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8월 미국의 채용공고(job openings)는 소폭 늘어난 반면 실제 채용(hiring)은 감소해, 소비가 견조함에도 불구하고 노동시장이 한층 식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흐름은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 달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여지를 확대한다.
2025년 9월 3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가계 역시 노동시장에 대한 전망을 점차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민간 경제조사기관 컨퍼런스보드(Conference Board)가 화요일 발표한 소비자조사에서 “일자리가 풍부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2021년 초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8월 기준 실업자 1명당 구인공고는 0.98개로, 7월 1.0개보다 낮아졌다.
노동수요 둔화는 관세 불확실성,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구조조정 지연, 그리고 이민 단속 강화로 인한 노동공급 축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이를 “기묘한 균형”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노동시장은 무기력하지만 급격히 악화되는 모습은 아니다.”
이는 Pantheon Macroeconomics의 수석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 사무엘 톰브스의 평가다.
JOLTS 지표로 본 노동수요 변화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BLS)이 공개한 고용·이직 조사(JOLTS)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채용공고는 전월 대비 1만 9,000개 증가한 722만 7,000개를 기록했다. 로이터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718만 5,000개)를 소폭 웃돈다.
연방정부 예산이 이날 자정에 소진돼 셧다운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JOLTS가 당분간 마지막 주요 경제지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노동부와 상무부는 월요일 발표에서 “금요일 예정된 9월 고용보고서를 포함한 모든 통계 공표를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산업별 채용공고·채용 변동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 구인공고가 11만 5,000개 감소했으나, 숙박·음식 서비스업이 10만 6,000개 늘어나 일부 상쇄했다. 소매업, 주·지방정부(교육 제외)에서도 결원 수가 증가했지만, 연방정부는 예산 감축 여파로 6만 1,000개 감소했다. 전체 구인율(job openings rate)은 4.3%로 변동이 없었다.
8월 채용 건수는 11만 4,000개 줄어 512만 6,000개에 그쳤다. 감소폭은 주로 무역·운송·유틸리티 부문에 집중됐다. 숙박·음식 서비스업 채용도 줄었는데, 이는 이민 단속으로 인한 추방과 노동자 불안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고용유지 기조 강화
채용률(hires rate)은 3.3%에서 3.2%로 하락했다. 반면 기업들은 인력 유지를 택해 정리해고(layoffs)는 6만 2,000명 감소한 172만 5,000명에 머물렀다. 실업률과 직결되는 해고율(layoffs rate)은 석 달 연속 1.1%를 유지했다.
그러나 채용 둔화는 실직자가 새 일자리를 찾기 어렵게 만든다. 컨퍼런스보드 조사에서 “일자리가 풍부하다”고 본 비율은 30.2%에서 26.9%로 떨어졌으며, “구직이 어렵다”고 느끼는 비율에는 변화가 없었다.
조사 결과로 산출되는 노동시장 차이(labor market differential)는 11.1에서 7.8로 축소됐다. 이는 노동부의 월간 고용보고서상 실업률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지표다.
실업률 상승·Fed 통화정책 시사점
8월 실업률은 4.3%로 약 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Fed는 노동시장 부양을 위해 이달 기준금리를 25bp 내려 4.00~4.25% 범위로 조정하며 완화 기조를 재개했다.
비농업 부문 고용은 6~8월 세 달 평균 월 2만 9,000명 증가에 그쳐, 전년 동기(8만 2,000명) 대비 크게 둔화됐다. 반면 2분기 국내총생산(GDP)과 8월 소비지출 등은 견조해 추가 인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로이터가 실시한 이코노미스트 설문에서 9월 비농업 고용은 5만 명 증가, 실업률은 4.3%로 제자리걸음할 것으로 예측됐으나, 상방 위험이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JOLTS·컨퍼런스보드란 무엇인가?
JOLTS(Job Openings and Labor Turnover Survey)는 미국 내 구인·채용·이직·해고·퇴사 등 근로자 이동성을 추적하는 대표 지표다. 숫자 외에도 구인율·채용율·이직율이 발표돼 노동시장 열기를 다각도로 점검할 수 있다.
컨퍼런스보드는 1916년 설립된 비영리 경제연구기관으로, 소비자신뢰지수(CCI)와 같은 심리지표를 제공한다. 노동시장 차이는 이 기관의 소비자신뢰조사 항목 중 ‘일자리 상황’을 기반으로 계산된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현 지표들은 고용시장이 ‘완만한 냉각 국면’임을 시사한다. 구인공고 대비 실업자 비율이 1 이하로 떨어졌다는 점은 팬데믹 이후 가장 느슨한 수급 균형을 의미한다. Fed가 물가 안정과 성장 둔화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면, 향후 1~2차례 추가 금리인하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AI 도입 가속·이민 규제·재정 셧다운 등 구조적·정책적 변수는 고용창출 능력을 제약할 수 있다. 반대로 내구재 소비와 서비스 지출이 예상보다 견조하게 유지된다면, 노동수요는 현 수준 이상에서 다시 반등할 여지도 있다.
결국 향후 몇 달간 발표될 JOLTS, 비농업 고용, 임금상승률이 Fed 의사결정의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