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시 선물, 기술주 약세·연준 불확실성에 보합권…AI 수익성 의문 확산

뉴욕증시 선물, 기술주 약세·연준 경계 속 ‘제자리걸음’

미국 주가지수 선물이 21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진행된 야간거래에서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했다. 전날 월가에서는 기술주가 크게 밀리며 주요 지수가 부진한 흐름을 보인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택한 결과다.

2025년 8월 2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14분(미 동부시간) 기준 S&P 500 선물은 전장 대비 0.05% 하락한 6,411.25포인트를 기록했다. 나스닥 100 선물은 23,323.50포인트로 보합세였으며, 다우존스 30 선물은 0.1% 내린 44,973.0포인트에 거래됐다.

앞서 정규장에서도 투자심리는 빠르게 얼어붙었다. 기술주 전반이 크게 흔들리며 ‘매그니피션트 세븐 컴플렉스’(Apple, Microsoft, Alphabet, Amazon, Nvidia, Meta Platforms, Tesla)는 0.1%에서 2%까지 약세를 보였다. 애플(NASDAQ:AAPL)이 2%에 육박하는 낙폭으로 최악의 성적을 냈고, 주초 급락을 경험했던 엔비디아(NASDAQ:NVDA)는 상대적으로 0.1% 하락에 그쳤다.

‘매그니피션트 세븐’은 미국 시가총액 상위 7개 기술·플랫폼 대형주를 통칭하는 용어로, 서부극 영화 제목에 빗대어 주가 상승세가 돋보인다는 의미다.

기술주가 위축된 배경에는 인공지능(AI)의 수익성에 대한 회의론이 자리하고 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의 한 연구기관이 발표한 보고서에서 95%의 조직이 AI 투자에서 ‘제로 리턴’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올 한 해 월가 랠리를 견인해 온 AI 열풍에 제동이 걸렸다. 해당 보고서는 엔비디아가 다음 주 실적 발표를 앞둔 시점에 공개돼 업계의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한 오픈AI의 최고경영자 샘 올트먼도 지난주 말 “AI 버블이 형성되고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경계심을 한층 끌어올렸다.

결국 20일 정규장 마감 기준 S&P 500 지수는 0.2% 하락한 6,395.79포인트로 밀렸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0.7% 내린 21,172.86포인트를 기록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44,938.06포인트로 사실상 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연준 의사록, ‘매파’ 톤 배경… 잭슨홀 연설 앞두고 긴장 고조

투자자들이 신중해진 또 다른 이유는 연준이 7월 회의에서 공개한 의사록 때문이다. 다수의 위원들이 ‘추가 인하 전 관망’ 기조를 강조하면서,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무역 관세가 가져올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주시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은 노동시장의 둔화보다 물가상승 위험을 우선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9월 회의에서도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CME 페드워치 툴 기준, 시장이 반영한 9월 25bp(0.25%포인트) 인하 확률은 전일 84.4%에서 80.6%로 내려앉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23일(현지시간) 잭슨홀 심포지엄 기조연설을 통해 추가 정책 방향성을 제시할 예정이다. 잭슨홀 심포지엄은 전 세계 중앙은행 수장과 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경제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1978년부터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고 있다.*

*참고로, 잭슨홀 연설은 매년 금융시장 참여자들이 예의 주시하는 이벤트로, 파월 의장이 이 자리에서 통화정책의 큰 그림을 제시해 온 전례가 있다.


소매업체 실적 ‘희비’… 월마트 발표 대기

이날 장중 발표된 일부 소매업체의 실적은 제한적인 호재에 그쳤다. TJX 컴퍼니스(NYSE:TJX)와 로우스(NYSE:LOW)는 시장 기대를 웃도는 2분기 성적을 냈지만, 주가는 소폭 상승에 머물렀다.

타깃(Target)은 낮아진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7% 가까이 급락했다. 회사는 장기 재무 총괄이사였던 마이클 피델케를 신임 CEO로 선임해 9년간 회사를 이끌어 온 브라이언 코넬을 교체했다고 밝혔다.

월마트(NYSE:WMT)는 21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어, 소비 심리와 경기 모멘텀을 가늠할 추가 단서를 제공할 전망이다.


전문가 시각 및 시장 함의

전문가들은 기술주와 AI 테마에 대한 최근의 조정이 “강세장의 건강한 숨 고르기”라는 의견과 “버블 붕괴의 서막”이라는 우려가 교차하는 구간이라고 평가한다. 단기적으로는 파월 의장의 잭슨홀 발언이 촉매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으며, 9월 FOMC 회의 이전까지 거시 변수에 민감한 채권 금리달러 지수의 움직임이 증시 방향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보고서에서 지적된 ‘AI 투자 수익률 0%’라는 표현은 기술 주도주의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유도할 수 있다. 다만 업계는 엔비디아 실적을 통해 실제 수요와 성장성이 확인될 경우 다시 랠리가 재점화될 여지도 상정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연준의 신중한 스탠스AI 테마에 대한 회의론이 맞물린 현 시점에서 투자자들은 단기적 변동성 확대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