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서비스업 지표 부진에 뉴욕증시 하락 마감

뉴욕증시가 5일(현지시간) 미 서비스업 경기 둔화 신호와 물가 압력 지속에 대한 우려로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 대비 -0.49% 밀린 5,483.27에,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14% 하락한 40,003.19에, 나스닥 100지수는 -0.73% 내린 19,043.12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9월물 E-미니 S&P500 선물은 -0.46%,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71% 떨어졌다.

2025년 8월 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장 초반까지만 해도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등 기술주 강세에 힘입어 지수가 오름세를 보였으나,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7월 서비스업 지수가 50.1로 시장 전망치(51.5)를 밑돈 것이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시켰다. 특히 서비스업 가격지불지수(기업이 공급업체에 지급하는 가격)는 69.9로 2년 9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해 인플레이션 완화 기대를 꺾었다.

ISM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경기 확장·수축을 가늠하는 대표 선행지표다. 서비스업 부문은 미국 GDP의 약 70%를 차지해 증시가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번 수치는 연준(Fed)이 금리 인하를 서두를 것이란 기존 기대와 맞물려 ‘경기 둔화+물가 고착’이라는 복합 위험을 부각했다.


Market Overview

연준 통화정책 기대 변화

지난주 부진한 고용·제조업 지표 이후 연방기금(FF) 선물시장은 9월 FOMC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94%까지 반영하고 있다FOMC: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이는 지표 발표 전 40%에 불과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샌프란시스코 연은의 메리 데일리 총재도 전날 “노동시장 냉각과 관세발(發) 물가 압력 부재를 고려할 때 인하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언급해 완화 기대에 불을 지폈다.

하지만 서비스업 가격지수가 예상 밖으로 뛰어오르면서 ‘스티키 프라이스(Sticky Price)’—탄력적으로 조정되지 않는 물가—우려가 커졌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에 선제 인하하더라도 연내 추가 카드는 제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제무역·관세 변수

무역수지는 호재로 작용했다. 6월 미국 상품·서비스 수지는 -602억 달러로 1년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GDP 추정 모델은 순수출 기여도가 2분기 성장률을 최대 0.4%p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한다.

그러나 관세 재부과 움직임이 변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산 원유를 들여오는 인도를 겨냥해 현재 25%인 관세를 “대폭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8월 7일부터 무역흑자국에 최소 15% 관세를 적용하는 ‘글로벌 최저관세 10%’도 예고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관세가 모두 시행될 경우 미국 평균 관세율은 2024년 2.3%→2025년 15.2%로 치솟는다.

국채·채권시장 동향

9월물 미 10년물 국채선물(ZN)은 -2.5틱 하락했고, 10년물 수익률은 4.202%(+1bp)로 반등했다. 재무부가 이번 주 3·10·30년물 총 1,250억 달러 규모를 발행하는 ‘분기 정례 환매(Quarterly Refunding)’에 나선 것이 공급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3년물 580억 달러 입찰에서 응찰률(bid-to-cover) 2.53으로 최근 10회 평균(2.58)을 밑돌며 수요가 약했다.

“서비스 가격 압력이 재차 확인됨에 따라 장기채 매수를 주저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 뉴욕 소재 채권딜러

유럽 금리도 혼조였다. 독일 10년물 분트 수익률은 장중 2.601%까지 밀렸다가 보합(2.624%)으로 종료됐고, 영국 10년물 길트는 1개월 만의 저점(4.496%)에서 소폭 반등해 4.516%를 기록했다.


주요 종목별 등락

하락 종목
Inspire Medical Systems -34%, 가트너 -27%, Vertex Pharmaceuticals -20%, TransDigm Group -12% 등 실적·가이던스 하향 종목이 급락했다. 반도체주도 GFS -9%, KLA -3%를 비롯해 ARM·AMAT·LRCX·AVGO·ASML·AMD·ON이 1% 이상 밀렸다.

상승 종목
Axon Enterprise +16%, Palantir Technologies +7%, Leidos +7% 등 기술·방위 IT 기업이 실적 호조로 급등했다. 보험업종에서는 UnitedHealth +4%, CVS +3%, Humana +2%, Cigna +1% 등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관련 규제 완화 기대가 주가를 지지했다.

실적 시즌 현황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2분기 이익은 전년 대비 +9.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즌 개막 전 예상치(+2.8%)를 크게 웃돌며 4년 만의 최대폭 개선이다. 이미 67%의 기업이 실적을 발표했고 그중 83%가 시장 추정치를 상회했다.

6일(현지시간) 발표 예정 기업으로는 Airbnb, AIG, APA, 에머슨 일렉트릭, 디즈니, 우버 등 대형 종목들이 대거 포진돼 있어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용어·지표 해설

ISM 서비스업 지수는 미국 공급관리협회가 매달 발표하는 비제조업 활동지표로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 50 미만이면 수축을 의미한다. Bid-to-Cover는 국채 입찰에서 응찰 총액을 발행액으로 나눈 값으로, 2.0 미만이면 수요 부진으로 해석된다. FOMC는 연준의 통화정책 회의이며, 기준금리 결정 권한을 갖는다.

기자 해설 및 전망

증시는 단기적으로 연준의 선제 인하 기대와 경기둔화 우려가 ‘힘겨루기’를 할 가능성이 크다. 필자는 서비스 물가 상승세가 완화되지 않는 한 연내 2회 이상의 공격적 인하는 어렵다고 본다. 더구나 관세 인상 리스크는 수입물가를 자극해 정책 대응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는 향후 발표될 8월 CPI, 9월 FOMC 회의록, 관세 시행 세부안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5일 증시는 경제지표·실적·정책 기대가 얽히며 변동성 장세가 재연됐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실적 체력이 확인된 방어적 성장주와 관세 수혜가 예상되는 내수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