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인덱스(DXY00)가 18일(현지시간) 0.30% 상승하며 2주 만에 뚜렷한 반등세를 보였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CPI)·생산자물가(PPI) 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내리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된 것이 주요 배경이다.
2025년 8월 1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4.35%까지 올라 2주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이 연준의 통화 완화 시기를 늦춰 잡으면서 위험조정 후 기대수익률(캐리)을 노린 달러 매수세가 유입됐음을 시사한다.
달러 강세는 ①안전자산 선호 약화와 ②글로벌 자금의 미국 회귀라는 두 축으로 설명된다. 다만 상승폭은 같은 날 발표된 8월 전미주택건설협회(NAHB) 주택시장지수가 전월 대비 1포인트 하락한 32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34)를 밑돌면서 일부 제약을 받았다.
정책 불확실성과 외국인 투자 심리
외국인 투자자들은 정치적 요인이 통화정책에 영향을 줄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주 베슨트 미 재무장관이 의회 청문회에서 “연준이 금리를 얼마나 인하해야 하는지 명확히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으면서, 통화정책의 독립성 훼손 우려가 제기됐다.
시장 참여자들은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유럽 정상들의 회담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방안, 관세 정책, 국제유가 등 매크로 지표에 직접 영향을 줄 사안들이 논의될 전망이라 결과가 주가·환율·채권금리에 동시다발적 파급효과를 미칠 가능성이 있다.
연준 금리인하 기대감 후퇴
“PPI 쇼크 이후 9월 -50bp 인하 기대가 완전히 사라졌고, -25bp 인하 확률도 93%에서 84%로 낮아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연방기금선물 가격은 9월 16~17일 FOMC에서 -25bp 인하 확률 84%, 10월 28~29일 회의에서 추가 -25bp 인하 확률 51%를 각각 반영하고 있다. 정책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달러 채권 보유의 상대적 매력도가 커진 셈이다.
유로·엔 약세, 금·은 혼조
같은 날 유로/달러(EUR/USD)는 0.32% 하락했다. ECB(유럽중앙은행)의 9월 11일 회의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이 6%에 불과하다는 금리스와프 가격이 반영되며 유로 매수세가 제한됐다. 최근 트럼프·푸틴 정상회담에서도 러·우 전쟁 조기 종전에 대한 돌파구가 나오지 않아 지정학 불확실성이 유로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달러/엔(USD/JPY)은 0.47% 상승했다. 미국발 관세 정책이 일본 수출 의존형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엔화 가치를 끌어내렸다. 반면 일본 6월 3차산업활동지수(tertiary index)가 전월 대비 0.5% 상승해 시장 예상(0.2%)을 웃돌면서 일부 방어적 수요가 유입됐다.
금속 시장에서는 12월물 금 선물(GCZ2)이 4.60달러(0.14%) 밀려 2주 최저치를 기록한 반면, 9월물 은 선물(SIU2)은 0.054달러(0.14%) 올라 혼조세를 나타냈다. 강달러와 금리 상승이 금 가격을 눌렀지만, 러·우 전쟁 장기화 리스크와 중국 주식시장의 강세로 인한 실물 수요 기대가 금·은 가격 하단을 지지했다.
CPI·PPI·NAHB 지수란 무엇인가?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는 각각 소비자·생산자 관점에서 물가 방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통상 CPI가 높으면 연준이 금리 인상을 고려해 달러 강세 요인이 되며, PPI는 기업의 비용 구조를 반영해 미래 소비자 물가를 예측하는 선행지표로 평가된다.
NAHB 주택시장지수는 미국 주택 건설업체들의 경기 체감도를 0~100으로 측정한다.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 50 미만이면 위축을 의미한다. 이번 수치가 32로 하락했다는 것은 주택 시장의 체감경기가 여전히 부진함을 시사한다.
FOMC는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로, 연 8차례 열리며 기준금리·유동성 공급 정도를 결정한다. 시장은 선물·스와프 가격을 통해 FOMC 금리 결정을 사전에 가격에 반영하려 하고, 이에 따라 달러·채권·주식 가격이 실시간으로 움직인다.
향후 시장 변수 및 전문가 시각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외교 정책과 연준의 물가·고용 목표 달성 경로가 맞물리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미·EU 정상회담 결과, 향후 발표될 8월 CPI, 9월 FOMC 의사록 등이 환율·채권금리에 직접적인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달러 롱포지션을 유지해 온 기관투자가들은 금리 상승 속도와 폭에 주목하며 포트폴리오 듀레이션(만기구조)을 조정하고 있다. 반면 일부 헤지펀드는 금리·환율 변동성이 역사적 평균을 상회한다고 판단, 옵션·파생상품을 활용한 변동성 매수 전략을 늘리고 있다.
상품시장 측면에서는 금리 상승 → 기회비용 증가 → 금 가격 하락이라는 전통적 상관관계가 재차 확인되고 있다. 다만 ETF를 통한 금·은 보유량이 각각 2년·3년 최고치를 지속 중이어서 지정학·정책 리스크가 심화될 경우 금 가격이 다시 반등할 여지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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