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시, 혼조 실적·보험주 약세에 소폭 하락 마감

뉴욕 증시 주요 지수가 18일(현지시간) 혼조된 기업 실적과 의료보험 섹터의 급락에 발목을 잡히며 약세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 대비 -0.01% 내린 5,615.72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32% 떨어진 40,991.47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 지수는 -0.05% 하락한 20,474.26으로 장을 마감했다.

2025년 7월 19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9월물 E-미니 S&P500 선물은 장중 -0.08%, 9월물 E-미니 나스닥100 선물은 -0.10% 각각 하락해 본장 약세 흐름을 미리 예고했다. *E-미니 선물은 기존 S&P·나스닥 선물보다 계약 규모가 작은 파생상품으로, 개미 투자자와 헤지펀드 모두가 활용하는 대표적 지수 선물이다.

이날 장 초반 S&P500과 나스닥100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출발했다. 배경에는 주택 지표 강세긍정적 실적 발표가 있었다. 6월 신규주택 착공은 전월 대비 4.6% 증가한 132만1,000호로 시장 예상치(130만 호)를 상회했고, 향후 건설 경기의 선행지표인 건축허가 건수 역시 0.2% 증가해 서프라이즈를 안겼다.

또한 미시간대학교 7월 소비자심리지수는 61.8로 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해 소비 심리가 완만히 회복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같은 조사에서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4%로 5개월 최저치로 내려앉았고, 5~10년 기대 인플레이션도 3.6%로 둔화됐다.

“물가 압력이 목표치 근처로 수렴하고 있어 노동시장이 악화되기 전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

전날(18일) 크리스토퍼 월러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의 완화적(비둘기파) 발언이 채권 금리를 끌어내린 것도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2bp 내린 4.43%에서 거래를 마쳤다.


의료보험주 줄줄이 급락…헬스케어 섹터 직격탄

그러나 헬스케어 섹터의 급락이 지수 상승 탄력을 약화시켰다. MOLINA 헬스케어가 -10% 폭락하며 S&P500 내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Elevance Health는 투자은행 리링크 파트너스의 ‘시장수익률 하회’ 하향 조정 여파로 -8% 급락했다. Centene, CVS헬스, 유나이티드헬스그룹 등 대형 보험사도 2~3%대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특히 Humana는 메디케어 보너스 삭감 철회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1% 추가 하락했다.

기술주에서는 넷플릭스가 2025년 연간 영업이익률 가이던스를 29.5%로 제시해 시장 컨센서스(29.7%)를 밑돌자 -5% 이상 급락, 나스닥 상승 동력을 약화시켰다. 다우지수 구성 종목인 3M은 유기적 매출 성장률 전망을 2~3%에서 2%로 하향해 -3%대 약세를 보였다.


트럼프발 관세 리스크 재부상

장중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도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FT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EU와의 무역협상에서 15~20%의 최저 관세를 고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EU측 집행위원 세프코비치는 이날 워싱턴 협상 상황을 EU 대사들에게 ‘부정적’으로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8월 1일부로 150여개국에 10~15% 관세를 경고하는 서한을 보낼 계획이며, EU·멕시코 제품에 30%, 캐나다 일부 품목에 35%로 관세율을 인상하겠다고 예고했다.

이 같은 ‘관세폭탄’ 우려 속에서도 연준의 완화 스탠스에 대한 베팅은 지속됐다. 연방기금선물은 7월 29~30일 FOMC에서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5%, 9월 회의에서는 58%로 반영했다. ※연방기금선물은 투자자들이 미 정책금리(연방기금금리) 전망을 거래하는 파생상품이다.


해외 증시·채권·원자재 동향

유럽 증시는 유로스톡스50이 -0.33% 하락했고, 아시아에서는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0.50% 상승한 반면 일본 닛케이225는 2.5주 만의 고점에서 -0.21% 되밀렸다.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2.695%로 2bp 상승, 영국 10년물 길트금리는 1.5개월 최고치인 4.684%로 1.9bp 올랐다.

유로존 5월 건설생산이 전월 대비 -1.7% 감소해 2년 반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위축됐으며, 독일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대비 -1.3% 하락해 9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개별 종목 움직임

S&P 500 차트
SPY ETF

바차트(Barchart) 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S&P500 내 가장 큰 상승폭을 보인 종목은 인베스코(+15%)였다. 인베스코는 간판 상품인 QQQ 트러스트를 단위 투자신탁에서 개방형 펀드로 전환하기 위한 SEC 서류를 제출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또한 Talen Energy(+24%)는 펜실베이니아·오하이오 가스 화력발전소를 35억 달러에 인수하며 급등했다.

은행주도 견조했다. Interactive Brokers(+7%)는 2분기 순이자수익이 8억6,000만 달러로 컨센서스(7억9,470만 달러)를 상회했고, Regions Financial(+6%)도 2분기 순이자수익 12억7,000만 달러 발표와 연간 전망 상향으로 강세를 보였다. 반면, American Express는 2분기 총비용이 129억 달러로 예상(127억 달러)을 웃돌아 -2% 하락했다.

바이오 섹터에선 Sarepta Therapeutics가 실험적 유전자 치료 후 급성 간부전으로 또 다른 사망 사례를 보고하며 -36% 폭락했다. 자동차 안전 부품사 Autoliv도 2분기 조정 영업이익률이 9.30%로 시장 기대(9.35%)에 소폭 못 미쳐 -4% 하락했다.


향후 실적·전망

2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화한 가운데,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S&P500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시즌 개막 전 예상치(+2.8%)를 상회한다. 그러나 야데니리서치에 따르면 11개 섹터 중 6개만 이익 성장이 예상돼, 2023년 1분기 이후 가장 적은 섹터가 플러스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다음 주(7월 21일) 발표 예정인 Verizon·Domino’s Pizza·Steel Dynamics 등 16개 기업의 실적도 투자심리에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특히 통신·반도체·은행 업종의 가이던스가 금리 인하 기대와 맞물려 시장 방향성을 좌우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 진단 및 투자 시사점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의 7월 금리 인하 가능성트럼프발 관세 변수라는 상반된 재료가 공존하면서 단기적으로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한다. 주택 지표·소비 심리 호전에 힘입어 경기 연착륙 시나리오가 강화되고 있지만, 관세 리스크가 글로벌 교역 둔화를 재점화할 경우 수출주·산업재·소재 업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장기적으론 실적 모멘텀이 견조한 AI·핀테크·클린에너지 종목으로 매수세가 회귀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기술적 지지선매크로 이벤트 일정을 모두 고려한 분할 매수·분할 매도 전략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특히 10년물 국채수익률이 4.3% 선 아래로 내려갈 경우 성장주 재평가가 본격화될 수 있어, 금리·외환·무역지표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라는 조언이 나온다.

이번 주 증시 움직임은 실적 시즌 초입에서 ‘좋은 실적+나쁜 뉴스’가 맞부딪힌 전형적 혼조세로 귀결됐다. 향후 관세 이슈의 실질적 시행 여부와 연준의 금리 결정이 확인되면 증시는 다시 한 방향으로 수렴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