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에 다가오는 폭염, 천연가스 시장을 달구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 8월물 천연가스 선물(종목 코드: NGQ25)이 18일(현지시간) 전장 대비 0.023달러(+0.65%) 상승 마감했다. 전력용 수요 확대 기대가 가격을 지지한 결과다.
2025년 7월 20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민간 기상 서비스 바이살라(Vaisala)와 애트모스퍼릭 G2(Atmospheric G2)는 7월 22~26일과 7월 28일~8월 1일 사이 미국 전역, 특히 중부·남서부 지역이 섭씨 35도 중반(화씨 90도 중·후반)까지 치솟는 ‘지속적 폭염’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전력회사의 냉방 수요를 끌어올려 천연가스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과 맞물려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① 수급 현황—여전히 넉넉한 재고
그러나 가격 상승폭은 제한적이었다. 7월 11일 기준 미국 EIA(미 에너지정보청) 집계 천연가스 재고는 5년 평균 대비 6.2%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공급이 충분하다”는 시그널이 투자 심리를 일부 진정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천연가스 시추 동향도 공급 확대 전망을 강화했다. 베이커휴스(Baker Hughes) 집계에 따르면 7월 18일로 끝난 주간 미국 가스 시추 장비 가동 수는 전주 대비 9기 증가한 117기로, 17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② 생산·수요 지표—BNEF 데이터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는 18일 기준으로 미국 하부 48개 주의 건(乾) 가스 일평균 생산량이 1,083억 ft³(전년 동기 대비+5.3%)라고 집계했다. 같은 기간 수요는 780억 ft³(−0.3%)로, 생산이 수요를 앞질렀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터미널로의 순유입량은 전주 대비 1.2% 감소한 155억 ft³/일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LNG 시장 가격 변동과 정기 설비 점검 영향으로 해석된다.
③ 전력 사용량 증가—폭염과 전력공급
에디슨 일렉트릭 인스티튜트(EEI)는 7월 12일 종료 주간 미국(하부 48개 주) 전력 생산량이 9만8,133GWh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52주 누계 기준으로는 2.4% 증가한 424만8,982GWh를 기록했다.
폭염으로 인한 냉방 부하(Load) 확대가 주된 배경이다. 이는 발전용 연료 중 비중이 가장 큰 천연가스 수요를 직접적으로 자극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④ 재고 보고—EIA 주간 보고서
지난 17일 발표된 EIA 주간 재고 보고서에 따르면 7월 11일 종료 주간 천연가스 재고는 46억 ft³ 증가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였던 45억 ft³을 상회하며, 5년 평균 증가폭 41억 ft³을 웃돌았다. 연간 기준 재고는 4.9% 감소했지만 여전히 계절 평균보다 6.2% 많다는 점이 가격 상승의 속도를 제한했다.
유럽 천연가스 저장고도 비교적 안정적이다. 7월 15일 기준 충전률은 63%로, 5년 평균 72%에 비해 낮지만 봄·초여름 냉랭했던 기온과 수요 감소로 급격한 부족 우려는 크지 않다.
⑤ 용어 해설—알아두면 도움 되는 에너지 시장 개념
Nymex는 뉴욕상업거래소(New York Mercantile Exchange)의 약칭으로, 원유·천연가스 등 에너지 선물 거래가 이뤄지는 세계 최대 상품거래소 중 하나다.
bcf/day는 billion cubic feet per day의 약자로, 하루에 생산·소비·저장되는 10억 입방피트 규모를 의미한다. 1bcf는 약 2,832만㎥(1,000만 MMBtu) 수준이다.
Dry Gas는 액체 탄화수소(프로판·부탄 등)가 거의 제거된 ‘건식 가스’로, 열량과 품질이 일정해 파이프라인 수송과 전력 생산에 적합하다.
⑥ 전문가 시각—향후 가격 향방
시장 참여자들은 “7월 하순과 8월 초 폭염이 실제 전력 수요 급증으로 이어질 경우, 단기적으로 가격이 3달러/MMBtu 상단을 시험할 가능성”을 언급한다. 반면, 재고가 넉넉하고 시추 장비 확대로 생산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랠리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팽팽하다.
특히 유럽 가스 저장률이 작년 대비 낮지만 천연가스 현물 가격(TTF)이 안정세를 보이고, 아시아계 장기 계약 물량이 충분해 보이는 만큼 글로벌 수급 패닉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룬다.
결국 단기 가격 방향은 기상 변수와 전력수요에 달려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시추 투자 속도, LNG 수출 여건, 국내·외 재고 수준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⑦ 결론—폭염이 보여주는 천연가스 시장의 두 얼굴
이번 주 천연가스 가격은 ‘폭염 수요’라는 명확한 상승 모멘텀을 확인했지만, 동시에 ‘풍부한 공급’이라는 견제를 받으며 제한적 상승에 그쳤다. 기상 관측이 현실화될 경우 단기 반등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재고·생산의 구조적 완충장치가 존재하는 한 급등 장세를 점치긴 어렵다.
투자자들은 단순 기온 예보를 넘어 EIA 주간 재고, 베이커휴스 시추 장비, BNEF 생산·수요 지표 등 핵심 데이터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전력 부문의 에너지 믹스 변화와 LNG 수출 인프라 확대도 중·장기 변수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됐으며, 투자 판단의 최종 책임은 독자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