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프리마켓(장전거래)에서 주요 종목들이 큰 폭의 변동성을 나타냈다. 투자자들은 기업 실적, 경영진 교체, 증권사 투자의견 변경, 정책 변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촉매에 반응하며 종목별로 엇갈린 주가 흐름을 보였다.
2025년 9월 11일(현지시간),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전날 정규장에서 대규모 상승세를 기록한 일부 종목은 상승세를 이어갔고, 상장 첫날 급등했던 종목은 차익 실현 매물에 약세로 돌아섰다. 다음은 프리마켓에서 가장 큰 움직임을 보인 기업들의 상세 현황이다.
오픈도어 테크놀로지스(Opendoor Technologies)
+33.6% — 온라인 부동산 거래 플랫폼인 오픈도어는 쇼피파이 최고제품책임자(CPO)였던 카즈 네자티안(Kaz Nejatian)을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투자자 압력으로 사임한 캐리 휠러(Carrie Wheeler) 전 CEO의 공백을 메우는 결정이다. ‘밈 주식(meme stock)’*1으로 분류되는 오픈도어는 소셜미디어 상의 이슈와 공매도 대비율 상승이 맞물리며 투자자들의 투기적 매수세가 급격히 유입됐다.
옥스퍼드 인더스트리스(Oxford Industries)
+18.3% — ‘타미 바하마(Tommy Bahama)’, ‘릴리 퓰리처(Lilly Pulitzer)’ 등의 브랜드를 거느린 의류업체 옥스퍼드는 2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올해 관세(tariff) 영향이 당초 예상보다 적을 것이라며 연간 전망을 상향 조정해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클라르나(Klarna)
−1.0% — ‘선구매 후결제(Buy Now Pay Later, BNPL)*2’ 핀테크 업체 클라르나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지 하루 만에 차익 실현 매물로 주가가 소폭 하락했다. 클라르나는 상장 과정에서 14억 달러(약 1조 8,000억 원)를 조달했으며, 상장 첫날 주가가 14% 급등한 바 있다.
알리바바(Alibaba)
+2.6% — 미국 예탁증서(ADR)로 거래되는 알리바바는 2032년 만기 무이표 전환사채(zero-coupon convertible senior notes)*3 32억 달러를 발행하겠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조달 자금 대부분을 클라우드 인프라 강화 및 해외 사업 확대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오라클(Oracle)
+2.0% — 전날 주가가 36% 폭등하며 1992년 이후 최대 일일 상승률을 기록한 오라클은 장전에서도 추가 상승세를 나타냈다. AI(인공지능) 수주 전망과 호실적 영향으로 시가총액은 9,220억 달러에 달한다.
크로거(Kroger)
+1.8% — 미국 대형 식료품 체인 크로거는 2분기 조정 EPS가 1.04달러로 LSEG*4 애널리스트 예상치 0.99달러를 웃돌았지만, 매출(339억 4,000만 달러)은 기대치(341억 달러)를 소폭 하회했다.
셀시어스 홀딩스(Celsius Holdings)
+3.0% — 골드만삭스가 투자의견을 ‘매수(buy)’로 신규 개시하며 에너지음료 업체 셀시어스가 상승했다. 브로커리는 셀시어스가 급성장 카테고리에 있으며 실적 모멘텀이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츄이(Chewy)
+1.2% — 온라인 반려동물 용품 업체 츄이는 전날 실적 부진으로 16% 급락했으나, 도이체방크가 ‘매수’로 상향 조정하면서 소폭 반등했다. 해당 증권사는 2026년 매출 성장 가속을 전망했다.
서모 피셔 사이언티픽(Thermo Fisher Scientific)
+1.2% — 바클레이스는 절대·상대 밸류에이션 매력을 이유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overweight)’로 상향, 주가가 상승했다.
시놉시스(Synopsys)
+5.0% — 전날 실적 부진 여파로 35% 폭락했던 반도체 설계 자동화(EDA) 소프트웨어 업체 시놉시스가 일부 낙폭을 만회했다. 회사는 EPS 3.39달러, 매출 17억 4,000만 달러를 기록했으나 예상치(3.74달러, 17억 7,000만 달러)를 하회했다.
UPS·페덱스(UPS, FedEx)
UPS −2.0% / FedEx −1.0% —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디 미니미스(de minimis) 배송 면세 규정’*5 폐지를 시사한 점이 수익성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양사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다.
[용어 해설]
*1 밈 주식(meme stock) — 온라인 커뮤니티·소셜미디어에서 유행처럼 회자되며, 기업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급등락을 반복하는 종목을 의미한다.
*2 선구매 후결제(BNPL) — 소비자가 즉시 상품을 구매하고 결제는 분할 혹은 연기하는 금융 서비스.
*3 무이표 전환사채 — 이자율이 0%이며 일정 시점에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으로, 자본·부채 모두의 성격을 지닌다.
*4 LSEG — ‘London Stock Exchange Group’의 약자로, 금융 정보·거래 플랫폼을 제공하는 글로벌 금융사.
*5 디 미니미스 면세 규정 — 미국으로 배송되는 800달러 이하 소액 제품에 관세·세금을 면제해 주는 제도.
[전문가 시각] 필자는 올해 프리마켓 변동성을 주도하는 핵심 키워드를 AI, 소비 패턴 변화, 무역 정책으로 꼽는다. 오라클·알리바바 사례에서 보듯 AI 인프라 투자는 여전히 시장의 강력한 주가 촉매다. 반면 UPS·페덱스처럼 정책 리스크가 부각될 경우 배당·현금흐름 안정성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 또한 오픈도어·클라르나 등 소셜 트렌드·신용공급 확대에 기반한 비즈니스 모델은 고금리 환경과 규제 강화에 따라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투자자는 기술·정책·소비 세 축의 동시 변화를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종합하면, 9월 11일 프리마켓은 개별 호재·악재에 따라 극단적 주가 차별화가 이어졌다. 글로벌 유동성 환경이 제한적인 가운데, 실적·경영 이슈가 시장 전반보다 개별 종목 밸류에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 모습이다. 향후 FOMC 통화정책, 미·중 기술경쟁, 미국 대선 관련 무역 공약 등이 추가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아,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 리스크 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