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인덱스(DXY)가 0.26% 상승하며 뉴욕 외환시장에서 강세를 이어갔다. 이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 깜짝 호조가 연준(Fed)의 조기·대폭 금리 인하 기대를 후퇴시킨 데 따른 결과다. 동시에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3bp, 2년물은 5bp 올라 달러 금리 경쟁력을 뒷받침했다.
2025년 8월 14일(현지시간),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연은 메리 데일리 총재와 세인트루이스 연은 알베르토 무살렘 총재는 나란히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50bp 금리 인하설을 일축했다. 두 인사는 “노동시장에 그 정도의 긴급 신호는 없다”며 -25bp가 최대라는 입장을 표명해 달러 상승세에 불을 지폈다.
PPI 세부 지표가 시장 충격을 키웠다. 7월 최종수요 PPI는 전월 대비 0.9%, 전년 대비 3.3% 증가해 컨센서스(0.2%·2.5%)를 크게 상회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도 0.9%·3.7%를 기록하며 예상치(0.2%·3.0%)를 압도했다.
PPI(Producer Price Index)는 생산단계 물가로, 기업이 부담하는 비용 변화를 측정한다. 소비자물가지수(CPI)보다 한 단계 앞선 선행 인플레이션 지표로 여겨지며, 연준 통화정책 방향성과 금융시장의 금리·통화 가치 변동에 직결된다.
시장 반응으로 연방기금선물(FF) 시장은 9월 -50bp 인하 가능성을 0%로 축소했고, -25bp 인하를 92% 반영했다. 이는 8월 1일 부진한 고용 보고서 발표 전 40%에 불과했던 수치를 크게 상회하지만, 하루 전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의 “-50bp도 가능” 발언 후 일시적으로 11%까지 올랐던 확률은 사라진 셈이다.
베센트 장관은 이날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모델상 중립금리가 더 낮다”고 설명하며 전일 발언을 일부 번복했다. 그는 “연준에 지시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고 덧붙이며
“투명성 확대와 의회 인사들의 투자 이해충돌 해소가 필요하다”
고 강조했다.
주간 고용 지표도 달러 강세에 힘을 보탰다. 실업수당 신규청구는 3천 건 감소한 22만4천 건으로 예상을 소폭 밑돌았고, 계속청구는 1만5천 건 줄어 195만3천 건을 기록해 노동시장 탄탄함을 시사했다.
외환시장에서 EUR/USD는 달러 강세 영향으로 0.37% 하락했다. 미국발 관세 충격 우려가 유로존 경기 전망을 짓눌렀고, 9월 11일 유럽중앙은행(ECB) -25bp 인하 확률은 스와프시장에서 7%로 낮아졌다. 한편 USD/JPY는 0.06% 상승했으나, 베센트 장관의 “일본은행(BOJ)이 뒤처졌다”는 평가가 엔화에 일정 지지를 제공했다.
연준과 미 정부의 관세 정책은 여전히 글로벌 불확실성 요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중국과 90일 관세 휴전을 연장했으나, 반도체 수입에 100% 관세를 예고했고, 인도산 상품에도 관세를 25%→50%로 두 배 인상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 조치가 시행되면 미국 평균 관세율이 2024년 2.3%에서 15.2%로 급등할 것으로 추산했다.
시장 기대가 쏠린 트럼프–푸틴 알래스카 정상회담은 15일 예정돼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탐색적 만남”이라며 돌파구 기대를 낮췄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영토 양보는 없다”고 선을 그은 점도 평화협상 전망을 흐리고 있다.
귀금속 시장에서는 달러 강세와 국채금리 상승 탓에 12월물 금 선물이 0.58% 하락한 1온스당 19.6달러, 9월물 은 선물이 1.22% 내린 0.472달러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지정학적 위험과 관세 리스크로 안전자산 수요가 유지돼 ETF 금보유량은 화요일 기준 2년 만에 최고, 은 보유량은 지난 금요일 3년 만에 최고에 도달했다.
※본 기사 작성 시점 기준, 필자인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언급 종목에 직접적·간접적 포지션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