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DA, 노보 노디스크 ‘위고비’ 첫 GLP-1 기반 MASH 치료제로 가속 승인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의 주 1회 투여 체중 감량 주사제 위고비(Wegovy) 2.4㎎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대사기능이상 연관 지방간염(MASH) 환자를 위한 새로운 적응증을 획득했다.

2025년 8월 1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FDA는 가속 승인(Accelerated Approval) 절차를 통해 중등도에서 진행성 섬유화(2·3단계)를 동반한 비(非)간경변 MASH 성인을 대상으로, 저열량 식단 및 신체 활동 증가와 병행하는 조건 아래 위고비 사용을 허가했다.

이번 결정으로 위고비는 GLP-1(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 가운데 최초이자 유일하게 MASH 치료 적응증을 확보한 약물이 됐다. 이는 동일 질환 영역에서 올해 3월 처음 승인된 매드리갈 파마슈티컬스레즈디프라(Rezdiffra) 이후 두 번째 치료 옵션으로, 간 질환 치료 시장의 경쟁 구도를 재편할 전망이다.


ESSENCE 3상 시험 — 1부 결과가 승인 근거

노보 노디스크는 ESSENCE로 명명된 2부 구성의 글로벌 3상 임상시험을 통해 위고비 2.4㎎의 효능을 평가하고 있다. 1부에서는 중등도·진행성 섬유화를 가진 MASH 환자에게서 위고비 대 위약간 조직학적 개선 여부가 주된 목표였다.

회사 측은 “위고비 투여군이 간 섬유화 개선(악화 없는 조건)지방간염 해소(섬유화 악화 없는 조건) 모두에서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현재 진행 중인 2부는 240주 추적 관찰을 통해 간 관련 임상 사건(사망, 이식, 간암 등) 발생 위험을 평가할 예정이며, 이는 향후 완전 승인(Full Approval) 전환의 근거 자료로 활용된다.


위고비의 기존 적응증 확대 연혁

위고비는 2021년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동반질환 보유) 대상 체중 감량용으로 처음 미국 승인을 받은 이후, 2022년 12세 이상 청소년, 2024년에는 심혈관 질환 보유 성인의 주요 심혈관 사건(사망·심근경색·뇌졸중) 감소 적응증까지 영역을 넓혔다.

이번 MASH 적응증 추가로 대사 질환–심장 질환–간 질환에 걸친 광범위한 치료 포트폴리오가 완성됐다.


매출 추이 및 시장 반응

노보 노디스크가 공개한 실적에 따르면, 위고비는 2024년 한 해에만 582억1,000만 덴마크 크로네(약 83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2025년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210억4,000만 크로네에서 368억9,000만 크로네로 급증했다.

주가 역시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2025년 8월 15일(금) 뉴욕증시에서 노보 노디스크 ADR은 전일 대비 2.87% 오른 52.41달러에 장을 마쳤으며, 18일(월) 프리마켓에서는 추가로 2.70% 상승했다.


전문가 해설 — MASH·GLP-1 이해하기

MASH(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hepatitis)는 이전에 ‘NASH(비알코올성 지방간염)’로 불리던 질환명에서 2023년 국제간학계 합의에 따라 용어가 변경됐다. 과도한 지방 축적과 염증, 섬유화가 복합적으로 진행되는 심각한 만성 간질환으로, 미국 성인 약 5%가 앓는 것으로 추정된다. 비만 또는 2형 당뇨 등 대사 증후군 요소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GLP-1 수용체 작용제는 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GLP-1을 모방해 식욕 억제·위 배출 지연·인슐린 분비 촉진·글루카곤 억제 기능을 유도한다. 초기에는 당뇨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강력한 체중 감량 및 심혈관 보호 효과가 확인되면서 비만·심장·간 질환으로 적응증이 확대되는 추세다.


산업·투자 파급 효과

위고비의 MASH 승인으로 바이오제약 업계는 다음과 같은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 다중 적응증 확보를 통한 블록버스터 지위 강화다. 노보 노디스크는 비만과 심혈관뿐 아니라 간 질환 영역까지 진출함으로써, 단일 분자 기반 파이프라인에서 기대할 수 있는 최대 상업적 가치에 근접했다.

둘째, 경쟁 심화다. GLP-1 계열(노보 노디스크·릴리)과 THR-β 계열(매드리갈·알콘) 간 기술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경구제·저분자화 개발 트렌드가 가속될 가능성이 높다.

셋째, 보험·지불 정책 변화다. MASH는 무증상 진행 사례가 많아 조기 치료 인센티브가 부족했다. 하지만 간경변·간암·이식 비용을 고려할 때, 약가 및 급여 범위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향후 과제

가속 승인은 대조 임상에서 의미 있는 지표 개선을 보였으나, 장기 임상 2부 결과가 따라야 완전 승인으로 전환된다. 업계 관전 포인트는 240주째 간경변 진행 억제·사망률 감소경도(硬度) 지표 확인 여부다.

한편 공급망 이슈도 과제다. GLP-1 계열 수요 급증으로 주사제 생산량 부족이 빈번히 보고되고 있으며, 이는 시장 점유율 확장 속도를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승인으로 노보 노디스크는 만성 질환 통합 관리라는 전략적 비전을 한층 공고히 했다. 투자자·의료계·보험사가 주목하는 가운데, 치료 패러다임 전환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