바클레이스는 “비슷한 수익성·현금흐름을 창출하는 ‘퀄리티(우량) 산업주’들이 통상 25% 프리미엄에 거래된다”라며, 이 평가차를 반영해 목표주가 880프랑을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바클레이스는 “회사는 현재 셀프 헬프 여정의 중간 단계에 있으며, 프로그램 완료 시 프랜차이즈(사업) 품질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용어 풀이 및 추가 설명

EBITDA(Earnings Before Interest, Taxes,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는 이자·세금·감가상각비 차감 전 이익으로, 기업의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P/E 배수(주가수익비율)는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낮을수록 상대적 저평가를 의미한다. EV/EBIT는 기업가치(EV)를 영업이익으로 나눈 것으로, 부채 구조를 함께 고려한 밸류에이션 척도다.

셀프 헬프 스토리(Self-help Story)는 구조조정·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등 내부 혁신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외부 성장 요인보다 내부 체질 개선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계획이 성공하면 마진·현금흐름이 빠르게 개선되는 것이 특징이다.

도르마카바가 추진 중인 SG&A 절감과 제품군 슬림화는 이 같은 셀프 헬프 전략의 대표적 사례로, 조정 EBIT 마진 250bp 상향이라는 구체적 목표치가 제시된 점이 투자 포인트로 평가된다.


전망과 시사점

산업보안·스마트빌딩 솔루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북미 시장이 리쇼어링·인프라 투자 확대의 직접 수혜를 받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도르마카바의 미국 집중 전략은 시장 성장률을 상회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SG&A 절감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마진 개선 속도가 지연될 리스크가 남아 있으며, M&A 실행 실패나 경쟁 심화도 잠재적 변수로 지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낮은 부채비율·안정적 현금흐름·구체적 비용절감 로드맵은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요소다. 바클레이스가 제시한 25%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은 대규모 인수 없이도 자력 개선이 가능하다는 신뢰에서 비롯됐다. 시장이 회사의 실적 가시성을 재평가할 경우, 현 주가 할인율 해소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