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글로벌 투자은행 미즈호(Mizuho Securities)가 미국 화학기업 헌츠맨(Huntsman Corp.)의 투자의견을 기존 ‘중립(Neutral)’에서 ‘언더퍼폼(Underperform)’으로 하향 조정했다. 주요 배경은 중국발 폴리우레탄 원료(MDI) 수입 증가와 주요 최종 수요 부진으로 인한 실적 악화 가능성이다.
2025년 9월 12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의 보도에 따르면 미즈호는 헌츠맨 주가가 지난 분기 대비 20%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초 체력(Fundamentals)이 개선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목표주가를 9달러로 제시했는데, 이는 보고서 발표 시점 주가 대비 약 19% 낮은 수준이다.
주요 투하 포인트와 시장 경합 압력
헌츠맨은 단열재, 침구, 자동차 시트, 냉장고 패널, 운동화 소재 등에 쓰이는 메틸렌디페닐이소시아네이트(MDI)를 주력으로 생산하며, 해당 제품군에서 전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중국 부동산·건설 경기 둔화로 현지 수요가 줄어들면서 남는 생산량이 수출로 전환되고 있으며, 그 물량이 최근 미국 시장에 대거 유입되는 추세다. 미즈호는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 가격 전략이 미국 내 가격 압박을 심화시켜 헌츠맨의 마진(Margin)을 훼손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헌츠맨은 내구재(durables) 비중이 높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 내구재는 금리 인상기 및 경기 둔화 국면에서 수요가 빠르게 위축되는 대표적인 산업군이다. 미즈호는 “내구재 수요 약세가 물량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내릴 것”이라며, 이미 미국 MDI 소비자들이 무역 정책 불확실성을 이유로 재고를 과도하게 쌓아두고 있어 추가 주문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레버리지와 배당 지속성에 대한 경고
보고서는 헌츠맨의 재무 건전성에도 경고등을 켜고 있다. 순부채가 예상 EBITDA 대비 4.2배에 달해, 업계 평균의 두 배를 웃돈다. 회사는 올해 초 신용 계약(Credit Agreement) 일부를 수정하며 재무 탄력성을 확보하려 했으나, 미즈호는 “높은 레버리지가 이익 변동성에 직접 노출돼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투자자 관심이 높은 연 9% 수준의 배당수익률에 대해, 미즈호는
“2027년까지 손익분기점 혹은 손실 구간이 지속될 경우 배당금 지급이 위험에 처할 것”
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동종업계의 케머스(Chemours), 다우(Dow), 트로녹스(Tronox), 인터내셔널 플레이버 & 프래그런스(International Flavors & Fragrances) 등도 최근 배당을 삭감한 바 있다.
실적 전망 하향… EBITDA 4억5,000만 달러로 축소
미즈호는 헌츠맨이 향후 12개월간 창출할 조정 EBITDA를 4억5,000만 달러로 전망했다. 이는 기존 추정치 5억 달러에서 10% 낮춘 수치다. 브로커리지는 “현 시점에서 주가는 작년 저점을 재시험(retest)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신규 매수보다 리스크 관리가 우선이라고 조언했다.
용어·배경 해설
MDI(Methylene Diphenyl Diisocyanate)는 폴리우레탄 생산의 핵심 원재료로, 화학적 반응을 통해 가볍고 단열성이 뛰어난 폴리우레탄 폼을 만든다. 단열재·자동차 내장재·스포츠 용품 등 생활 속 다양한 제품에 사용되며, 수요 바스켓이 광범위하다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설비투자 규모가 크고 주기적으로 공급 과잉이 발생하는 산업이기에, 가격 변동성이 높다.
또한 레버리지 배수란 순부채(Net Debt) / EBITDA 지표를 말하며, 기업이 벌어들이는 현금흐름 대비 부채가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2배 안팎이 ‘건전’으로 간주되지만, 4배 이상이면 재무 안정성 우려가 제기된다.
기자 해설 및 전망
현재 글로벌 화학 업종은 경기 민감도가 크고, 미·중 무역 갈등과 탈탄소 규제 강화 등 복합 변수의 영향을 받고 있다. 중국의 MDI 수출 공세가 당분간 이어질 경우, 미국 내 현지 생산자들은 가격 방어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헌츠맨이 대규모 설비 감산이나 고부가가치 제품 전환 같은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지 않는다면, 배당뿐 아니라 신용등급 저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동시에 역설적으로 투자자 변동성 확대는 단기 트레이딩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 주가 변동 폭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만, 친환경 건축 자재 시장 확대와 전기차·신재생에너지 설비용 경량 소재 수요는 장기 성장 요인으로 평가된다. 헌츠맨이 연구·개발(R&D) 투자와 고사양 MDI 품질 개선에 자원을 집중한다면, 중장기적 반등 계기를 마련할 가능성도 있다.
결론
미즈호는 헌츠맨의 단기 실적 및 주가 흐름에 대해 보수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핵심 위험 요인은 중국발 수입 압력, 내구재 수요 둔화, 높은 레버리지, 그리고 배당 지속성이다. 투자자들은 향후 글로벌 MDI 공급·수요 시황과 헌츠맨의 비용 절감 및 재무 전략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