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12월물(CLZ25)과 RBOB 휘발유 12월물(RBZ25)이 월요일 동반 상승 마감했다. WTI 12월물은 +0.38달러(+0.64%) 올랐고, RBOB 휘발유 12월물은 +0.0308달러(+1.59%) 상승했다. 달러 약세가 원유 가격에 우호적으로 작용했고, 미국 정부의 재개 가능성을 둘러싼 기대가 위험자산 선호를 자극하며 에너지 수요 전망을 지지했다.
2025년 11월 11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유가는 통화·정책·수급 요인의 복합적 영향 속에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특히 미 의회에서의 정부 재가동 법안 진전과 주식시장 강세가 수요 개선 기대를 높였다는 평가다.
전날(일요일)에는 상원의 민주당 의원 8명이 당론과 달리 공화당과 함께 표결해 정부 재개 법안을 진전시켰다. 이 움직임은 시장 심리를 개선하며 자산시장 전반에 리스크 온(risk-on) 분위기를 확산시켰다.
중국 수요 지표도 가격을 지지했다. 지난주 금요일 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1~10월 원유 수입은 전년 대비 +3.1% 증가한 4억7,100만 톤(471 MMT)을 기록했다. 세계 2위 원유 소비국인 중국의 수입 증가가 글로벌 수요의 저변 강도를 보여준다는 해석이 유입됐다.
다만 수요 불확실성을 의식한 산유국의 가격 전략은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주 목요일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시아향 주력 유종의 12월 선적 공식판매가격(OSP)을 11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인하하면서, 에너지 수요 둔화 우려가 재부각됐다.
한편, 최근 보도들에 따르면 미군이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군사공격을 개시할 수 있는 국면에 근접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세계 12위 산유국인 베네수엘라와 관련한 지정학적 위험은 공급 차질 리스크를 통해 유가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거론됐다.
공급 측에서는 OPEC+의 향후 증산 계획이 시장의 초점을 끌었다. OPEC+는 11월 2일 회의에서 12월에 일일 +13만7천 배럴(bpd) 증산을 결정했으며, 2026년 1분기에는 추가 증산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이는 글로벌 석유 공급과잉 조짐을 반영한 조정으로 풀이된다. IEA(국제에너지기구)는 10월 중순 2026년 글로벌 석유 잉여가 1일 400만 배럴로 사상 최대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OPEC+는 2024년 초 단행한 일일 220만 배럴 감산분의 복원을 추진 중이며, 아직 1일 120만 배럴이 추가로 남아 있는 상태다. 또한 OPEC의 10월 원유 생산은 +5만 bpd 늘어난 2,907만 bpd로, 2년 반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러시아발 공급 변수도 이어졌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3개월 동안 최소 28개 러시아 정유시설을 겨냥해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이로 인해 러시아 내 연료 부족이 심화되고 원유 수출 능력에도 제약이 발생했다. 10월 상순(첫 10일) 러시아의 해상 연료 선적은 일일 188만 배럴로, 3년 3개월을 넘는 기간 중 최저 평균을 기록했다. 또 10월 말 기준 러시아 정제 능력의 13%~20%가 차질을 빚어, 생산이 최대 1일 110만 배럴까지 감소한 것으로 평가됐다. 여기에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신규 대러 제재가 러시아 석유 기업·인프라·탱커를 겨냥하며 러시아산 석유 수출을 추가로 제약했다.
해상 부유 재고를 추적하는 보텍사(Vortexa)는 11월 7일 종료 주간 기준 7일 이상 정박한 유조선의 원유 재고가 전주 대비 +11% 증가한 9,518만 배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수요-공급 불균형의 단기적 신호로도 해석될 수 있어 시장이 주목했다.
EIA(미국 에너지정보청)의 지난 수요일 발표에 따르면, 10월 31일 기준 미국 원유 재고는 계절적 5년 평균 대비 -5.3% 낮았고, 가솔린 재고는 -4.3%, 중간유 재고는 -8.8% 낮았다. 같은 기간 미국 원유 생산은 전주 대비 +0.1% 늘어 1,365.1만 bpd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베이커휴즈(Baker Hughes)는 11월 7일 종료 주간 미국 내 가동 중인 원유 시추기가 414기로 변동이 없었다고 집계했다. 이는 8월 1일의 4년 최저치 410기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며, 2022년 12월 기록한 5년 반 최고치 627기에서 지난 2년 반 동안 뚜렷이 감소해 왔다.
시장 심리와 헤드라인: 달러 약세는 통상 달러 표시 원자재 가격에 우호적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미 정부 재가동 기대가 경제 활동 둔화 우려를 완화하며 에너지 수요 개선 전망을 강화했다. 반면, 사우디 OSP 인하는 아시아 수요의 체감 둔화 가능성을 시사해 매도 재료로 작용했다. 지정학적으로는 베네수엘라 리스크와 러시아 공급 차질이 상방을, OPEC+ 증산 복원과 부유 재고 증가가 하방을 형성하는 상하방 팽팽한 구도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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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 설명과 맥락 정리
– WTI: 미국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기준유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대표적으로 거래되며 글로벌 유가 벤치마크 중 하나다.
– RBOB 휘발유: 산소첨가 전의 개질휘발유 선물로, 미국 소매 휘발유 가격의 지표로 활용된다.
– OPEC+: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의 협의체다.
– bpd: 하루 배럴당 생산량을 뜻한다(배럴은 약 159리터).
– MMT: 백만 톤 단위의 물량 표기다.
– Vortexa: 선박 추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원유·정제품 흐름과 부유 재고를 추정하는 민간 정보업체다.
– EIA: 미국 에너지정보청으로, 재고·생산·소비 등 공식 에너지 통계를 제공한다.
– 베이커휴즈 리그 카운트: 미국 내 가동 시추기 수로, 향후 생산 경향을 가늠하는 선행 지표로 자주 참조된다.
기자 분석
단기적 유가 방향성은 정책·지정학·수급의 엇갈린 시그널이 교차하는 국면에 놓여 있다. 미 정부 재가동이 확정되면 경기 불확실성 완화와 함께 휘발유·경유 수요 심리가 추가 개선될 수 있다. 반면 OPEC+의 증산 복원 계획과 IEA의 2026년 1일 400만 배럴 잉여 전망은 중기적으로 공급 과잉 내러티브를 강화한다. 부유 재고의 주간 급증은 현물 시장의 수요 둔화 또는 물량 적체 신호일 수 있어 주시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미국 재고가 5년 평균보다 낮고 러시아 공급에 구조적 제약이 존재한다는 점은 하방 경직성을 제공한다. 미국 원유 생산이 사상 최고지만 시추기 수는 낮은 레벨에 머물러 있어, 단기 생산 탄력성보다는 생산성 향상과 기존 설비 효율이 관건이다. 종합하면 달러 흐름, 미 의회의 합의 진척, 중국의 추가 수입 추이, 사우디 OSP 조정, OPEC+ 이행, 러시아 해상 선적 회복 여부, 부유 재고 변화가 향후 몇 주 유가의 핵심 촉매가 될 전망이다.
추가 기사 (Barchart)
본 기사 작성일 기준, 저자 리치 애스플런드는 기사에 언급된 어떤 증권에도(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포지션이 없다고 밝혔다. 본 기사의 모든 정보와 데이터는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한다. 공시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Barchart Disclosure Policy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여기에 담긴 견해와 의견은 전적으로 저자의 것으로, 나스닥(Nasdaq)사의 공식 입장과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