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론 – 4억 달러보다 무거운 한 줄기 ‘우선주’
2025년 7월 10일, 미국 국방부(DoD)가 캘리포니아주 마운틴패스 광산을 운영하는 MP 머티리얼즈(MP Materials)의 전환우선주를 4억 달러에 매입하며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단숨에 주가는 40% 넘게 폭등했고, 희토류 섹터 전반에 ‘정책 프리미엄’이 얹혔다. 숫자 자체도 크지만, 백악관과 펜타곤이 단순 보조금을 넘어 아예 자본시장 참여자로 변신했다는 대목이 갖는 장기적 파장은 훨씬 더 거대하다.
1. 왜 지금, 왜 희토류인가?
① 지정학 리스크의 가속
• 중국, 글로벌 희토류 산화물의 70% 이상을 정련·수출
• 2024년 12월, 중국 상무부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자석용 디스프로슘·테르븀 수출 허가제를 시행
• 미·중 갈등이 반도체 → 배터리 → 핵심 광물로 수직 확전
② 희토류가 촉발한 보틀넥 인플레이션
• 전기차 1대당 NdFeB 자석 2.0~2.5kg 필요
• 풍력 1MW당 NdFeB 자석 최대 700kg 소요
• EV + 재생에너지 + 국방 ⇒ 2030년 희토류 산화물 수요 2023년 대비 2.3배 전망(IEA)
③ 미국의 공급망 취약성
Table 1. 미국 희토류 밸류체인별 중국 의존도
공정 단계 | 美 내재화율(2024) | 주요 해외 의존국 |
---|---|---|
채굴 | 14% | 중국, 호주 |
정련 (oxide→metal) |
3% | 중국 88% |
합금 | 0% | 중국, 일본 |
자석 | <1% | 중국 92% |
미국은 ‘광석을 캐서 중국에 보내고, 다시 자석을 사오는’ 사다리 한 칸 건너뛰기식 밸류체인을 유지해 왔다. 마운틴패스 광산이 세계급 매장량을 갖고도 수익성이 불안했던 이유다.
2. 우선주 투자 구조 해부
• 발행 증권: 전환우선주 + 보통주 워런트
• 전환가: $18.35 (발행일 대비 ~15% 프리미엄)
• 지분율: 우선주·워런트 전환 시 약 15%
• 배당: 리보/SOFR + 350bp, 이익 실현 전까지 현금 배당 보류 가능
• 잠금장치(lock-up): 3년간 매도 제한 + 백악관 승인 시만 예외
전환우선주는 배당 우선 + 의결권 제한이라는 혼합 성격을 갖는다. 국방부가 배당수익보다 전략적 영향력에 초점을 두고 있음을 방증한다. 워런트는 주가 상승 시 추가 차익을 보장, 향후 정책자금 조달 ‘실탄’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3. 장기적 영향 시나리오
3-1. 산업 차원 – ‘허브 & 스포크’ 내재화 가속
DoD 투자가 사실상 신호탄 역할을 하며 민간 자본까지 빨아들이는 레버리지 효과가 기대된다. ① 정련 ② 합금 ③ 자석 ④ 모터 까지 이어지는 ‘허브 & 스포크’ 구조가 완성되면, 미국 내 밸류체인 파생 매출이 2030년 500억 달러를 상회할 것이란 추정(AllianceBernstein).
3-2. 기업 차원 – MP 머티리얼즈 vs 솔루트레아(Solturea)
- CAPEX 레버리지 : MP의 신규 자석 라인은 연 6,000t 규모(NdFeB), 글로벌 공칭 수요의 8%를 대체
- ASP 방어력 : DoD 장기구매계약(LTA) 체결 시 가격 + 10% 프리미엄 가능성이 제기
- R&D 스핀오프 : 무코(MuCo) 합금을 적용한 고온 자석 개발로 차세대 EV 모터 수직계열화
반면 중국 內 ‘솔루트레아’ 등 국유 자석 메이커는 미 고객 물량 이탈 및 보복 관세 가능성으로 마진 축소가 예상된다.
3-3. 금융 차원 – 글로벌 자본 흐름 재배치
블랙록·스테이트스트리트 등 패시브 ETF는 ‘국방/핵심광물’ 테마 리밸런싱을 검토 중이다. MP 머티리얼즈, 라이너스(Lynas), 에너지 퓨얼스(Energy Fuels)의 평균 유통주식 회전율이 3개월 만에 120% ↑. 장기적으로는 미국 IRA 세액공제와 중첩되며 ‘희토류 국방-ESG 듀얼 프리미엄’이 높아질 전망.
3-4. 거시경제 차원 – 製造업 르네상스 & 인플레이션 경로
- 단기 (2024-2026) : CAPEX 증가 → 공사 인플레 압력 + 재정적자 확대
- 중기 (2027-2032) : 공급망 안정 → EV·재생에너지 단가 하락 → 소비자물가 -0.2%p 효과(DOE 시뮬레이션)
- 장기 (2033-) : 희토류 재활용·폐자석 순환체계 구축으로 탄소배출 ‘Scope3’ 저감
4. 잠재 리스크 체크리스트
Table 2. 리스크 매트릭스
카테고리 | 구체적 리스크 | 발생 확률 | 파급 규모 | 대응 전략 |
---|---|---|---|---|
정치/규제 | 정권 교체에 따른 투자 철회 | 20% | 중(▲) | 3년 lock-up & 초당적 NDAA 조항 |
기술/공정 | 정련 폐수 규제 비용 급증 | 35% | 중(▲) | 클로즈드 루프 재활용, 바나듐 별도 추출 |
시장/가격 | 중국산 덤핑 & 재고 누적 | 40% | 고(▲▲) | 상계관세(AD/CVD) + 장기 오프테이크계약 |
재무/자본 | 변동금리 우선주 이자비용 급등 | 30% | 중(▲) | FRN → 고정금리 스왑, 그린본드 발행 |
5. 투자 전략 – ‘희토류 + 전략 금속 코어-바스켓’ 포트폴리오
- 코어(Core) 50%
- MP Materials (NYSE: MP) 비중 25%
- Lynas Rare Earths (ASX: LYC) 비중 15%
- Energy Fuels (NYSE: UUUU) 비중 10%
- 위성(Satellite) 30%
- Rare Earth ETF(REMX) 12%
- Defense ETF(ITA) 8%
- 우라늄 ETF(URA) 5%
- Nickel Industries 5%
- 헤지 & 유동성 20%
- S&P 500 풋 옵션 2개월물 10%
- 미 10년물 국채(TLT) 10%
※ 목표 수익률 연 12% / 변동성 & 정책 리스크 상쇄 구조
6. 결론 – “정책 주주가 된 펜타곤”, 그 이후 10년
연준·재무부 같은 거시 플레이어가 아닌 국방부가 주주 자격으로 민간 기술·광물 기업 판에 들어온 사례는 전례를 찾기 어렵다. 이는 단순 보조금·세액공제를 뛰어넘어 국가안보를 이유로 한 ‘실물+금융’ 복합 산업정책이 신호탄을 쏜 사건이다.
향후 10년 미국 제조업 르네상스의 승부처는 배터리·반도체·희토류 세 갈래다. 이 중 희토류는 가장 뒤처진 고리였지만, 이번 딜로 체인 마지막 퍼즐이 맞춰지기 시작했다. 물론 중국발 공급 쇼크·환경규제·정권 교체라는 리스크는 상존한다. 그러나 ‘정책 주주 = 최후의 시장 조정자’라는 새 판을 깔아 놓은 이상, 미국 희토류 자립도는 되돌릴 수 없는 경로의존성(path-dependency)에 올라섰다.
이중석 결론 –
“4억 달러 우선주는 시작일 뿐이다. 월가가 반도체 AI 로직에 열광할 때, 국방부는 자석 공급망의 물리 법칙을 선점했다. ‘탈중국 희토류’는 이제 개별 종목 테마가 아니라 미국 국가전략 ETF가 됐다.”
(글: 이중석 ‧ 경제칼럼니스트 / 데이터 분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