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7월 경기선행지수 0.1% 하락…시장 전망과 일치

콘퍼런스보드(Conference Board)가 발표한 미국 경기선행지수(LEI)가 7월에 전월 대비 0.1 % 하락하며, 월가 컨센서스와 정확히 일치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지표는 6월의 –0.3 %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지만, 낙폭은 이전보다 축소됐다.

2025년 8월 2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결과는 경기 둔화 신호가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LEI는 향후 6~9개월의 경기 방향을 가늠하는 대표적 선행지표로, 제조업 신규주문·소비자 심리·금융시장 변수 등 10개 세부 항목을 가중합산해 산출된다. 투자자와 정책 당국은 이 지표를 통해 경기 사이클 전환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포착하려 노력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1월~7월 사이 LEI 누적 하락률은 –2.7 %를 기록해, 직전 6개월(–1.0 %)보다 낙폭이 커졌다. 이는 소비·기업 전망이 동시 악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미국 경제는 견조한 고용과 고강도 금리 기조가 맞물려 있어, 실물·금융 변수 간 온도차가 더욱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Justyna Zabinska-La Monica 콘퍼런스보드 경기순환지표 담당 선임매니저는 “비즈니스 환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비관적 기대와 제조업 신규주문의 부진이 LEI를 끌어내렸다”면서 “반면 주식시장은 LEI 구성 항목 가운데 가장 큰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실업수당 신규청구 건수도 7월에는 6월보다 크게 낮아지며 두 번째로 긍정적 요소가 됐다”고 덧붙였다.

동시에 발표된 경기동행지수(CEI)는 7월 +0.2 %로 반등해, 6월 제자리걸음에서 벗어났다. 후행지수(Lagging Index)는 두 달 연속 변동이 없었다. CEI는 생산·소득·고용·소매판매 네 가지 항목이 반영돼 현재 경기 상태를, 후행지수는 신용·재고·대출금리 등 지표로 경기 변동이 늦게 나타나는 영역을 측정한다.

경기선행·동행·후행지수란?

LEI, CEI, Lagging Index는 콘퍼런스보드가 매월 발표하는 핵심 패키지다. LEI가 경기 전환점(침체·회복)을 사전에 예고한다면, CEI는 그 시점에서의 실물 활동을 즉시 보여준다. 반면 후행지수는 경기가 실제로 반전되고 나서야 움직여, 기업·가계의 사후적 부담 변화를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통상 LEI가 6개월 이상 연속 하락하거나 전년 동기 대비 낙폭이 –4 % 안팎으로 확대될 경우 향후 12개월 이내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처럼 –2.7 %의 누적 하락은 주의 단계로, 투자자들은 고용·임금·소비를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세부 항목별로는 ① 소비자 기대지수와 제조업 신규주문이 마이너스 기여도를 기록한 반면, ② S&P 500 지수 등 주가 지표가 플러스 요인을 제공했다. ③ 실업수당 신규청구는 3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되며 고용시장 탄력성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채권 수익률 스프레드가 여전히 역전 상태를 지속, 금융시장 불확실성을 반영했다.

전문가 시각

시장 참가자들은 LEI 하락세 지속에도 불구하고 침체 시점이 지연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고용시장 탄탄함과 소비 지출 탄성은 특별한 외부 충격이 없는 한 경기 하강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다만 금리 고점 유지∙기업 이익 둔화가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경우, LEI 추가 하락과 CEI 둔화가 동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제조업 신규주문 감소는 글로벌 교역 둔화와 함께 공급망 재편 압력, 단가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기술·방위·인공지능(AI) 관련 투자 수요가 일부 버팀목이 되고 있으나, 경기 전반으로 확장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평가다.

투자 전략 함의

이번 수치는 방어적 포트폴리오 유지를 재확인시키는 근거로 해석된다. 배당주, 고품질 채권, 헬스케어·필수소비재 섹터는 경기 민감도가 낮아 상대적 안전 자산으로 꼽힌다. 반면 성장주·고변동성 자산은 단기 조정 위험에 노출될 수 있어, 선제적 리밸런싱이 요구된다. 다만 S&P 500 지수가 LEI 구성에서 긍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은, 기술·대형주 주도 랠리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 LEI, CEI, 후행지수는 1940년대 NBER(전미경제연구소)이 도입한 경기순환 지표 체계를 민간 연구기관인 콘퍼런스보드가 계승·발전시켜 온 것이다. 금융·경제 주체가 공통 언어처럼 활용하는 ‘경기 신호등’ 역할을 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