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선물 혼조세…구글, 반독점 판결에서 크롬 분사 면해

미국 증시 선물이 3일 새벽(미국 동부시간 기준) 혼조세를 보이며, 전일 하락장을 의식한 투자자들의 관망 심리가 두드러지고 있다. 반면 알파벳(구글 모회사)은 반독점 소송 판결에서 크롬 웹브라우저 분사(스핀오프)를 피하는 데 성공하며 시간외 거래에서 급등했다.

2025년 9월 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02:58 ET(06:58 GMT) 기준 다우존스30 선물은 122포인트(0.3%) 하락한 반면, S&P 500 선물은 10포인트(0.2%) 상승, 나스닥 100 선물은 78포인트(0.3%) 오르며 지수별로 엇갈린 흐름을 나타냈다.

전일 뉴욕 증시는 노동절 연휴 이후 재개장과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 관세의 합법성 논란이 재점화되면서 약세로 출발했다. 미국 연방항소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수입 관세의 상당 부분을 위법으로 판단하자, 투자자들은 관세 정책이라는 외교·경제 수단 자체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CBOE 변동성지수(VIX)는 위험 회피 수요를 반영하며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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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종목별로는 크래프트 하인즈(-7%)가 식품 포장 사업부 분사를 발표해 급락했고, 펩시코(+1.1%)는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40억 달러 지분 취득 소식에 강세를 보였다. 전일 마감 기준 다우지수 -0.6%, S&P 500 -0.7%, 나스닥 종합지수 -0.8%로 9월 첫 거래일은 전통적인 ‘9월 약세’ 통계를 다시 확인했다.


알파벳, 반독점 소송에서 중징계 피하며 주가 급등

연방법원 아밋 메타 판사는 미 법무부가 제기한 반독점 소송에서 구글이 크롬 브라우저 및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매각할 필요가 없다고 판결했다. 다만 향후 6년간 구글은 독점적 검색 계약 체결 금지경쟁사와의 정보 공유 의무를 진다. 또한 애플 등 파트너사에 지불해 온 선탑재(pre-loading) 대가 지급도 계속 허용됐다.

투자자들은 ‘자산 강제 분리’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사라졌다는 점에 안도해, 알파벳 주가를 시간외에서 5% 넘게 끌어올렸다. 애플 주가 또한 후행 강세를 보였다.


연준 베이지북 발표 대기…경제지표 향방 주목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이날 베이지북(Beige Book)을 공개한다. 베이지북은 12개 연방준비은행이 지역 상공회의소·기업·노동조합 등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작성하는 경기 동향 보고서다*. 7월 보고서에서 이미 상당수 기업이 “원가 압력이 향후 몇 달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어, 물가·고용·금리 정책에 대한 시장의 경계심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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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지북의 이름은 보고서 제본 커버 색이 베이지색이라 붙여진 별칭이다.

보고서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마지막 주요 경기 지표’ 중 하나로, 고용보고서·주간 실업수당 청구·JOLTS(구인·이직 보고서) 등과 함께 시장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


세일즈포스·달러트리 등 실적 발표 대기

마감 후 세일즈포스가 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시장 컨센서스는 AI(인공지능) 투자 열풍이 둔화할 경우 기업용 소프트웨어 수요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지만, 최근 업계 전반에서 ‘예상보다 탄탄한 실적’이 잇따라 발표되며 심리가 다소 개선됐다.

저가 소매업체 달러트리 역시 구조조정·재고관리 성과에 대한 업데이트를 내놓는다. 애널리스트들은 동시에 달러제너럴·타깃·월마트 등의 ‘선방한 매출’ 사례가 경기방어주에 대한 관심을 부각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이 밖에 휴렛팩커드·캠벨수프·메이시스도 실적을 발표한다.


금 가격 사상 최고치 근접…안전자산 선호 지속

스팟 금은 장중 온스당 3,547.09달러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뒤 3,530.23달러로 소폭 조정됐다. 12월물 금 선물은 0.1% 오른 3,596.30달러를 나타냈다. 글로벌 채권 매도세로 달러가 강세를 회복하면서 금 가격 상승 폭은 제한됐으나, 무역 관세 불확실성·재정 건전성 우려가 안전자산 매력을 유지시켰다.

산업금속 런던 LME 구리 선물도 톤당 1만 달러를 돌파(3월 이후 처음)하며, 세계 최대 수입국 중국의 수요 회복 기대를 반영했다.


“AI 투자 과열 우려가 잦아드는 가운데, 금리·인플레이션·관세 모두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양극단의 전략—성장주와 안전자산—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구글 판결이 빅테크 규제 위험 리스크 프리미엄을 낮춰 단기적으로 기술주 전반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연준의 베이지북·고용지표 결과에 따라 금리 인상 경로가 재조정될 경우, 고평가된 성장주가 변동성 확대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이번 주 시장의 초점은 정책(관세·금리)과 실적(빅테크·리테일)이라는 두 축 사이의 미묘한 힘겨루기에 맞춰져 있다. 투자자들은 ‘증시 9월 효과’를 경계하면서도, 예상 밖의 정책 발표나 기업 실적 서프라이즈가 등장할 경우 단기 트레이딩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