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AA, 뉴어크 공항 항공편 감축 조치 2026년 10월까지 연장 제안

미국 연방항공청(FAA)뉴어크 리버티 국제공항의 항공편 감축 조치를 2026년 10월까지 연장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뉴어크 리버티 공항 활주로의 항공기

FAA는 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뉴저지 주 뉴어크 리버티 국제공항(EWR)에서 시행 중인 항공편 수(이륙·착륙 슬롯) 제한 조치를 현재 종료 시점인 2025년 말에서 2026년 10월 말까지 10개월 더 연장하는 방안을 공식 제안했다고 밝혔다.

2025년 8월 9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연장안은 항공교통관제사 부족과 잦은 통신·장비 장애로 인한 만성적인 지연·혼잡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FAA는 “안전을 유지하면서도 혼잡으로 인한 지연을 줄이는 것이 목표”라며, “감축된 운항률이 뉴어크 공항의 원활한 운항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FAA는 “인력과 장비 문제로 인한 지연을 완화해 승객에게 보다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여행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FAA가 감축안을 연장하게 된 배경

FAA는 지난 5월, 유나이티드항공(United Airlines)의 허브 공항인 뉴어크 리버티 공항에서 발생한 대규모 지연 사태 이후 2025년 말까지 운항 슬롯을 줄이도록 지시한 바 있다. 당시 수백 편의 항공편이 발 묶이고 미국 항공교통관제 시스템의 노후화 문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2024년 FAA는 뉴욕 터미널 레이더 접근 관제소(N90) 소속 관제사 17명을 필라델피아로 전보해 뉴어크 상공 관제를 맡기도록 했다. 이는 N90의 극심한 인력난과 낮은 훈련 성공률을 해소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그러나 2025년 4월과 5월, 뉴어크 관제 구역에서 관제사 간 통신 두절 사고가 두 차례 발생하면서 안전성이 도마에 올랐다. 이에 미 교통부 감사관실(Inspector General)은 지난달 FAA의 2024년 인력 재배치 결정에 대한 감사 조사에 착수했다.

숫자로 보는 관제 인력 부족

3,500명 – FAA가 자체 목표 대비 부족하다고 밝힌 항공교통관제사 수다. 인력 공백 탓에 전국 여러 관제 시설에서 관제사들이 주 6일 근무와 의무 초과근무를 수행 중이다.

관제사 부족과 장비 노후화로 인한 근접 충돌(near-miss) 사례도 최근 수년간 증가했다. *근접 충돌: 항공기 간 안전 최소 거리 이하로 접근해 심각한 위험이 발생한 사건


뉴욕권 공항 전반으로 확대된 슬롯 완화 정책

FAA는 지난 7월, 뉴욕시 3대 혼잡 공항(EWR·JFK·LGA)에 적용되는 최소 운항 의무※항공사가 배정받은 슬롯을 유지하기 위해 일정 비율 이상 운항해야 하는 규칙의 완화를 2026년 10월까지 연장했다. 항공사들은 불가피한 지연·취소 시 슬롯을 잃지 않고, 혼잡 시간대 운항을 자율적으로 줄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슬롯 완화가 단기적으로는 혼잡 해소에 도움이 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관제 인력 충원과 첨단 관제 기술 도입에 달려 있다”고 지적한다.

FAATRACON은 무엇인가

FAA(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는 미국 내 항공 안전·관제를 담당하는 연방 기관이다. TRACON(Terminal Radar Approach Control)은 공항 반경 약 50km 내 항공기의 이륙·접근·착륙을 담당하는 관제 기관으로, 뉴욕 TRACON(N90)은 미 전역에서 가장 바쁜 시설 중 하나다.

N90의 인력난은 오랜 기간 누적돼 왔으며, 숙련된 관제사를 양성하는 데 평균 2~3년이 소요돼 단기간 해결이 어렵다.


향후 과제 및 전망

FAA는 올해 말까지 신규 관제사 채용 및 훈련 프로그램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차세대 관제 시스템인 NextGen 도입을 통해 레이더 중심 관제에서 위성 기반 감시로 전환, 효율성을 높인다는 목표다.

그러나 팬데믹 기간 채용 중단으로 인한 공백, 베이비붐 세대 퇴직 가속화, 훈련 실패율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단기간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항공업계에서는 이번 뉴어크 공항 슬롯 감축 연장이 여름 성수기 이후 혼잡 완화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장기적으로는 뉴욕권 하늘길 관리 체계를 전면 재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교통당국과 항공사, 노조가 협력해 근본적 인력난과 장비 노후화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항공편 감축은 임시방편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