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소비자심리 지표 부진에 달러지수 약세

달러가치가 다시 한 번 흔들렸다. 16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지수(DXY)는 전거래일 대비 0.41% 하락했다. 미국 소비자심리가 시장 기대치를 밑돌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이 직접적 배경이다. 금리 스프레드를 지지해줄 10년물 국채금리가 4bp 상승했음에도 달러 매수세는 위축됐다.

2025년 8월 17일, Barchart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재닛 베센트 미 재무장관이 연준(Fed)에 사실상 ‘금리인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이후 정치적 영향력이 통화정책에 개입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시장은 이날 오후 예정된 트럼프–푸틴 정상회담 결과에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관세 및 유가, 유럽 안보 문제까지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거시경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① 소매판매·소비자심리: 엇갈린 신호

7월 미국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5% 증가해 예상치(0.6%)를 소폭 하회했으나, 6월 수치가 0.6%에서 0.9%로 상향 조정되면서 총평은 ‘중립’으로 귀결됐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0.3% 증가해 시장 전망에 부합했다. 반면 미시간대 예비 소비자심리지수는 58.6으로 전월 대비 3.1포인트 급락, 예상치 62.0을 큰 폭으로 하회했다. 설문 응답자 58%가 ‘인플레이션 때문에 지출을 줄이겠다’고 답해 향후 소비 둔화 우려가 부각됐다.

② 물가·생산·고용: 정책 불확실성 확대

같은 달 수입물가는 0.4% 올라 예상치(0.1%)를 상회했고, 전년 동기 기준으로는 –0.2%로 낙폭이 완화됐다. 산업생산은 –0.1%로 기대치(0.0%)를 밑돌았으나, 6월이 0.4%로 상향되는 등 혼조세를 보였다. 제조업 생산은 전월 대비 보합을 유지했다. 뉴욕연은 엠파이어 제조업지수는 11.9로 예상치(0)와 전월치(5.5)를 모두 크게 웃돌았다.

시카고 연은의 오스턴 굴스비 총재는 “서비스 물가에 임박한 압력이 재발하지 않는지 추가 인플레이션 지표를 한 번 더 확인하고 싶다”고 말하며 매파적 기조를 유지했다. 하루 전 발표된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총 3.3% 상승(근원 3.7%)하며 9월 연준 회의에서 50bp 인하 가능성을 완전히 제거했고, 25bp 인하 확률도 93%에서 85%로 낮아졌다.

③ 중국 지표 부진·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

전날 밤 발표된 중국의 7월 소매판매(3.7% 증가)와 산업생산(5.7% 증가)은 모두 시장 컨센서스를 밑돌았다. 실업률은 5.2%로 올라섰고, 부동산 투자 감소폭은 –12.0%로 확대됐다. 미국과 중국 간 관세 갈등, 중국 정부의 경쟁 규제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글로벌 경기 둔화 공포가 커졌다.

④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시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주와 그다음 주에 철강·반도체에 대한 관세를 설정할 것”이라며 최대 300%에 달하는 반도체 관세를 언급했다. 인도산 수입품 관세를 25%에서 50%로 인상하고, 의약품 수입 관세도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러한 계획이 모두 시행될 경우 미국의 평균 관세율이 15.2%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연방기금선물시장은 9월 25bp 인하 확률을 85%, 10월 추가 25bp 인하 확률을 40%로 반영하고 있다. ECB는 9월 회의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이 5%에 불과하다.

⑤ 주요 통화·상품시장 동향

유로/달러는 달러 약세로 0.47% 상승했다. 시장은 트럼프–푸틴 회담을 통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완화 조짐을 기대하고 있다. 달러/엔은 0.56% 하락했다. 베센트 장관이 일본은행(BOJ)의 긴축 지연을 지적하며 금리 인상을 예고했지만, 미국 관세 정책이 일본 경제를 압박할 것이라는 우려가 엔화 매수를 막고 있다.

Gold Futures
12월물 금 선물은 0.02% 내린 1,949.50달러에 마감했다. 9월물 은 선물도 0.25% 하락했다. 연준 긴축 기대가 되살아나며 금·은 가격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지정학적 리스크와 ETF 자금 유입이 안전자산 수요를 떠받치고 있다.

⑥ 용어·지표 설명초심자를 위한 부연

DXY: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산출한 지수로, 달러 강·약세의 대표적 척도다.
PPI: 생산단계 물가. 최종소비자물가(CPI)의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연방기금선물: 시장이 예상하는 향후 기준금리를 가격에 반영한 파생상품으로, 연준 정책 전망을 가늠할 수 있다.

⑦ 종합 분석

소비자심리 급락은 가계가 인플레이션을 체감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동시에 중국발 경기 둔화 우려,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 연준의 정책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달러 약세·변동성 확대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국내 투자자라면 환율 변동에 대비한 위험관리와 함께 금·은 등 안전자산 비중 확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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