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CPI 발표·미중 관세 마감시한 앞두고 달러 약보합…엔·위안·원자재 통화도 관망세

달러화가 지난주 하락세 이후 안정권에 진입했다. 투자자들은 12일(현지시간) 발표되는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설정한 미·중 관세 마감시한을 예의주시하며 포지션을 조정하고 있다.

2025년 8월 1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달러 인덱스(DXY)는 지난주 0.4% 하락 후 98.25에서 보합세를 기록했다. 일본이 ‘산의 날’로 휴장한 가운데 달러·엔 환율은 147.685엔으로 움직임이 거의 없었다.

시장 초점은 두 가지에 맞춰져 있다. 첫째는 7월 CPI다. CPI는 소비자가 실제로 지불한 상품·서비스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주요 인플레이션 지표로, 연준(Fed)의 통화정책 경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둘째는 8월 12일까지로 못 박힌 미·중 추가 관세 마감시한이다. 관세가 ‘트리플 디지트(100% 이상)’ 수준으로 인상될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시장은 90일 추가 유예(트루스)를 이미 가격에 반영했다는 평가다.

“시장 가격은 이미 연장 시나리오를 전면 반영하고 있다. 또 한 번 90일 휴전이 가장 유력하다”고 멜버른 소재 페퍼스톤 그룹의 연구책임자 크리스 웨스턴이 말했다.

웨스턴은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15%를 내면 끝내자’고 제안해 사태가 봉합된다면, 그 자체로 나쁘지 않은 결과”라고 덧붙였다.

반도체 협상도 관세 전선의 핵심 이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 엔비디아(Nvidia)와 AMD가 중국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배분하는 조건으로 수출 라이선스를 확보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이는 엔비디아 H20 칩이 중국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중국 관영 SNS 계정의 10일 경고 이후 나왔다.

아시아 통화에도 긴장감이 번졌다. 역외 위안(USD/CNH)은 주말 발표된 중국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모두 예상을 밑돌면서 등락을 반복했다. 호주달러(AUD)는 화요일 호주중앙은행(RBA) 회의를 앞두고 0.6515달러, 0.2% 하락했다. RBA는 2분기 인플레이션 부진과 실업률 3년 반 만의 최고치를 근거로 기준금리를 3.60%로 25bp 인하할 가능성이 ‘광범위하게’ 예상된다.

뉴질랜드달러(NZD)는 0.59455달러로 0.13% 떨어졌고, 영국 파운드화는 1.34405달러로 0.1% 밀렸다. 비트코인은 0.7% 상승한 119,154달러로 사상 최고치 근처를 재차 테스트했고, 이더리움(ETH)은 4,267달러로 1.1% 올랐다. 이는 2021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정책 관료 인선도 주목받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차기 연준 의장 조건으로 “조직 전체를 점검할 수 있는 인물”을 제시했다. 그는 연준의 독립성이 다양한 임무 확대로 위태로워졌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부가 노동통계국(BLS) 국장 후보로 보수성향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의 수석이코노미스트 E. J. 안토니를 포함해 면접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 용어·배경 설명
CPI(Consumer Price Index)는 소비자 인플레이션을 측정하는 지수로, 물가안정과 실업을 이중 목표로 하는 연준이 기준금리 조정 시 핵심적으로 참조한다.
트리플 디지트 관세는 세 자리 수(100% 이상)의 고율 관세를 뜻하며, 무역 상대국의 수출 경쟁력에 큰 타격을 준다.
오프쇼어 위안은 중국 본토 밖(주로 홍콩)에서 거래되는 위안화로, 자본 통제가 덜해 시장 심리를 빠르게 반영한다.

■ 기자 해설
이번 주 금융시장은 CPI·관세·중앙은행 회의라는 세 개의 이벤트 리스크를 한꺼번에 맞이한다. 달러가 단기간에 방향성을 잡기 어려운 가운데, 채권·주식·가상자산까지 광범위한 자산 가격에 변동성이 확대될 소지가 크다. 특히 반도체 수출 라이선스 문제는 향후 기술 패권 경쟁의 핵심 분수령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