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인덱스(DXY)가 22일(현지시간) 1.5주 만의 저점으로 내려앉았다. 10년 만기 미국 재무부 채권(이하 T-노트) 수익률이 하락하며 달러 매도 압력이 커진 결과다. 이에 따라 유로화와 엔화가 동반 강세를 보였고,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은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2025년 7월 2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뉴욕장 마감 기준 달러 지수는 전일 대비 -0.47% 떨어지며 1.5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 동부 기준 오후 장 들어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Richmond Fed) 7월 제조업 지수가 예상치 ‑2를 크게 밑도는 ‑20(전월 대비 ‑12p)으로 발표되자, 달러 약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연준 독립성 우려 완화…그러나 달러 하락세는 지속
이날 장중 재무장관 벤슨트(Bessent)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당장 물러날 이유가 없다”고 언급한 점은 달러에 일정 부분 방어막을 제공했다. 최근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해임할 가능성을 우려해 왔으며, 이는 연준 독립성 훼손·외국인 투자 이탈 시나리오로 연결돼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파월 의장 사임설이 잦아들면서 일시적 안도 랠리가 나타났지만, 전반적인 미 국채 금리 하락과 제조업 지표 둔화가 달러를 짓눌렀다.”
연준·ECB·BOJ 회의 앞둔 정책 기대감
연방기금(FF) 선물 시장은 7월 29~30일 FOMC에서 25bp(0.25%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5%로, 이어 9월 16~17일 회의에서 동일 폭 인하 확률을 58%로 반영하고 있다. 한편 ECB(유럽중앙은행)은 25일 예정된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동결이 유력시된다. 스왑시장은 25bp 인하 가능성을 단 2%만 반영 중이다.
ECB가 공개한 2분기 분기별 은행대출조사에서는 “금리 하락이 대출 수요를 뒷받침했지만, 글로벌 불확실성과 무역긴장 탓에 전반적인 수요는 여전히 약하다”고 평가됐다. 이는 유럽 경기의 둔화를 시사하며 완화적 통화정책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해석된다.
유로·엔 강세, 트럼프의 관세 압박은 부담 요인
달러 약세에 힘입어 유로/달러(EUR/USD)는 +0.47% 상승하며 2주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EU를 상대로 최소 15~20%의 보복관세를 고수하는 가운데 통상 마찰 심화 우려가 유로화의 상승 폭을 제한했다.
엔/달러(USD/JPY)는 -0.58% 하락(엔화 강세)해 1주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일본은행(BOJ)이 다음 주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현행 0.5%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그러나 자민당(LDP) 참의원 과반 상실 이후 재정 확대·감세→국가채무 악화 우려가 단기적인 엔화 상단을 제한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은, 달러 약세와 안전자산 선호로 동반 상승
8월물 금 선물은 +1.09%(+37.30달러) 올라 5주 고점을 경신했고, 9월물 은 선물은 +0.56%(+0.221달러) 상승하며 근월물 기준 14년 만의 최고가로 올라섰다. 달러 약세 외에도 글로벌 채권금리 하락과 무역분쟁 리스크가 안전자산 수요를 부추겼다.
특히 금 ETF 보유량이 전일 약 2년 만의 최대치로 늘어난 점이 추가 상승 재료가 됐다. 반면, 은은 리치먼드 Fed 지표 부진으로 산업 수요 둔화 우려가 불거지며 상승폭이 다소 제한됐다.
용어·지표 해설
T-노트 수익률은 미국 재무부가 발행하는 만기 2~10년 중기 국채의 연이자율을 말하며, 통상 글로벌 금리 지표로 활용된다. 수익률이 하락하면 채권 가격이 상승해 달러화 매력을 떨어뜨리는 경향이 있다.
리치먼드 연준 제조업 지수는 버지니아주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관할 5개 주(버지니아·메릴랜드·노스캐롤라이나·사우스캐롤라이나·워싱턴 DC)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경기 체감 지수다. 0을 기준으로 플러스는 경기 확장, 마이너스는 위축을 뜻한다.
ECB 은행대출조사(BLS)는 유로존 은행들의 대출 기준·수요 상황을 분기별로 점검하는 보고서다. 대출 수요가 줄어들면 기본적으로 경기 둔화를 의미해 중앙은행의 완화적 스탠스를 강화한다.
FF 선물은 연방기금금리 예상치를 거래하는 파생상품으로 FOMC 정책 금리 행보를 가늠하는 시장 지표다.
ETF(상장지수펀드)는 지수나 상품 가격을 추종하도록 설계된 펀드로, 금·은 ETF 보유량 증가는 실물 및 선물 가격을 지지하는 수급 요인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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