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며 3개월 최저치에서 되돌림을 보였다. 9월물 NYMEX 천연가스 선물(코드: NGU24)은 7월 29일(미국 동부 표준시) 장-종가 기준 전일 대비 +0.090달러(▲4.42%) 상승한 채 거래를 마쳤다.
2025년 8월 5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날 매수세 배경에는 미국 중부와 남부 지역의 폭염 재개 가능성이 자리 잡고 있다. 민간 기상업체 커모디티 웨더 그룹(Commodity Weather Group)은 8월 4~8일 사이 미국 중·남부 기온 전망을 상향 조정했는데, 이는 전력 수요 증가→천연가스 발전량 확대→가스 가격 지지라는 공식으로 직결된다.
또한 같은 날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4주 만에 최고치를 터치한 점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글로벌 가스 현물 시장이 서로 연동되는 구조 속에서, 유럽발 랠리가 뉴욕 선물시장에도 ‘동조 상승’ 압력을 가한 셈이다.
1. 수급 동향
BNEF(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 집계에 따르면 7월 29일 기준 미국 48개 주(하와이·알래스카 제외)의 건식(dry) 가스 생산량은 1일 평균 103.4억입방피트(bcf)로, 전년 동기 대비 +2.8%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 가스 소비는 81.3 bcf로 +10.6% 급증했다. 특히 발전용 수요가 더해져 하계 피크시즌 특유의 소비 확대가 두드러졌다.
LNG(액화천연가스) 부문에서는 대미 수출 터미널 총순유입(net flow)이 12.8 bcf/day로 집계됐다. 이는 전주 대비 +1.3% 증가한 수치다. 수출 터미널 순유입이 커질수록 국내 재고 압박은 완화되고 가격에는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
2. 전력 수요와 천연가스 연동성
미국 전력산업협회 에디슨 일렉트릭 인스티튜트(EEI)는 7월 24일 주간 보고서에서 7월 14~20일 전국 총전력 생산량이 97,296 GWh로 전년 대비 1.93%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52주 누적 기준으로는 4,150,953 GWh로 +2.27% 늘었다. 전력 부문은 미국 천연가스 최대 소비처(약 40%)이기에, 전력 수요가 늘면 곧바로 가스 시장 수요로 전이되는 구조다.
3. 재고 및 공급
EIA(미 에너지정보청) 주간 재고 보고서(7월 19일 기준)에 따르면 미국 가스 저장고는 총 22 bcf 증가했다. 시장 컨센서스인 11 bcf를 웃돌았으나, 최근 5년 평균 증가폭(31 bcf)보다는 적었다. 현재 재고는 전년 대비 8.2%↑, 5년 평균 대비 16.4%↑ 수준으로 ‘공급 여력 충분’ 신호를 유지한다.
유럽도 7월 28일 기준 가스 저장률이 84%에 도달해 5년 평균(75%)을 상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유럽 가격이 오른 것은 가을 점검 시즌 전 추가 비축 수요와 노르웨이·러시아 공급 불확실성이 겹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4. 시추 활동 지표
글로벌 에너지서비스 기업 베이커휴스는 7월 26일 주간 기준 미국 가스 시추 리그 수가 101기로 2기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6월 말 97기(2년 9개월래 최저)보다는 높지만, 2022년 9월 고점 166기와 비교하면 여전히 크게 줄어든 수준이다. 시추설비 축소는 장기적으로 공급 제한→가격 지지 요인이 될 수 있다.
5. 용어·배경 설명
Dry Gas는 수분과 액상 탄화수소(예: NGL)가 거의 없는 ‘순수 메탄’ 성격 가스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난방·발전 등 연소용으로 바로 투입 가능하다.
bcf는 Billion Cubic Feet(10억 입방피트)를 의미하는 부피 단위다. 1 bcf는 약 2,832만㎥(세제곱미터)이며, 한국의 평균 도시가스 하루 사용량은 0.1~0.2 bcf 수준이다.
LNG 순유입이란 액화 과정에서 사용되는 천연가스를 차감한 후 실제로 수출 터미널로 들어오는 가스 순량을 뜻한다. 값이 크면 수출 확대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다.
6. 전문가 해석
현재 미국 천연가스 시장은 명목상 높은 재고와 생산량 덕분에 ‘공급 여유’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폭염·허리케인·시추 리그 감소 등 변동성이 잠재돼 있어 단기 가격 반등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8월 초 기온이 재차 고공 행진할 경우, 스팟·현물 가격이 선물시장 상승폭을 추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한 유럽 가스허브(TTF) 가격 상승이 장기화할 경우, 아시아·유럽 간 ‘수입 프리미엄’이 확대되며 미국산 LNG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 미국 LNG 순유입은 현재 수준을 추가로 상회할 가능성이 크다.
7. 결론 및 전망
결국 단기 천연가스 가격의 핵심 변수는 기상 패턴과 EIA 주간 재고 발표다. 재고가 시장 예상치를 지속 상회하면 반등 폭은 제한될 수 있으나, 불규칙한 기온 급등 또는 공급 차질 뉴스는 언제든 랠리를 재점화할 잠재력을 안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상 모델 업데이트, 시추 리그 추세, LNG 수출 흐름 등을 주간 단위로 모니터링하며 변동성 확대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재고가 역사적 편차 상단에 머무는 동안, 컨탱고(contango·선물 고가, 현물 저가) 구조가 심화될 수 있다는 점도 주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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