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국채 금리 상승과 소비 둔화 우려 속에 일제히 하락했다. S&P 500 지수는 ‑0.18%,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25%, 나스닥 100 지수는 ‑0.16% 내렸다. 동시에 9월물 E-미니 S&P 500·나스닥 선물도 각각 ‑0.18%, ‑0.16% 하락해 장 초반부터 매도 압력이 두드러졌다.
2025년 8월 21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다우지수는 1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월마트(Walmart)의 2분기 순이익(EPS)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미국 소비 여력 약화가 부각됐다. 여기에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1)물가 위험이 노동시장 위험보다 약간 더 높다”며 “완만한 수준의 긴축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밝혀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4.32%(+3bp)까지 뛰었다.
공급관리협회(ISM)가 아니라 S&P 글로벌이 집계한 8월 제조업 PMI가 53.3으로 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깜짝 반등한 점도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를 꺾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노동시장 냉각 신호도 감지된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3만5천 건으로 전주 대비 1만1천 건 증가해 두 달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계속 청구 건수 역시 197만2천 건(+3만 건)으로 3년 9개월 만에 최고치였다. 필라델피아 연은 기업경기지수는 –0.3으로 급락(–16.2p)하며 시장 예상(6.5)을 크게 밑돌았다.
주택 지표는 긍정적이었다. 7월 기존주택 판매가 전월 대비 2.0% 증가(연율 401만 호)해 감소 예상(-0.3%)을 뒤집었다. 그러나 금리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주택시장 회복세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정학·통상 변수도 산재해 있다. 미국의 빈스 부통령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에서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과 러시아가 점유하지 않은 영토에 대한 통제권
이 주요 쟁점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회담을 추진 중이며, 성과가 있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삼자 정상회담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통상 측면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확대가 지속되고 있다. 대통령은 지난주 철강·알루미늄이 함유된 400여 종 소비재 대상 관세를 확장했으며, 앞으로 100% 반도체 관세(국내 생산 기업은 면제), 심지어 200~300%까지 상향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국과의 ‘관세 휴전’은 90일 연장됐지만, 인도산 수입품에는 50% 관세가 예고된 상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러면 올해 미국 평균 관세율이 15.2%로 급등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연준 정책 전망
연방기금(FF) 선물시장은 9월 16-17일 FOMC에서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75%로 반영해 일주일 전 93%에서 낮아졌다. 10월 말 회의에서 두 번째 인하가 이뤄질 확률은 49%로 집계됐다. 투자자들은 23일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파월 의장이 내놓을 경제전망 연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업 실적·종목별 움직임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 500 기업의 2분기 순익은 연율 9.1% 증가해 4년 만에 최대 폭을 기록 중이다(시즌 전 전망 2.8%). 93% 이상이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83%가 시장 기대를 상회했다.
종목별로는 월마트가 EPS 0.68달러로 예상(0.74달러)을 밑돌자 4% 넘게 급락하며 다우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반면 노드슨(Nordson)은 3분기 매출이 7억4,150만 달러로 컨센서스(7억2,230만 달러)를 뛰어넘으며 6% 이상 상승했다. PDD 홀딩스,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 휴마나, 데이포스, 다비타 등은 각각 중국 증시 강세, 모건스탠리·RBC의 목표주가 상향, 인수합병(M&A) 소식, 자사주 매입 확대 등에 힘입어 1~3%대 오름세를 보였다.
반면 샤크닌자, 길리어드 사이언스, 먼데이닷컴, 킬로이 리얼티 등은 대주주 블록딜, CVS 약가 협상 난항, 은행권·국채 금리 부담 속 투자의견 하향 등으로 1~2%대 약세를 기록했다.
해외 증시·채권 시장
해외에서도 엇갈린 흐름이 나타났다. 유로 Stoxx 50 지수는 ‑0.20% 내렸지만, 상하이종합지수는 0.13% 올라 1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본 니케이225는 0.65% 밀리며 한 주 최저치로 마감했다. 유럽 국채 역시 약세를 이어가 독일 10년물 금리는 2.742%(+2.5bp), 영국 10년물은 4.702%(+3bp)로 상승했다.
미 국채 9월물(T-노트)은 8틱 하락했고, 10년물 금리는 4.326%(+3.5bp)로 올랐다. 슈미드 총재의 적절한 수준의 긴축
발언, 제조업·주택 지표 호조가 매도 압력을 키웠다. 다만 실업수당·필라델피아 연은 지표 부진이 일부 완충 역할을 했다.
용어 설명2)
E-미니 선물은 S&P 500, 나스닥 등 주요 지수를 1/5 또는 1/10 규모로 축소해 개인투자자도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파생상품이다. 또 S&P 글로벌 제조업 PMI는 제조업체 구매·생산·고용 등을 조사해 50 이상이면 확장, 50 미만이면 위축을 의미한다.
이번 주 금융시장은 관세 정책 변화와 우크라이나 평화협상 진전, 그리고 23일 잭슨홀 연설에서 파월 의장이 내놓을 통화정책 시그널에 따라 재차 방향성을 모색할 전망이다.
1) 총재 발언 인용
2)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추가 설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