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 수익률 상승에 달러화 강세 지속

[외환시장 개요] 18일(미국 동부 표준시) 달러지수(DXY)가 0.50% 올라 105.20선 부근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 상승이 달러화 매수를 자극하면서 위험선호 심리가 확대된 것이 주요 배경이다.

2025년 9월 1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전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재화 가격 상승이 소비자물가지수(CPI)에 파급되고 있으며, 내년까지 물가압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한 발언이 달러 강세의 추가 동력으로 작용했다. 이는 연준의 완화적 금리 인하 폭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와 직결된다.

[지표·금리]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3만1천 건으로 전주 대비 3만3천 건 감소, 시장 예상치(24만 건)를 하회했다. 같은 날 공개된 9월 필라델피아 연준 제조업지수는 23.2를 기록해 전월보다 23.5포인트 급등, 8개월 만의 최고치를 나타냈다. 두 지표 모두 연준의 매파적 스탠스를 강화하며 국채 금리와 달러화 동반 상승을 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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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독립성 우려] 시장 일각에서는 연준 독립성 훼손 가능성이 달러에 하방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리사 쿡(Fed 이사)을 해임하려 한다는 관측과, 스티븐 미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고문이 직책을 유지한 채 연준 이사직을 겸임하려는 의향을 밝힌 사실이 외국인 투자자의 달러 자산 이탈 우려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로화(EUR/USD)

유로/달러 환율은 0.20% 하락해 1.0650달러 부근에서 마감했다. 독일 재무청(Bundesfinanzagentur)이 4분기 국채 발행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20%가량 확대해 905억 유로(약 1,070억 달러)를 조달하겠다고 발표하며 재정건전성 리스크가 부각된 것이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통화정책 차별화(central bank divergence) 측면에서 유로화 약세는 제한적이다. 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사실상 금리인하 사이클을 마무리한 반면, 연준은 연말까지 두 차례 추가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스와프시장은 10월 30일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2% 수준으로만 반영하고 있다.


엔화(USD/JPY)

달러/엔 환율은 0.59% 급등해 150.80엔을 상향 돌파, 1주일 만의 고점에 안착했다. 니케이225지수가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안전자산 수요(세이프헤이븐)가 줄어든 점이 엔화 약세로 직결됐다. 여기에 긍정적인 미국 경제지표가 미 국채 금리를 추가로 끌어올리며 엔화 매도세를 가속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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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일본 농림수산상 고이즈미 신지로가 자민당(LDP) 총재 경선 출마를 공식화한 이후, 시장은 재정 지출 확대 가능성은 높지만 일본은행(BOJ) 통화정책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귀금속 시장

12월물 금 선물(GCZ2)은 온스당 1.06% 하락한 3,640달러에, 은 선물(SIZ2)은 0.08% 내린 48.20달러에 각각 마감했다. 달러 강세와 글로벌 금리 상승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귀금속 가격을 압박했다. 또한 S&P500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위험자산 선호가 확대되자 금·은의 안전자산 매력이 저하됐다.

다만 전일 연준이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하고 연말까지 총 50bp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점은 장기적 금 가격 지지 요인으로 거론된다. 실제로 최근 금 ETF 보유량은 2년 3개월 만에 최고치, 은 ETF 보유량은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펀드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용어·배경 설명]
캐리오버(carry-over): 전 거래일 또는 이전 이벤트의 영향을 다음 날 시장이 이어받는 현상.
T-note(미국 재무부 중기채): 만기 2~10년 사이 국채를 지칭하며, 대표적인 미국 금리 벤치마크다.
스왑 시장 확률: 파생상품 ‘이자율 스왑’ 가격을 통해 산출한 중앙은행 금리 변동 기대치를 의미한다.
세이프헤이븐(safe-haven): 시장 변동성이 커질 때 투자자가 위험 회피 목적으로 선호하는 자산(엔화·금 등)을 뜻한다.


[전문가 시각] 필자(기자)는 지속적인 미국 고용 호조가 인플레이션 압력과 맞물려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 여지를 축소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이는 달러 강세를 단기적으로 지지하겠지만,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의 연준 압박이 거세질 경우 외국인 투자심리가 훼손돼 중장기적으로 달러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유로화의 경우 재정 확대→성장 기대→장기 금리 상승이라는 선순환이 작동할지가 핵심 변수다. 금·은 시장은 단기 조정을 겪고 있으나, 긴축 종료 이후 유동성 회복과 지정학 리스크가 맞물리는 시점에 다시 강세를 보일 여지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