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소비심리 위축 속 뉴욕증시 약세 마감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16일(금) 약보합세로 장을 마쳤다. S&P 500 지수는 -0.20%, 나스닥100 지수는 -0.43% 하락했으며,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17% 상승해 상대적 강세를 보였다.

2025년 8월 18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같은 날 마감된 9월물 E-미니 S&P 선물은 -0.22%,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44% 밀렸다. 이는 당일 발표된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 부진과 미 국채 10년물 금리 3bp 상승이 위험자산 심리를 짓눌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거시 변수와 시장 반응

시장 참여자들은 전일 발표된 PPI(생산자물가)가 예상보다 강했던 여파로 연방준비제도(연준·Fed)9월 기준금리 인하 전망을 다시 계산하기 시작했다.

연방기금선물 가격은 9월 FOMC에서 -25bp 인하 확률을 85%로 반영했으며, 10월 추가 인하 가능성은 40%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318%까지 올라 채권 가격을 끌어내렸다.

소비지표도 투자심리에 부담을 줬다. 7월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 잠정치는 전월 대비 3.1포인트 하락한 58.6으로, 시장 예상치(62.0)를 크게 밑돌았다. 특히 향후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9%, 5~10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9%로 상승해 물가 압력 재확산 위험을 시사했다.

소매판매·산업생산 등 다른 지표는 엇갈렸다. 7월 미국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5% 증가해 예상치(0.6%)를 소폭 하회했으나, 6월 수치가 0.6%에서 0.9%로 상향 조정돼 총합적으로는 중립으로 평가됐다. 같은 달 산업생산은 -0.1%로 예상치(보합)를 밑돌았으나, 6월이 +0.4%로 상향된 점이 완충 역할을 했다.

뉴욕 엠파이어 제조업지수는 11.9를 기록, 예상치(0)와 전월 5.5를 크게 웃돌아 제조업 경기에 대한 낙관론을 자극했다. 하지만 시카고 연은 오스턴 굴즈비 총재가 “지속적인 서비스물가 압력이 재현되는지 추가 데이터를 확인해야 한다”고 언급해 매파(긴축)적 경계심을 유지했다.


글로벌 변수

시장 관심은 알래스카에서의 트럼프–푸틴 정상회담 결과로도 향했다. 관세와 유가, 유럽 안보 지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회담 성과를 주시했다.

같은 날 발표된 중국 7월 경제지표예상치를 밑돌아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를 키웠다.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해 예상치(4.6%)를 하회했고, 산업생산도 5.7%로 시장 기대(6.0%)에 못 미쳤다. 이는 미·중 관세 갈등과 중국 정부의 ‘경쟁 과열 억제’ 정책이 겹친 결과로 해석된다.

관세 정책도 재차 변수로 부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철강, 반도체에 대해 다음 주 또는 그다음 주 100% 이상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미국 내 생산 이전 기업은 면제할 의사를 밝혔다. 지난주에는 인도산 수입품 관세를 25%에서 50%로 올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기업 실적·종목별 움직임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 500 2분기 기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해 어닝 시즌 시작 전 예상치(2.8%)를 크게 웃돌았다. 보고를 마친 82% 기업 중 82%가 시장 예상을 상회했다.

다우지수가 상대적 강세를 보인 배경에는 유나이티드헬스그룹(UNH) 12% 급등과 세일즈포스(CRM) 3.9% 상승이 있다. 특히 버크셔 해서웨이데이비드 테퍼의 아팔루사 매니지먼트가 2분기 중 UNH 지분을 늘린 것으로 13F 보고서를 통해 확인되면서 매수세가 유입됐다.

반면 반도체주는 일제히 약세였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MAT)는 가이던스 실망으로 -14% 급락했고, KLA(-8.4%)·램리서치(-7.3%)도 동반 하락했다. 인텔(INTC)은 미 정부가 ‘칩스법’ 지원금을 지분 투자 형식으로 집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블룸버그 보도로 +2.7% 반등했다.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Seven)’ 가운데 테슬라가 -1.49%로 가장 큰 낙폭을 보였고, 알파벳·메타는 소폭 상승, 아마존은 보합권을 기록했다.

암호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0.7% 조정받자 코인베이스(-2.2%)와 라이엇 플랫폼스(-7.5%) 등 크립토 관련주도 하락했다.

이외에 샌디스크는 가이던스 부진으로 -4.6%, 타깃은 뱅크오브아메리카가 투자의견을 ‘중립’→‘언더퍼폼’으로 내리면서 -1.2% 약세를 보였다.


채권·금리

채권시장에서 9월물 미 국채 10년물 선물 가격은 5.5틱 하락해 수익률은 3.3bp 오른 4.318%를 기록했다. 유럽에서도 독일 10년물은 2.788%(+7.6bp), 영국 10년물은 4.696%(+5.6bp)로 상승 마감했다. 물가연동국채(BEI) 10년 기대인플레이션은 2.385%로 1.1bp 내려 시사점이 엇갈렸다.


용어 풀이

FOMC는 미국 연방준비제도 통화정책회의로, 금리 결정 권한을 가진 최고 의사결정 기구다. 매그니피센트 세븐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메타, 아마존, 테슬라, 엔비디아 등 기술 대형주 7개를 지칭하는 월가 용어다. PPI(Producer Price Index)는 생산단계 물가를 측정해 기업의 가격 전가 가능성을 판단하는 지표이며, BEI(Break-Even Inflation)는 명목국채와 물가연동국채의 금리 차이로 추정하는 시장 기대 인플레이션이다.


기자 의견

최근 시장은 ‘좋은 경제지표는 나쁜 뉴스’라는 역설에 직면해 있다. 견조한 제조업·소매판매는 기업 실적과 경기 연착륙 기대를 지지하지만, 동시에 연준의 긴축 유지를 정당화해 주가 상승 여력을 제한한다.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다시 올라가는 현 국면에서 투자자들은 음의 모멘텀정책 불확실성 사이에서 변동성 확대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특히 반도체처럼 정책 리스크(관세)가 직격탄이 되는 업종은 단기적으로 높은 변동성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