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금리 인하 기대 약화로 달러 가치 2개월 최고치 경신

[환율·글로벌 금융] 달러화가 DXY 달러 인덱스 기준으로 0.14% 상승하며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면서 미국 고용·물가 지표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평가가 주된 배경이다.

2025년 8월 1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번 달러 강세는 전일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노동시장이 견고하며, 관세발(發) 인플레이션 위험을 고려할 때 현행 온건한 긴축(moderately restrictive) 통화정책이 적절하다”고 밝힌 직후부터 가속화됐다.

달러 인덱스(DXY)※달러 인덱스는 달러화를 유로, 엔, 파운드 등 6개 통화 대비 가중 평균한 지수는 미국 경기 회복력과 물가·임금의 ‘끈적한(sticky)’ 상승세에 힘입어 방향을 위쪽으로 틀었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 대비 1,000건 증가한 21만8,000건으로 예상치(22만4,000건)보다 양호해 노동시장 탄탄함을 재확인시켰다.

달러 인덱스 차트

미 정부의 소비·소득 및 인플레이션 지표도 연준이 섣불리 금리를 내리기 어렵다는 점을 방증했다. 6월 개인소비지출(PCE)은 전월 대비 0.3% 증가해 시장 전망치(0.4%)에 소폭 못 미쳤으나, 개인소득은 0.3% 늘어 예상을 넘어섰다. 같은 달 근원 PCE 물가지수※식품·에너지를 제외, 연준이 최선호하는 물가 척도는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해 컨센서스(2.7%)를 웃돌았다.

임금·복리후생 지표인 2분기 고용비용지수(ECI) 역시 0.9% 올라 전망치(0.8%)를 상회했다. 제조·서비스 경기를 종합한 7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MNI Chicago PMI)는 6.7포인트 급등한 47.1로 4개월 최고치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42.0)을 가뿐히 넘어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 관세 카드 재가동도 달러 강세에 한몫했다. 그는 31일(현지시간) 한국산 제품에는 15% 관세를, 인도 제품에는 25% 관세를 각각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또 대만·태국·캄보디아와는 “일정 수준의 합의”를 봤다며 관련 협상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멕시코에 대한 기존 관세는 90일 연장했다.

금리선물 시장은 9월 16~17일 FOMC에서 25bp(0.25%포인트) 인하 확률을 41%로, 10월 회의에서는 35%로 각각 낮춰 반영하고 있다. 이는 불과 한 달 전 60%를 웃돌던 수치보다 뚜렷이 후퇴한 것이다.


유로화·엔화 동향 및 유럽·일본 경제지표

같은 날 EUR/USD 환율은 0.21% 올라 유로화가 달러 대비 다소 강세를 보였다. 유로존 6월 실업률이 사상 최저치 6.2%를 유지해 노동시장 탄탄함을 확인해 줬기 때문이다. 다만 독일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EU기준)가 전년 대비 1.8% 상승에 그쳐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은 점은 유럽중앙은행(ECB)의 매파(통화긴축) 행보에 제동을 걸 요인으로 작용했다.

현재 스왑시장에서는 ECB가 9월 11일 회의에서 25bp 인하할 확률을 10% 정도만 반영해 완만한 스탠스를 시사한다.

USD/JPY는 0.84% 상승(엔화 약세)하면서 4개월 만에 달러당 160엔 선을 위협했다. 일본은행(BOJ) 총재 우에다 가즈오는 “물가 목표(2%)를 아직 안정적으로 달성하지 못했다”며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언급해 단기 금리 인상 기대를 낮췄다.

일본 7월 소비자신뢰지수는 33.7로 예상(35.0)보다 악화됐고, 같은 달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LDP) 의석 급감이 재정건전성 훼손 우려를 키웠다. 반면 6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7%, 소매판매는 1.0% 각각 증가하며 경기 저점 통과 가능성을 시사했다.

엔·달러 환율 차트


귀금속 시장: 달러 강세에 금·은 가격 하락

8월물 금 선물(GCQ2)은 0.08% 내린 온스당 2.60달러 하락 마감했다. 9월물 은 선물(SIU2)은 2.72% 급락, 4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 급등은 비금리 자산인 귀금속 가격을 압박했고, 연준의 매파 메시지도 부정적이었다.

반면 지정학적 위험과 통상 마찰 심화, 우크라이나·중동 갈등은 여전히 안전자산 수요를 지지한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구리 정제제품을 관세 대상에서 제외하자 구리가 21% 폭락해 산업수요 둔화 우려가 커졌고, 중국 7월 제조업 PMI가예상보다 낮은 49.3에 그치자 은 가격에 추가 하방 압력이 가해졌다.


전문가 관점 및 용어 설명

전문적 통찰: 이번 달러 강세는 단순히 연준의 통화정책 기대 변화뿐 아니라, 관세 정책이 촉발한 글로벌 교역 불확실성, 유로·엔의 고유 약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특히 고용비용지수근원 PCE처럼 임금·서비스 가격을 반영하는 지표가 목표 수준 이상으로 머무는 동안 연준이 섣불리 금리를 내릴 경우, 물가 재상승(persistent inflation)의 리스크가 커진다는 우려가 명확히 반영되고 있다.

달러 인덱스(DXY)는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구성과 달리, 6개 선진통화(유로 57.6%, 엔 13.6%, 파운드 11.9%, 캐나다달러 9.1%, 스웨덴크로나 4.2%, 스위스프랑 3.6%) 대비 달러의 가치 흐름을 보여준다.

근원 PCE는 소비 지출 중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해 기조 물가상승률을 측정한다. 연준이 물가 목표(2%)를 평가할 때 가장 중시한다.

고용비용지수(ECI)는 임금, 급여, 복리후생을 포함해 기업 인건비 압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물가와 통화정책의 선행 지표로 활용된다.

MNI 시카고 PMI는 제조·서비스업 구매관리자를 대상으로 경기를 조사하며, 50을 넘으면 확장, 50 미만은 위축을 뜻한다. 중서부 지역 경기이지만 미국 전역 ISM 제조업지수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 투자자들이 주목한다.


“본 기사의 작성자인 리치 애스플런드는 해당 증권에 대해 직접·간접적인 포지션이 없으며, 본 기사는 순수 정보 제공 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