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혼조 마감…기술주 랠리 둔화·채권 금리 상승 부담

S&P 500 지수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4일(현지시간) 소폭 상승 마감했으나,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 100 지수는 하락세로 돌아서며 뉴욕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이날 S&P 500 지수는 전일 대비 +0.01%, 다우 지수는 +0.51% 상승한 반면, 나스닥 100 지수는 -0.43% 내렸다. 선물시장에서도 12월물 E-mini S&P 500 선물이 +0.01% 소폭 오르고, E-mini 나스닥 선물은 -0.44% 하락했다.

2025년 10월 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세 지수 모두 장 초반에는 반도체·인공지능(AI) 인프라 관련주의 강세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전장 대비 +3.6bp 오른 4.119%까지 급등하자 고평가된 기술주에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상승 폭이 제한됐다.

채권 금리가 상승한 배경에는 오스탄 굴즈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의 매파적 발언이 있었다. 두 인사는 “현재 물가와 고용 상황을 감안할 때 연방준비제도(Fed)가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고 언급해 시장의 조기 완화 기대를 눅눅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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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발표된 9월 ISM 서비스업 지수는 50.0으로 4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하며 예상치(51.7)를 밑돌았다. 세부 항목인 서비스업 물가지불지수는 69.4로 전월 대비 0.2포인트 올라 시장 전망(68.0)과 달리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물가 지표 악화는 채권 가격을 끌어내리며 주식시장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미 연방정부 셧다운이 사흘째 지속되면서 고용·물가 통계 발표가 지연되고, 64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공무원 무급휴직(furlough) 우려가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셧다운 장기화 시 10월 15일 예정된 소비자물가지수(CPI) 공표까지 미뤄질 수 있다는 점도 불확실성을 키웠다.

다만 기업 실적 기대는 호재로 작용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 500 기업 중 22%가 3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으며, 지수 전체 EPS 성장률 전망치는 +6.9%로 5월 말의 +6.7%보다 높아졌다. 이러한 펀더멘털 개선은 주가 하방 경직성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섹터·종목별 동향

전일 대비 가장 두드러진 상승 종목은 휴마나(Humana)(+10%↑)였다. 2025년 실적 가이던스를 재확인한 것이 장기 성장 신뢰도를 높였다. 같은 헬스케어 업종인 센티네(+5%↑), 시그나(+4%↑), 몰리나 헬스케어(+3%↑), 유나이티드헬스(+1%↑) 등도 동반 강세를 기록하며 다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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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7%↓)는 미 육군 내부 메모에서 자사 전장 통신 플랫폼의 ‘근본적 보안 결함’이 지적된 여파로 급락, S&P 500과 나스닥 100 양 지수의 가장 큰 약세 종목이 됐다. 위너·라스베이거스샌즈마카오 카지노 관련주도 중국 국경절(골든위크) 초기 여행 수요가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는 씨티그룹 분석에 따라 7% 넘게 떨어졌다.

이날 ‘매니피센트 세븐’으로 불리는 대형 기술주 중 메타(-2%↓), 테슬라·아마존(-1%대↓), 엔비디아(-0.67%↓) 등 대부분은 약세를 보였다. 주: ‘매니피센트 세븐’은 미국 증시 시가총액 상위 7개 빅테크(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메타·엔비디아·테슬라)를 일컫는 신조어다.

채권·해외시장

유럽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10년물 독일 분트 금리는 2.698%로 2주 만의 최저치, 10년물 영국 길트 금리는 4.690%로 2bp 내렸다. 유로존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0.6%로 9개월 만에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기록한 데다, ECB 이사회 위원 피에르 윈슈가 “현재 정책금리 수준은 물가 2% 목표 달성에 적절하다”고 언급한 영향이다.

일본 닛케이225는 +1.85% 올라 1주 최고치를 경신했고, 중국 본토 상하이종합지수는 설 연휴(국경절)로 휴장했다. 유로 스톡스50 지수도 +0.10% 상승 마감했다.

선물·파생상품 용어 설명

E-mini 선물은 시카고상업거래소(CME)가 상장하는 소규모 지수 선물계약으로, 표준 계약 대비 계약 규모가 20분의 1에 불과해 개인투자자 접근성이 높다. S&P 500, 나스닥-100 등 주요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해 현물지수와 동조화된 가격 움직임을 보인다.

전문가 시각

편집자 주―채권 금리 재상승에도 불구하고 S&P 500이 사상 최고가 부근을 지키고 있다는 점은 ‘실적 개선 기대’가 강력한 지지선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다만 연준의 조기 완화 가능성이 점차 희박해지고 있어, 연말까지는 금리 민감주(성장주)와 실적 방어력이 높은 방어주(헬스케어·필수소비재)수익률 격차가 계속 벌어질 개연성이 크다.

향후 일정 및 변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0월 28~29일 회의에서 0.25%p 금리 인하 가능성이 98%로 가격에 반영돼 있다. 그러나 최근 매파 발언과 물가 불안으로 시장 전망이 뒤바뀔 여지가 있어, 10월 중순 예정된 CPI·PPI 등 주요 지표에 투자자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이날 장 마감 후 또는 6일 예정된 주요 실적 발표 기업으로는 에어 테스트 시스템스(AEHR)컨스텔레이션 브랜즈(STZ)가 있다.

책임 한계 및 고지

리치 애스플런드 기자는 본 기사에 언급된 어떠한 종목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본 자료는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투자 자문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