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왜 ‘15% 기본 관세’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EU·일본·영국과 연이어 체결하려는 ‘15% 베이스라인 관세’가 글로벌 통상 지형의 디폴트 값으로 굳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25년 8월 1일을 1차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뒤, 시장은 “이번에도 협상용 엄포일 것”이라 반신반의했지만 지난 7월 말 스코틀랜드 회동에서 EU가 조건부 수용 움직임을 보이면서 단순 거래 카드
를 넘어 새 경제 질서의 설계도
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본 칼럼은 향후 최소 1년 이상에 걸쳐 미국 주식·경제·통화정책·패권경쟁에 미칠 장기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한다.
1. 정책 개요와 타임라인
일정 | 주요 내용 | 불확실성 |
---|---|---|
2025.8.1 | EU·영국·일본 대상 15% 기본 관세 잠정 발효 | 미·EU 최종 서명 여부 |
2025.9.17 | 틱톡·희토류 對中 50% 관세 예비 시한 | 중국·인도·브라질 연쇄 대응 |
2025.11~2026.1 | 대선 국면·연방의회 회계연도 예산 협상 | IEEPA 위헌 여부 대법원 심리 |
트럼프 정부는 ① 15%를 ‘공정무역의 최소 요율’이라 정의, ② 관세 수입을 핵심 전략산업 리쇼어링 기금으로 사용, ③ 2026년을 ‘제로 재정적자 원년’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2. 역사적 비교: 스무트-홀리법·니콘 쇼크와 무엇이 다른가
1929년 스무트-홀리법(평균 20% 인상)은 전면적 보호주의였고, 1971년 금태환 정지+10% 수입부담금은 달러 방어가 목적이었다. 이번 15% 체계는 ‘선택적 개방+전략 리쇼어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즉, 과거엔 물건이 들어오는 걸 막았다면, 이번에는 들어오더라도 15% 보험료를 내라
는 구조다.
3. 거시파급 경로
3-1. 인플레이션·소비자 물가
- 블룸버그 경제모형: CPI 0.7%p 상방 압력(2025H2 기준)
- 세인트루이스연준 분석: 저소득층 장바구니 물가 +1.1%p
- 에너지·식품 제외 근원효과는 0.3%p에 그칠 전망 —— 서비스 비중 65%인 미국 특유의 구조
3-2. 기업 이익률
① 글로벌 매출 비중 40% 이상 대기업은 마진 120bp 하락 예상
② 국내 매출·리쇼어링 수혜주는 60bp 개선 가능 — 골드만삭스 Local Reshoring Basket 추산
3-3. 연준 통화정책과 국채금리
연준은 7월 회의에서 “관세발 인플레이션은 one-off shock”이라며 동결을 택했지만, 시장은 2025년 말까지 25bp 추가 인상을 45% 반영(시카고선물거래소 FedWatch). 10년물 금리는 4.4→4.8%로 점진 상승 시나리오가 우세하다.
4. 주식시장 섹터별 수혜・피해 지도
카테고리 | 대표 ETF | 장기 전망 | 주가 멀티플 영향 |
---|---|---|---|
리쇼어링(산업·설비) | ITI, XLI | 수혜 — CAPEX 사이클 3년 지속 | EV/EBITDA +1.5배 |
멀티내셔널 소비재 | XLP, PG·KO | 압박 — 원가+가격 전가 한계 | P/E ‑2~-3배 |
반도체 장비·AI 인프라 | SMH | 중립~수혜 — 국내 보조금 확대 | P/E 변동성↑ |
소형주 중 내수 비중 80%↑ | IWM | 상대적 유리 |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여지 |
특히 국토안보·방산·희토류 정제 기업(티커 MP, HWM 등)은 ‘정부 지분 참여+장기 납품계약’이라는 이중 모멘텀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5. 국제 보복·환율 리스크
EU는 930억 유로 상당 보복관세 패키지를 예고했다. 그러나 15%에 합의할 경우 ‘조건부 발동 유예’로 전환될 전망이다.
중국은 희토류·배터리 완제품에 쟁점별 맞춤 보복
을 시사했지만, 위안화 방어와 일대일로 동맹국 공조 유지 때문에 표적성·단계성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
달러지수(DXY)는 2025H2 106→108 상승이베스티먼트뱅크(IEB) 모델 추정.
6. 시나리오 분석
베이스 분석: 합의(확률 55%)
• S&P500 EPS 성장률 2026E +9% 유지
• CPI 3%대 상단이지만 연착륙 시나리오 지속
• 리쇼어링·방산·AI 인프라 장기 멀티플 확장
비관 시나리오: 30% 전면 관세+보복(25%)
• 2026E EPS ‑4%p 하향
• PMI 50→47, 기술·소비재 조정 ‑15%~-20%
• Fed 50bp 추가 인상, 10년물 5.3% 피크
낙관 시나리오: 관세 철회·TTIP 2.0(20%)
• EPS +11%, 달러 약세, 경기재·수출주 재평가
• Fed 2026년부터 완화 재개
7. 투자 전략 제언
- 코어 자산: S&P500 저변 ETF(SPY)+미국 중소형 내수 ETF(IJR) 비중 확대
- 위험 헤지: 장기물 TIPS, 단기 달러 인버스 포지션(UUP 숏) 일부 편입
- 테마 전략: (1) 리쇼어링 설비 — Eaton, Rockwell, Johnson Controls (2) 원자재 내재화 — MP Materials, Freeport-McMoRan (3) 사이버·국방 — Palantir, Lockheed
- 밸류에이션 콤프레션 대비: 멀티내셔널 소비재·고PER 성장주는 비중 축소, 옵션 해지(단가 낮은 콜스프레드) 병행
8. 결론·필자의 통찰
15% 기본 관세 체계는 단순히 무역 마찰의 완충지대가 아니다. ① 신(新) 미국식 산업정책, ② 전략적 리스크 분산, ③ 디지털 냉전 질서라는 세 축이 맞물려 시장 규칙 자체를 재정의한다. 필자는 관세 자체보다 재정 지출의 방향성과 민간 투자 유도 효과에 주목한다. 리쇼어링→CAPEX→생산성 개선이라는 선순환 고리를 2~3년 안에 가시화할 수 있다면, S&P500 7,500포인트(2027E, PER 22배·EPS $340)는 과도한 낙관이 아니다. 반대로 정치·외교 리스크가 실물로 전이되면 포스트 글로벌라이제이션
의 비용 청구서는 거대할 것이다. 결국 투자자는 정책 가시성·현금흐름 탄탄한 중간 지대에 자본을 묶어 두는 것이 장기적으로 가장 합리적 선택임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