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물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코드명: CLU25) 선물 가격이 20일(현지시간) 배럴당 0.86달러(+1.38%) 오른 종가를 기록했다. 같은 달물 RBOB 휘발유(코드명: RBU25) 선물도 갤런당 0.0393달러(+1.88%) 상승해 2주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2025년 8월 21일, 바차트(Barchart)가 전한 보도에 따르면 달러 약세가 원유 및 정제제품 가격 상승을 뒷받침했고, EIA(미국 에너지정보청)의 주간 재고 감소가 추가 상승 압력을 가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논의 진전 가능성이 러시아산 원유 수출 제재 완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상승 폭을 제한했다.
“전쟁이 종식되면 러시아산 원유가 국제 시장에 다시 자유롭게 공급될 수 있어 유가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이러한 분석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조속히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에서 비롯됐다.
OPEC+(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가 8월 2일 회의에서 9월 1일부터 일일 54만7,000배럴 증산을 승인한 점도 유가 상단을 눌렀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2년간 유지해 온 감산 조치를 되돌리는 과정으로, 2026년 9월까지 단계적으로 220만 배럴을 복원하는 계획이다. 한편, 7월 OPEC 원유 생산량은 전월 대비 2만 배럴 감소한 2,831만 배럴/일에 머물렀다.
국제 해상 저장량 감소도 강세 요인이다. 보텍사(Vortexa)는 8월 15일 기준 정박 7일 이상 탱커에 저장된 원유가 전주 대비 12% 감소한 8,249만 배럴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한편, 20일 발표된 EIA 주간 재고 보고서는 혼조 신호를 보였다. 원유 재고는 601만 배럴 감소해 시장 예상치(85만 배럴 감소)를 크게 밑돌았고, 휘발유 재고도 270만 배럴 줄어 예상치(32만5,000배럴 감소)를 넘어섰다. 반면 중류유(난방유·디젤) 재고는 230만 배럴 늘어 예상(150만 배럴 증가)을 상회했으며, WTI 인도지점인 쿠싱(Cushing) 재고도 41만9,000배럴 증가했다.
EIA는 8월 15일 기준 미국 상업용 원유 재고가 5년 평균 대비 5.6%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휘발유 재고는 0.7% 낮았고, 중류유 재고는 13% 부족했다. 같은 주 미국 원유 생산량은 전주 대비 0.4% 증가한 일일 1,338만2,000배럴로, 2024년 12월 6일 기록한 사상 최대치(1,363만1,000배럴)에 근접했다.
베이커휴즈는 8월 15일 주간 미국 내 가동 원유 시추기 수가 411기로 전주와 동일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2년 12월 기록한 5년 3개월 만의 최고치 627기에서 크게 줄어든 수준이며, 지난 2년 반 동안 급격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사 작성 시점 기준,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기사에 언급된 어떤 종목에도 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본 기사 정보는 순수 참고용이며, 바차트 공시 정책에 따르고 있다.
추가 참고 기사(영어)
- “Are Crude Oil Prices Going Much Lower?” – 원유 가격 하락 리스크 분석
- “Crude Oil and the US Dollar Index Are Heading Higher, and Commodity Traders Are Taking Note” – 유가와 달러지수 동반 상승세 진단
- “Crude Oil Prices Could Tick Up on Consumer Resilience. Here Are the Levels to Watch Before You Buy.” – 소비 회복에 따른 유가 반등 가능성
- “Energy Commodities in Q2 – Where are they Heading in Q3?” – 2분기 에너지 상품 시장 리뷰
용어 해설 및 전문가 관점
WTI는 미국 텍사스주 서부에서 생산되는 고품질 경질유로,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세계 3대 벤치마크 중 하나다. RBOB(Reformulated Gasoline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은 미국 환경규제에 맞춰 만든 휘발유 혼합물 선물로, 휘발유 가격 지표로 널리 쓰인다. EIA는 주간 재고 통계·단기 전망 등을 발표하는 미국 정부 산하 기관으로, 보고서 결과가 가격 변동성을 유발하는 핵심 촉매로 꼽힌다.
현재 강세·약세 요인이 팽팽히 맞선 상황이지만, 재고 감소와 미 달러 약세가 단기적으로 바닥을 다지는 구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OPEC+ 증산과 우크라이나 휴전이 현실화할 경우 공급이 늘어나 추가 상승폭이 제한될 수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원유시장의 구조적 타이트니스(공급 부족)와 지정학적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향후 EIA 재고 추세와 OPEC+ 회의 결과, 미 달러 흐름을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