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제 회복력에 S&P500·나스닥100 사상 최고치 경신

뉴욕 증시가 강한 상승세를 보이며 주요 지수들이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18일(현지시간) S&P 500 지수와 나스닥 100 지수는 각각 0.54%, 0.74% 상승해 종가 기준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도 0.52% 올랐다. 9월물 E-미니 S&P 500 선물은 0.59%,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77% 뛰어오르며 장중 랠리를 뒷받침했다.

2025년 7월 1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탄탄한 미국 경제 지표와 연준(Fed)의 완화적 스탠스를 동시에 확인하며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를 강화했다. 특히 무역 관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소비·고용·제조업 지표가 고르게 호조를 보인 점이 투심을 지지했다.

세부 지표를 살펴보면, 미 노동부가 발표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2만1천 건으로 3개월 만의 최저치였고, 6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6% 증가해 월가 예상치(0.1%)를 크게 웃돌았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Philly Fed) 제조업 지수도 5개월 만의 최고 수준인 15.9를 기록하며 경기 확장 기대를 키웠다.

샌프란시스코 연은의 메리 데일리 총재는 “6월 점도표가 연내 두 차례 25bp(0.25%p) 인하를 제시한 것은 합리적인 전망”이라며 “인플레이션이 2%에 도달할 때까지 기다린다면 오히려 경제에 불필요한 상처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비둘기파적 발언은 오후장 매수세를 더욱 끌어올렸다.

반면, 연준 이사 아드리아나 쿠글러는 “인플레이션이 다시 가속화되는 만큼 기준금리를 당분간 동결해야 한다”고 밝혀 시장에 일정 부분 경계심을 남겼다. 또 보험업계 대형주 일라이번스 헬스(Elevance Health)가 올해 실적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하면서 12% 급락, 헬스케어 섹터 전반에 부담을 주었다.

세부 경제지표로는 6월 자동차 제외 소매판매가 0.5% 증가해 예상치(0.3%)를 상회했고, 석유를 제외한 6월 수입물가 지수는 전월 대비 변동이 없었다. 7월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 주택시장지수도 33으로 한 달 전보다 1포인트 상승해 시장 전망에 부합했다.

무역정책 측면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50여 개 국가에 10~15%의 관세를 예고하는 서한을 8월 1일부로 발송할 계획이라고 밝혀 긴장감을 조성했다. 동시에 반도체 수출 규제 완화 신호도 감지됐다. 상무부는 엔비디아(Nvidia)의 비첨단 H20 칩, AMD의 유사 제품에 대해 중국 수출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고, 재무장관은 “향후 몇 주 안에” 중국 부총리와 만나 고관세 유예를 논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지난 주말 트럼프 대통령이 EU·멕시코산 제품에 30% 관세를, 캐나다 일부 제품에는 35% 관세를 각각 8월 1일부터 부과한다고 밝히는 등 잇단 강경 조치가 투자심리를 제한했다. 구리(50%)·제약(최대 200%) 등 특정 품목에 대한 추가 관세 역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방기금선물(Fed Funds Futures)은 7월 29~30일 FOMC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3%, 9월 16~17일 회의에서는 58%로 반영하고 있다. 시장은 남은 주간 동안 무역 협상 진전 여부6월 주택착공·미시간대 소비자심리 지표(19일 발표 예정)를 주시할 전망이다.

실적 시즌이 본격화되면서 금융 대형주의 2분기 성과에 관심이 집중됐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 500 기업의 2분기 순이익 증가는 전년 동기 대비 2.8%로 2년 만의 최소폭이 예상되고, 야드니 리서치는 11개 섹터 중 6개만이 이익 증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 시장에서는 유로 스톡스 50 지수가 1.49%, 상하이종합지수가 0.37%, 일본 닛케이225가 0.60% 각각 상승 마감했다.

금리 동향을 보면, 9월 만기 미국 10년물 국채 선물은 3.5틱 하락했고, 10년물 금리는 4.463%로 0.8bp 상승했다. 경기 호조 지표와 증시 랠리로 안전자산 수요가 감소한 결과다. 반면, 독일 10년물 금리는 2.675%로 1.3bp 낮아졌고, 영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678%로 6주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종목별 움직임을 살펴보면, 유나이티드항공(UAL)이 3% 넘게 상승하며 항공주 강세를 주도했다. 펩시코(PEP)는 분기 매출 227억3천만 달러로 컨센서스를 상회하며 7% 급등했고, 스냅온(SNA) 역시 견조한 실적 발표로 7% 넘게 올랐다. 씨에스엑스(CSX)는 유니온퍼시픽(UP)이 인수를 검토 중이라는 보도로 4% 상승했다.

반면, 헬스케어 섹터는 엘리번스 헬스(ELV)가 실적 가이던스를 주당 약 30달러로 낮추면서 12% 급락, 몰리나 헬스케어(MOH)·센틴(CNC)·시그나(CI)·휴마나(HUM)·유나이티드헬스(UNH) 등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아보트랩스(ABT)는 2분기 유기적 매출 성장률이 예상에 못 미치며 8% 하락했고, 스타우드프로퍼티트러스트(STWD)는 할인 공모 여파로 5% 밀렸다.

다가오는 7월 18일(현지)에는 3M(MMM),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XP), 트루이스트 파이낸셜(TFC) 등 주요 기업 12곳이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용어 해설
E-미니 선물: CME에서 거래되는 소형 주가지수 선물로, S&P500/나스닥100의 대표 파생상품이다.
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율: 명목국채 수익률에서 물가연동국채(TIPS) 수익률을 뺀 값으로, 시장이 기대하는 향후 평균 인플레이션을 의미한다.

[기자 시각] 미국 경제는 고금리·고관세 이중 압력에도 견조한 소비·고용 모멘텀을 유지하며 “침체 지연”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대선이 임박한 만큼 관세 정책 변동성이 커질 위험이 높다. 국채금리와 주가가 동반 상승하는 현재 흐름은 연준의 소극적 완화 기대를 반영하지만, 만약 9월에 금리 인하가 지연될 경우 밸류에이션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 국내 투자자 역시 관세 이슈→반도체 수출 규제 완화→기술주 동향의 연결 고리를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