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NHTSA, 테슬라 사고 보고 지연 의혹으로 공식 조사 착수

엘론 머스크(Elon Musk) 최고경영자가 이끄는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Tesla)미국 도로교통안전국(National Highway Traffic Safety Administration·NHTSA)으로부터 사고 보고 지연 의혹과 관련해 연방 조사 대상이 됐다.

2025년 8월 21일(현지시간),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NHTSA 산하 결함조사실(Office of Defects Investigation·ODI)은 테슬라가 제출한 다수의 사고 보고서가 실제 사고 발생일로부터 수개월 이상 지연돼 있었다고 밝혔다.

NHTSA가 게시한 공식 문서에 따르면, ODI는 “테슬라로부터 전달받은 여러 사고보고서가 사고 발생 후 수개월이 지나서야 접수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조사관들은 이러한 지연이 “데이터 수집 시스템 오류 때문이며, 테슬라 측은 이미 해당 오류를 수정했다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규정 위반 가능성과 조사 범위

현행 미국 연방법은 부분 자동화(Level 2) 혹은 완전 자동화(Level 3~5) 시스템을 장착한 차량이 공개 도로에서 충돌 사고를 일으켰을 경우, 제조사가 사고 사실을 인지한 날로부터 5일 이내에 NHTSA에 보고하도록 규정한다※ 자동차 안전 제어법 49 CFR Part 573.

NHTSA는 이번 “Audit Query”(감사성 질의) 절차를 통해 ▲테슬라의 보고 의무 이행 여부 ▲지연 신고가 발생한 근본 원인 ▲지연 범위 ▲테슬라가 제시한 재발 방지 대책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계획이다. 또한 과거 미보고·누락 사고가 존재하는지, 이미 제출된 보고서가 필수 데이터를 모두 포함했는지까지 세밀히 점검할 방침이다.

“사고 보고의 정확성과 신속성은 자동차 안전 정책의 최후 방어선이다. 개별 제조사의 일탈은 전체 도로 이용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 — NHTSA 관계자


주가·투자자 반응

사고 보고 지연 논란에도 테슬라 주가(Ticker: TSLA)는 21일 뉴욕증시에서 보합권에 머물렀다. 월가에서는 “조사 결과에 따라 향후 벌금·리콜 등 잠재 비용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와 “단기 변동성은 제한적”이라는 전망이 엇갈렸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자동차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20일 배포한 보고서에서 “테슬라가 로보택시 사업을 본격화함으로써 2030년 미국 로보택시 시장(약 70억 달러)을 선점할 수 있다”고 평가했지만, 이번 조사로 규제 리스크가 재부각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제품 라인업과 자율주행 시스템

테슬라가 미국에서 판매 중인 모델은 기본형 오토파일럿(Autopilot)과 고급형 FSD(Ful l Self-Driving) Supervised※ “완전 자율주행(베타)”로 불리며, 운전자의 상시 감시가 필수 기능을 옵션으로 제공한다. 두 시스템 모두 Level 2+ 수준으로, 차량이 조향·가감속을 수행하지만 운전자가 즉시 개입할 수 있도록 핸들에 손을 올려 두어야 한다.

그러나 테슬라의 자율주행 안전성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사고 추적 사이트 “TeslaDeaths.com”에 따르면 최소 59건의 사망 사고가 오토파일럿 또는 FSD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된다.


로보택시 사업 추진 현황

머스크 CEO는 테슬라를 “글로벌 자율주행 1위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비전을 제시해 왔다. 6월에는 텍사스 주 오스틴에서 운전석에 사람을 태운(‘Manned’)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에서도 동일 서비스가 운영 중이다. 이용자는 테슬라 로보택시 전용 앱으로 호출할 수 있다.

다만 완전히 무인으로 운영되는 드라이버리스 로보택시는 아직 도입되지 않았다. 이는 구글 모기업 알파벳(Alphabet) 산하 웨이모(Waymo)나 중국 바이두(Baidu)의 ‘아폴로 고(Apollo Go)’와는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소비자·정치 요인과 실적 압박

테슬라는 최근 머스크 CEO의 정치적 발언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선 지원 행보, 그리고 연방 정부 효율성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활동 등으로 소비자 반발에 직면했다. 이에 따라 판매량·순이익 감소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는 머스크의 장기 비전, 특히 로보택시·에너지 저장·AI 부문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다만 머스크와 경영진은 로보택시 사업의 구체적인 매출·수익 목표를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테슬라의 로보택시 사업 성장 속도를 둘러싼 논쟁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자동차 공학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소프트웨어 기업”과 같은 민첩성을 강조해 왔지만, 이번 보고 지연 사태는 하드웨어 기반 제조업에서의 품질관리 체계가 여전히 중요하다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만약 NHTSA 조사에서 ▲고의적인 보고 누락 ▲안전 기준 위반이 드러날 경우, 테슬라는 대규모 과징금과 함께 강제 리콜 또는 OTA(Over-The-Air) 업데이트 제한 같은 행정 명령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대로 기관이 테슬라의 “데이터 수집 오류” 해명을 받아들이고, 추가 미보고 사례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리스크는 단기 이벤트에 그칠 수도 있다. 그러나 자율주행 안전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번 조사는 규제 환경이 점차 엄격해질 것이라는 신호로 읽힌다.


용어 해설

NHTSA: 미국 교통부 산하 기관으로, 자동차·도로 안전 기준을 제정하고 리콜·결함 조사 등을 수행한다.

Autopilot: 테슬라가 제공하는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차선 유지·자동 가감속 기능을 지원하지만 운전자의 지속적 주의가 필요하다.

FSD(Full Self-Driving) Supervised: 오토파일럿 상위 버전으로, 자동 차선 변경·시내 주행 지원 등을 포함한다. 완전 자율주행이라고 명명됐지만 완전 무인은 아니며 법적 책임은 여전히 인간 운전자에게 있다.

Robotaxi: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해 승객을 운송하는 무인(또는 운전자 동승) 호출형 택시 서비스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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